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불투명 시트지' 뗀다고 범죄예방 될까

[대학생기자의 눈] 시야차단 효과 남아 있고, 금연광고 효과도 미지수

등록 2023.07.03 16:04수정 2023.07.03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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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7일 오후 서울의 한 편의점에 편의점 내부의 담배 광고가 외부로 보이지 않도록 부착한 시트지. 편의점 내부 담배 광고가 창밖에 보이지 않게 하려는 취지의 '반투명 시트지'가 '금연 광고'로 대체될 전망이다. 국무조정실 소속 규제심판부는 이날 회의를 열고 다음 달까지 편의점에 부착한 반투명 시트지를 제거하고 금연 광고로 대체할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을 보건복지부 등에 권고했다고 밝혔다. ⓒ 연합뉴스

 
편의점 내 담배 광고 노출 차단을 위해 편의점 출입문과 유리창에 붙어있던 불투명 시트지가 조만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국무조정실 규제개선 권고에 따라 근무자 안전을 위해 불투명 시트지를 제거키로 결정된 상황에서 불투명 시트지를 대체할 금연포스터 2종의 시안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르면 이달 안에 편의점 본사 비용으로 금연광고를 부착하고 기존 불투명 시트지는 제거된다.
     
그러나 실제 편의점에서 근무하는 아르바이트생은 이번 조치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춘천 시내 한 편의점에서 야간 근무를 하고 있는 A씨는 "밖에서 들어오는 손님이 보이지 않아 항상 문소리가 들리면 그제서야 알게 된다"며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시간에 일을 하기 때문에 취객이나 진상손님이 들어 올 경우 불안했던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불투명시트지를 없애는 조치에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

그러나 A씨도 대체 방안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불투명 시트지 제거 후 금연광고를 붙이는 것에 대해 그는 "금연광고 또한 내부에서는 외부가 보이지 않는 형태가 되는데 이걸로 사건사고가 낮아지는 효과가 나올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금연광고를 보고 미성년자의 담배 구매율이 낮아질까"라는 의문도 표했다.

실제로 금연광고의 규격은 점포 규모와 내부 광고물의 높이를 고려해 담배 광고 노출을 최소화할 수 있는 크기로 정하기로 했지만, 불투명시트지가 만들어내던 시야 차단 효과를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게다가 편의점 내의 담배광고를 보면 비흡연자들의 흡연욕을 부추길 수 있어 불투명 시트지를 부착했다고 하지만, 금연의 실효성이 있었는지도 알 수 없다. 오히려 현실 데이터는 그 반대를 가리킨다. 교육부·질병관리청의 청소년 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흡연율은 2020년 4.4%에서 시트지 부착 이후인 2021년과 지난해에 각각 4.5%로 상승했다.

안전 차원에서 편의점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해 불투명 시트지를 제거한다는 정부의 정책은 긍정적인 시도로 볼 수도 있지만, 불투명 시트지와 동일하게 금연 광고가 시야 차단을 하게 된다면 불투명시트지가 있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치안의 사각지대에 몰린 편의점 근무자들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보다 현실적인 지원 대책을 모색해야 하지 않을까.
덧붙이는 글 전서연 대학생기자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 대학생기자가 취재한 것으로, 스쿨 뉴스플랫폼 한림미디어랩 The H(www.hallymmedialab.com)에도 게재됩니다.
#불투명 시트지 #금연 포스터 #담배 광고 노출 차단 #편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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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는 한림대 미디어스쿨 <한림미디어랩>의 뉴스룸입니다.학생기자들의 취재 기사가 기자 출신 교수들의 데스킹을 거쳐 출고됩니다. 자체 사이트(http://www.hallymmedialab.com)에서 새로운 '미디어 패러다임'을 실험하는 대학생 기자들의 신선한 "지향"을 만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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