▲ [오마이TV] [이 사람, 10만인] 성난 강원도 산골마을 사람들... 박병춘 시민기자 인터뷰 ⓒ 김병기
두 점을 잇는 게 선이다. 직선이 아닌 구불구불 곡선을 그으면 시간과 비용이 더 든다. 적자에 허덕이는 한국전력공사가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에 그으려는 신평창-강릉안인화력발전소 구간의 송전탑 노선 이야기다. 345KV 송전선이 활처럼 휘면서 4개 마을을 지나간다. 왜일까?
이 지역 송전탑반대 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인 박병춘 오마이뉴스 시민기자(10만인클럽 회원)를 만났다. 대전의 한 고등학교 국어교사로 일하다 퇴직해 강원도 평창의 산골로 이사한 그는 자연의 통찰을 담은 '박병춘의 산골통신'을 <오마이뉴스>에 연재해왔다. 이런 그가 지금은 송전탑 싸움의 한복판에 있다.
"아침에 창문을 열었을 때 방안 가득 들어오는 생명의 향기, 3대가 복을 지어야 누릴 수 있는 기쁨이죠. 농업기술센터에서 농업 기술을 배우고 있지만, 틈틈이 카메라를 들고 야생화 찍기에 빠져있었죠. 특히 아주 작은 야생화의 아름다움에 취하려면 제가 더 낮아져야 합니다. 땅바닥에 바짝 엎드려서 카메라로 야생화를 담을 때가 가장 행복한 순간입니다."
그의 이 말 한마디에 송전탑과의 싸움에 나선 이유가 다 들어있었다. 소소한 일상을 지키려는 이들의 싸움을 '지역 이기주의'로 일축할 수 있을까? 대도시에서 쓰는 전기 생산의 희생양이었던 핵발전소, 화력발전소 주변의 주민들에게도 적용됐던 프레임이다. 이게 합당하고 절박한 주장임에도 힘없는 자들의 입을 틀어막는 데 쓰인 경우를 보아왔기 때문에 드는 의문이다.
박 기자는 "우리들이 수도권으로 보내는 전기를 막고 있다고 지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송전선로를 직선화하면 주민 피해도 적고 국가 예산도 줄일 수 있다"면서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대안을 놔두고 왜 한전이 거꾸로 돌아가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아쉬워했다.
두 개 지점을 잇는 선. 이날 한전이 그은 곡선 위의 사람들을 만났다. 이번에 '박병춘의 산골통신'은 한전이 친 절망의 벽을 담쟁이처럼 넘으려는 산골마을 주민들과 함께 썼다.
관련 기사 : 활처럼 휜 '송전탑' 노선... "그 이유가 기막히다" https://omn.kr/242z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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