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슨푸성의 해자(하천을 이용해 적의 접근을 막으려 만든 구덩이.)
Widerstand
에도 막부를 연 이에야스가 머문 곳이 슨푸성이었지만, 한편으로 에도 막부의 문을 닫은 도쿠가와 요시노부가 머문 곳도 슨푸성이었습니다.
에도 막부의 마지막 쇼군인 요시노부는 1867년 말 권력을 덴노에게 반환합니다. 요시노부 본인은 도쿄로 돌아갔지만, 몰려드는 신정부군에게 저항하지 않고 항복했죠.
항복한 요시노부는 슨푸성으로 와 근신에 들어갔습니다. 그는 250년 이상 지속된 에도 막부의 역사를 끝낸 망국의 군주였죠. 정치에서도 완전히 배제되었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그의 근신 생활은 그리 힘겹지는 않았습니다.
요시노부는 에도 막부라는 구시대를 상징하는 인물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가 메이지 정부라는 신시대에게 권력을 넘겨주는 방식은 아주 말끔하고 평화적이었습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요시노부는 신정부에서 별다른 처벌을 받지 않았습니다.
그가 슨푸성에 왔을 때 나이는 겨우 32세였습니다. 요시노부는 정치와는 거리를 두었지만, 새로운 문물에는 아주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는 사격이나 사이클링, 사진 촬영 등 다양한 취미를 즐기며 살았습니다.
요시노부의 근신도 2년이 되지 않아 해제되었습니다. 오히려 메이지 덴노로부터 공작에 준하는 작위를 받았죠. 이 작위는 쇼군 시절에 형식적으로 갖고 있던 작위보다 오히려 높은 것이었습니다.
근신 해제 이후에도 시즈오카에 머물던 요시노부는 말년에 가족을 따라 도쿄로 이주했습니다. 도쿄에서는 덴노 가문과도 자주 왕래하며 친하게 지냈죠.
한때 '조정의 적'으로 지목되어 토벌의 대상이었던 요시노부지만, 메이지 덴노는 그가 쉽게 정권을 내어준 데 대해 개인적으로 감사의 뜻을 표하기도 했죠.
구시대 상징하던 인물, 그의 말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