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노 바바자니얀
이상기
역사박물관 서쪽으로는 아르노 바바자니얀(Arno Babajanyan) 콘서트홀이 있다. 이곳에는 국립 아르메니아 필하모니아가 상주하며 연주회를 연다. 바바자니얀은 하차투리얀(Aram Khachaturian) 이후 아르메니아 최고의 음악가로 여겨진다. 프로코피예프, 라흐마니노프 같은 러시아 작곡가의 영향을 받았고, 하차투리안과 쇼스타코비치의 추천과 찬사로 성장할 수 있었다.
공화국 광장의 서남쪽으로는 공원이 길게 이어진다. 그러나 우리는 공원 쪽으로 가지 않고 사하로프(Andrei Sakharov) 광장 쪽으로 간다. 왜냐하면 밤에 오페라 극장 남쪽으로부터 공화국 광장으로 이어지는 북쪽대로를 따라 야경을 감상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하로프 광장에는 2001년에 세운 사하로프 동상이 있다. 사하로프는 소련의 핵물리학자로 1948년부터 핵무기 개발에 앞장섰다. 그러나 1968년부터 개인의 자유, 인권, 세계평화를 주장하며 소비에트 사회주의 이데올로기에 반기를 들었다. 1970년에는 소련 인권위원회를 결성하고, 전 세계 인권단체를 향해 호소와 청원문을 발송하고 그들과 연대했다.
이때부터 사하로프는 KGB의 감시와 정부당국의 탄압을 받게 되었다. 1972년에는 소비에트 과학아카데미 회원들과 소련 언론의 회유와 압박을 받았으나, 반대로 반체제작가였던 솔제니친(Aleksandr Solzhenitsyn)은 그를 옹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