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업사이클플라자 소재전시실
이현우
플라자에서 특별했던 공간은 '소재전시실'이다. 업사이클 재료를 전시해 둔 곳이다. 업사이클 재료를 활용해 제품을 만들고자 하는 개인 혹은 기업과 업사이클 재료를 공급하는 기업을 연결해 주는 전시실이다. 업사이클 창업에 관심 있는 이들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아이템을 찾는 장소가 될지도 모르겠다.
요약하면 플라자의 기능은 두 가지다. 첫째로 일반 시민에게 전시와 체험을 통해 업사이클 가치를 홍보하고, 폐기물 배출, 재활용 등과 관련한 환경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다. 둘째로 업사이클 소재를 활용한 산업을 지원하는 것이다.
플라자가 위치한 경기상상캠퍼스는 옛 서울농생대 부지였던 만큼 조경이 잘 꾸며져 있다. 공간 설계가 화려하거나 특색 있다기보다, 학교 부지로 오랜 시간 사용되었던 시간이 만들어낸 분위기를 매력적으로 활용했다.
시설 주변을 둘러보면 나무들이 울창하게 자랐고, 건물이 여유 있게 들어서서 여백이 있는 하나의 큰 공원 같은 풍경이었다. 어린이들이 뛰어놀고, 날씨가 좋은 날이면 돗자리 펴고서 휴식을 취해도 좋을 만한 공간이다.
플라자에 가서 전시실을 둘러보고 체험활동도 해보면서 자원순환의 중요성을 깨닫는 건 어떨까. 특히 어린이나 청소년에게 현장체험과 환경교육으로는 더할 나위 없이 적합한 장소다.
교육과 홍보뿐만 아니라 규제도 함께 진행되어야
한편 플라자를 떠나며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한 발 더 나가지 못하는 국내의 현실 때문이었다. 환경부와 지자체 예산으로 업사이클센터를 건립한다는 것은 그만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서 환경 문제를 시급하게 다루고 있다는 뜻이다.
센터를 건립하여 시민들에게 환경 교육을 제공하고 자원순환의 가치를 알린다는 건 분명 바람직하고 박수받을 만한 일이다. 그러나 교육과 지원에 그칠 일이 아니라 정책적으로 폐기물의 양 자체가 줄어들 수 있도록 규제해야 하지 않을까.
2015년에 아프리카 르완다에 방문한 적이 있다. 르완다에는 비닐 자체가 반입이 되지 않았다. 그때 당시에는 참 특이하다고 생각했고, 환경 문제를 생각해 볼 겨를도 없었다. 지금 와서 되돌아 보면 르완다는 한국보다 10년을 앞서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