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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 소용돌이'로 병원체 잡는다... 질병 조기 진단 가능

[세상을 깨우는 발견] 한양대-연세대 공동연구팀, 핵산 농축 효율 향상시키는 전처리칩 개발

등록 2024.03.06 13:47수정 2024.03.06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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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소용돌이를 발생하는 이중 나노구조 필름이 내장된 일회용 핵산 전처리 칩과 시료 전처리 과정의 모식도 이중 나노구조 필름이 내장된 시료 전처리 칩; 나노필름 내부에서 나노소용돌이에 의한 핵산 농축 및 추출; 전처리된 시료를 이용한 질병 진단. / 그림설명 및 그림제공 : 한양대학교 이준석 교수
나노소용돌이를 발생하는 이중 나노구조 필름이 내장된 일회용 핵산 전처리 칩과 시료 전처리 과정의 모식도이중 나노구조 필름이 내장된 시료 전처리 칩; 나노필름 내부에서 나노소용돌이에 의한 핵산 농축 및 추출; 전처리된 시료를 이용한 질병 진단. / 그림설명 및 그림제공 : 한양대학교 이준석 교수한국연구재단 제공
 
나노(nano) 스케일에서 발생하는 유체의 소용돌이 또는 와류 현상인 '나노 소용돌이(nano-vortex)'로 복잡한 과정 없이 질병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일회용 전처리칩(Biporous silica nanofilm-embedded sample preparation chip, BSNFs-chip)이 개발됐다. 

한국연구재단(NRF, 이사장 이광복)은 6일 "이준석 한양대학교 교수, 신용 연세대학교 교수, 곽노균 한양대학교 교수 공동연구팀이 나노소용돌이로 병원체 및 핵산의 농축 및 추출 효율을 향상시켜 조기에 질병을 검출할 수 있는 일회용 칩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참고로, 핵산은 모든 생명체에 필수적인 생체고분자(biopolymer) 물질로, DNA와 RNA라는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한국연구재단은 최근 연구 동향에 대해 "현재 상용되고 있는 핵산 추출 기법의 경우 복잡한 처리 과정으로 장시간 소요되고 오염 및 시료 손실의 위험 또한 많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었다"면서 "특히 무증상 혹은 전증상 기간 동안 추출되는 낮은 병원체 및 핵산 농도는 질병의 검출 및 조기 진단을 어렵게 했다"고 소개했다. 

이에 공동 연구팀은 기존 핵산을 추출하는 방법으로 사용됐던 '표면 결합 메커니즘'의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의 미끄러운 미세 유체칩에 3차원 미세기공을 갖춘 나노구조 필름을 부착, 비표면적을 향상시킨 새로운 시료 전처리칩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표면 결합 메커니즘이란 컬럼, 비드, 또는 마이크로플루이딕 채널 같은 고체 표면에 핵산을 부착시키는 방으로 매끄러운 표면의 마이크로플루이딕 칩에서 결합 효율성을 높이는 데 제한이 있다. 

때문에 연구진은 사용한 새로운 나노구조 필름의 경우 기공 내 나노 소용돌이를 생성해 유체의 역학적 흐름을 촉진시키고, 입자와 표면 간의 충돌을 증가시켜 병원체 및 핵산의 포획 효율을 크게 향상시켰다. 여기에 병원체 및 핵산을 안정적으로 포획 및 분리하는 과정을 개선해 칩에 적용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전처리칩으로 수행한 PCR 분석 결과, 기존의 핵산 추출법보다 100배 더 높은 감도를 달성할 수 있었다. 

또한 LRET(Luminescence resonance energy transfer, 발광 공명 에너지전달) 분석법을 활용해 COVID-19를 신속하고 간편하게 검출하는 방법을 개발했으며, PCR 분석 없이도 개발된 칩과 분석법을 이용하면 시료 전처리부터 결과 도출까지 50분 이내에 결과를 제공받을 수 있었다.


LRET는 수nm(나노미터) 거리 내에 위치한 두 나노 소재 간에 일어나는 에너지 전이 현상으로, 타겟 핵산이 있을 때 두 나노 소재의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에너지 전달이 유발되고, 이때 나노 입자의 발광 신호 세기 변화를 통해 타겟 핵산을 검출할 수 있다고 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빠르고 정확한 진단이 필수적인 현재의 보건 위기 상황에서 감염병 대응 능력을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앞으로 다양한 병원체에 대한 진단뿐만 아니라, 보다 넓은 범위의 의료 분야에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준석 한양대 화학과 교수는 실용화를 위한 과제로 "현재 SARS-CoV-2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감염병 바이러스의 검출에 활용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어 실제 현장에서의 활용 가능성도 기대된다"며 "이를 위해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필요에 맞는 나노필름을 디자인 및 제작하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이공분야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원천기술개발사업(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2월 14일자로 게재됐다.
#한국연구재단 #나노소용돌이 #전처리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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