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민 후보의 현수막
이호인
광진구 을 국회의원 후보 기호 7번 한국국민당 서정민
출생 : 1986년 02월 15일 (38세)
직업 : 정책상담가
경력 : (전)「한국정치 새판짜기」저자
(전)미 육군성 표창훈장(ARCOM) 수훈
강변 테크노마트 입구에서 만난 서정민 후보의 모습은 사뭇 인상적이었습니다. 챙이 넓은 벙거지 모자, 커다란 등산용 가방과 옆주머니에 들어있는 보온병, 앞뒤로 건 판넬, 그리고 구형 확성기와 마이크를 든 그는 후보자보다는 '시위 참가자'나 '아르바이트생'에 더 가까워 보였습니다.
함께 선거 사무소로 가는데도 한참이 걸렸습니다. "선거 사무소로는 최악이지만, 비용은 저렴하더군요. 방문하시려면 저한테 전화를 꼭 하셔야 해요. 길이 복잡해서"라고 웃으며 농담을 했던 서정민 후보, 아래는 그와의 일문일답입니다.
"정당의 민주화 가장 중요해"
- 먼저 본인 이력에 대해 소개해 주시겠어요?
"공보물에 나온 그대로에요.(웃음) 2007년 재정적자와 무역적자, 일명 '쌍둥이적자'로 인해 비롯된 미국의 부동산 위기를 보고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의 미래를 많이 걱정했었어요. '경제성장'과 '부의 분배' 이 두가지를 모두 이뤄낼 수 있는 사람을 찾던 중에 문국현 대표가 등장한거에요. '유한킴벌리' 사장을 역임할 때 일자리를 나누면서도 생산성을 키워 노동자와 사측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도록 했다는 얘기를 듣고 문국현 대표와 창조한국당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죠.
당시는 군복무를 하던 시기라 입당을 하지 못했는데, 제대한 후 와보니 이미 문국현 대표는 의원직 제명을 당했고, 당은 내분이 일어난 상황이었어요. 자신의 이윤을 취하려는 사람이 당에 너무 많았던 거죠. 2012년 초, 문국현 대표가 다시 당에서 활동을 하기 시작하는 것을 보고 '이 당을 살려서 한국의 미래를 준비하는 당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성동구 을에 출마했었죠.
이후 여러 제의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정책은 없고 그저 '대세론'에 의지하는 정치에는 편승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어렵더라도 바닥에서부터 평범한 국민분들과 호흡하면서 제대로 된 뜻이 있는 정치를 만드는 길을 택했죠. 2021년 발행한 <한국정치 새판짜기>도 이러한 상황 속에서 스스로 고민하고 연구하며 우리 사회가 맞이한 다양한 문제점들을 극복하기 위한 저만의 독창적인 해결책을 넣은 책입니다."
- 이번 총선 광진구 을에서 12년 만에 다시 출마하셨는데요.
"원래는 무소속으로 출마하려고 했죠. 그런데 무소속으로 출마하려면 후보자 등록일 5일전부터 300명 이상의 추천서명을 받아야 합니다. 절반 조금 넘게 받았었는데 어떤 분이 연락이 와서는 자신이 서명을 모아오겠다고 하더군요. 조회를 해 봤는데 경력도 있고 지역에서 강한 조직력을 가지고 계신 분이었어요. 믿고 맡겼어요. 저는 선거를 위한 다른 준비를 하면서요.
그런데 후보자 등록일 첫날인 3월 21일 목요일, 이분과 연락이 닿지 않았어요. 그렇지만 포기할 수는 없었어요. 유권자분들에게 제가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급하게 제3지대 정당인 한국국민당에 입당을 해서 출마했습니다."
- 선거 운동은 어떻게 하시고 계세요?
"저 혼자 합니다. 유세도 저 혼자 판넬매고, 가방 매고, 확성기 들고 온 동네를 돌면서 하죠. 동행하는 선거운동원? 없습니다.(웃음)"
- 공보물을 봤는데 독특한 정책이 많아요. 먼저 지역공약을 제시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셨습니다.
"공약을 걸지 않은 것은 제가 23년간 살아온 이곳을 몰라서가 아닙니다. 이번 총선에서도 254개 지역구 후보들 대다수가 각종 선심성 공약을 내세우며 '자기가 당선되면 중앙에서 예산을 따와 지역 숙원을 해결하겠다'고 말해요. 2007년 이후 관리재정수지(정부의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에서 국민연금, 고용보험 등 사회보장성기금을 제외한 수지 - 기자말)가 지속적으로 적자를 기록했는데 공약을 시행할 예산을 어떻게 확보하느냐?
바로 채권, 즉 '국채'를 통해서입니다. 국민한테 직접 세금을 걷으면 반발이 클 테니까요. 그런데 그 국채의 상당수를 '국민연금'이 구매해요. 미래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국민 소득의 일정부분을 가져가서 만든 정부기구에서 국채를 구매한다? '증세'나 다름없는 셈이죠.
여기에서 추가적인 문제가 발생합니다. 정부가 예산을 지출하려면 국민에게 직접 증세를 요청하고, 사용한 돈에 대해 효과성을 검증받아야 하는데 이렇게 채권으로 돌리면 국민의 국정 관심이 떨어지게 됩니다. 당장은 손해가 없는 것처럼 보이니까요. 고물가와 서민의 경제적 어려움을 가져온 가장 근본적 원인은 이렇게 통제받지 않은 국가 지출이 이권단체의 놀이터로 변질되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제 공보물 11페이지에 적어둔 독감백신 조달사업건이 그 사례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여기다가 아까 말한, 254개 지역구의 선심성 예산 공약, 그 계약 따려고 국회의원들에게 접근하는 로비스트들도 있지 않겠어요? 국민들에게 이러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어요."
- 다음으로 '좌우파의 역사논쟁이 나라를 망국으로 몰아넣는다.'고 하셨는데.
"마지막 문단이 제일 중요해요. 동로마가 종교의 정통성 문제로 나라가 분열되면서 몰락한 것처럼 우리나라도 좌우가 서로 자신들이 주장하는 역사, 역사관이 진짜라 주장하면서 그 역사관에 들어오지 않는 사람들은 배제하려고 하죠. 이것은 나라를 망국으로 몰아넣는 행태입니다."
- 가장 이야기하고 싶은 부분이 '정치개혁'이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의원정수 축소를 말하는데, 후보님은 오히려 총원을 대폭 증원해야 한다는 공약을 내세우셨습니다.
"정치개혁 중에서도 제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정당의 민주화"와 민주화된 정당 속에서 "건강한 토론을 만들어 국회에 가져가는 것"입니다. 저는 이 두 가지를 위해 국회법과 정당법의 개정을 주장하지요. 양당은 절대 받지 않을 내용이죠.
의원수는 문제의 본질이 아닙니다. 국회의원을 늘리든 줄이든, 결정은 항상 국회에서 나온다는 데에 본질에 있습니다. 그런데 소수보다는 다수가 결정하는 것이 비리가 적게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의원 수가 줄어들면 로비스트들이 더 음습하게 소수의 의원들과 결탁하고 유리한 계약을 맺기 쉬워진다는 위험이 있죠.
대신 세비와 보좌진 수를 줄이고, 지방자치제도를 재조정 해야 합니다. 현재 지방자치의원들의 공천권은 국회의원이 쥐고 있어요. 해당 지역 당협위원장을 겸임하니까요. 그러다 보니 거칠게 말하면 지방자치의원들은 '부하', '노예'가 되는 겁니다. 아예 없애자는 건 아니에요. 지역의 특성에 맞는 개발들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유지는 하되 국회의원들의 개입을 막고, 주민들이 직접 지방자치를 할 수 있는, 대대적인 개혁이 필요합니다."
- 마지막으로 광진구 주민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번 총선, 거의 대부분의 지역구가 양자구도입니다. 헌데 지금 양당이 정당답지 못해요. 보스 정치, 패거리 정치에 매어있어 논쟁 속에만 쌓여있기 때문에 국가 개혁을 논할 수가 없습니다. 그 어느때보다도 저 같은 제 3세력에서 대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정견과 정책을 6장 12면에 빼곡히 담았습니다. 만약 16페이지 였으면 16쪽 채웠을 거에요.(책자형 공보물은 대통령선거는 16면, 국회의원 선거는 12면 이내로 작성해야 한다 - 기자말) 총 1600만원을 들여 9만 5천 전 가구에 다 보냈습니다. 저는 네거티브 안합니다. 제 이야기하도 바쁜데 나머지 두 분 비판할 시간이 어딨겠어요.(웃음)"
약 한시간 가량 진행된 인터뷰를 마치고 서정민 후보는 저를 강변역까지 배웅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유세를 하러 떠났죠. 후보자 연설회에서 스스로 말했던 것처럼 거대 양당 후보에 맞선 그의 출마는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듯한' 무모한 행동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대세에 편승하기 보단 가치 있는, 제대로 된 정치를 하겠다는 신념, 나라와 국민이 겪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비젼, 거액의 돈과 시간을 들여 홀로 도전에 나서는 열정을 가진 그의 이야기는 동의 여부를 떠나 한번쯤 들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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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부터가 아닌 이제부터를 모토로 활동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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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선거운동... 정당의 민주화 정말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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