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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에 검찰 진입할 때 울컥" 하루새 시민후원 수백건 쇄도

[권력에 고발당한 기자들 ⑦] 뉴스룸 압수수색 다음날, 다시 취재 시작한 뉴스타파

등록 2023.09.15 17:26수정 2023.11.02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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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에서 권력을 비판한 기자가 고발을 당했다는 소식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대통령실 등 권력기관이 직접 고발에 나서고, 강도 높은 수사로 이어지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권력기관의 고소고발로 인해, 고초를 겪는 언론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아울러 비판 언론을 수사로 입막음 하려는 권력은 정당한가를 묻는다.[편집자말]
 
 15일 서울 충무로 뉴스타파 사옥.
15일 서울 충무로 뉴스타파 사옥. 신상호
 
검찰의 압수수색 다음 날인 15일 오전, 서울 중구 뉴스타파 사옥. 사옥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평소와 달리 60cm 높이의 스테인리스 문으로 반쯤 닫혀 있었다. 뉴스타파 사무실 유리문 앞에는 '언론자유 수호', '지키자 뉴스타파', '독립언론 사수' 등 구호가 적힌 손팻말이 빽빽하게 붙어있었다. 전날 14일 압수수색이 이뤄질 당시 <뉴스타파> 직원들이 검찰에 항의하면서 들었던 손팻말이었다.

1층 북카페도 영업을 하지 않고 있었다. 설립 역사상 처음으로 이뤄진 검찰 압수수색 이후 <뉴스타파>의 풍경은 조금 달라져 있었다. 하지만 <뉴스타파> 직원들은 평소처럼 취재와 제작 일정을 차분하게 소화하고 있었다. 카페에서 만난 신동윤 뉴스타파 언론노조 지부장은 "압수수색 이후 사내 보안이 강화되면서, 철제문을 절반쯤 닫은 것"이라며 "카페는 현재 검찰특활비 관련 취재팀들이 임시로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이 사무실 진입할 때 정말 울컥했다"
 
뉴스타파 압수수색 마치고 떠나는 검찰 서울중앙지검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 검사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 중구 뉴스타파에서 대장동 허위 보도 의혹 관련 압수수색을 마치고 현장을 떠나고 있다.
뉴스타파 압수수색 마치고 떠나는 검찰서울중앙지검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 검사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 중구 뉴스타파에서 대장동 허위 보도 의혹 관련 압수수색을 마치고 현장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은 전날 압수수색을 했던 곳은 김만배 녹취록 보도에 참여했던 <뉴스타파> 기자 2명의 5층 사무실 자리와 4층 편집실. 5층 사무실은 전날 있었던 압수수색과는 관계 없이 평소처럼 돌아가고 있었다. 신 지부장은 "검찰 압수수색은 사실상 예상하고 있던 일이어서, 수사팀이 왔을 때 올게 왔구나 하는 생각이었다"면서도 "검찰 수사팀이 막상 사무실에 들어와서 뉴스룸에 서있는 모습을 보니까 화가 치밀었다"고 회상했다.

홍여진 뉴스타파 기자도 "압수수색을 할 당시 바로 앞에 검사가 있었는데, 그 검사는 무슨 생각을 할까 궁금해서 계속 쳐다봤다"면서 "검찰이 사무실로 진입할 때는 정말 울컥했다. 우리가 취재 제작을 하는 공간에서 검찰 수사팀이 자료를 들여다보는 것을 보는 것 자체가 치욕적이었다"고 울분을 터트렸다.

14일 검찰로부터 자택 압수수색을 당했던 봉지욱 기자도 평소처럼 5층 사무실에 출근해 있었다. 봉 기자의 자택 압수수색에도 검찰 수사팀 8명이 투입됐다. 봉 기자는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의 문제를 따져보겠다고 했다. 봉 기자는 "당일 오전 아이와 함께 현관문을 나서는 순간, 검찰 수사관을 마주쳤다"면서 "아이를 아내에게 맡기려, 현관문을 잠시 닫으려 했는데, 수사관이 영장을 제시하지도 않고, 현관문을 못 닫게 막아섰다, 영장 없이 이뤄졌던 행위들이 정당했던 것인지 변호사와 상의해 따져볼 것"이라고 했다.

자발적 후원 하루새 수백건 폭증... "뉴스타파 가치 인정받은것"

검찰 압수수색 국면에서 큰 힘이 되는 것은 시민들의 응원이다. 압수수색이 있었던 당일, <뉴스타파>는 압수수색 과정을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했다. 이를 본 시민들의 자발적인 후원 문의가 이어졌고 이날만 해도 수백 건의 후원이 폭증했다.


신 지부장은 "시민 후원 업무를 담당하는 비취재 부서 직원들이 이날 평소보다 훨씬 많은 일을 했다고 들었다"면서 "뉴스타파는 어떤 정부 지원도 없이 시민들이 만들어 활동하는 독립언론이다. 정권이 어떤 빌미로 공격한다고 해도 시민들이 꺾이지 않듯이 뉴스타파도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기자도 "10년 전 정권 탄압으로부터 자유로운 언론사를 찾아 뉴스타파에 입사했다. 이렇게 정권으로부터 탄압을 받는 것을 목도하면서 내가 제대로 된 언론사에 다니고 있구나라고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됐다"라고 밝혔다. 그는 "만약 뉴스타파가 권력의 외압에 흔들렸다면, 이런 탄압도 없었을 것이다. 이번 일은 뉴스타파의 가치를 다시 확인받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압수수색 당일 잠시 멈췄던 <뉴스타파>의 취재는 이날부터 다시 시작됐다.

봉지욱 기자는 "검찰의 부산저축은행 수사 무마 의혹과 관련해서 계속 취재를 진행하고 있다"며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후속 보도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홍 기자는 "검찰 압수수색과 보수 언론들의 공격으로 인해 심리적으로 피곤한 부분은 있다"면서도 "이 시기를 버텨나가는 것이 중요하고, 버티기 위해서는 하던 일을 계속하는 게 중요하다. 취재하고 기사를 써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의 추가 압수수색에 대해서도 긴장을 놓지 않고 있다. 신 지부장은 "당초 압수수색 영장에는 검찰이 김만배 녹취록 보도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여러 자료를 신청했는데, 영장심사 과정에서 판사가 삭제를 했다"면서 "검찰이 더 가져가고 싶은 것들이 많을 텐데, 다시 영장을 청구해 압수수색이 들어올 경우도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 수사에 대해선 추가적인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 물리적 충돌 등을 피하는 대신, 압수수색이 이뤄지는 모든 과정을 생중계로 기록하자고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여진 기자는 정치권이 언론 보도를 정파적 이해관계에 따라 극단적으로 이용한다며 일례로 <뉴스타파>의 윤우진 보도를 들었다. 2019년 7월 <뉴스타파>는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 내정자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윤 내정자가 2012년 윤우진 용산세무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하는 등 변호사법을 위반 혐의가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윤우진은 윤 내정자의 측근이었던 윤대진 전 검사장의 친형이었고, 그가 소개한 변호사는 후배 검사 출신의 이남석 변호사였다. 문재인 정부 하의 야당이었던 국민의힘은 <뉴스타파> 보도에 환호했다. 

"2019년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후보자 청문회 직전 뉴스타파에서 윤우진 관련 의혹을 보도했습니다. 민주당에서 왜 지금 터트리냐고 뉴스타파를 공격하고, 국민의힘 측에서는 뉴스타파 보도를 적극 인용했습니다. 당시 뉴스타파 회원도 급감했어요. 당시 뉴스타파 보도를 적극 인용했던 국민의힘이 이제는 극악 무도하다고 매도하고 있습니다. 옳은 건가요?"  
 
 서울중앙지검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독립언론 뉴스타파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작한 가운데, 직원들이 압수수색에 항의하는 피켓을 출입문에 붙여 놓았다.
서울중앙지검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독립언론 뉴스타파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작한 가운데, 직원들이 압수수색에 항의하는 피켓을 출입문에 붙여 놓았다.권우성
 
#권력 #뉴스타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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