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람 개혁신당 당선인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제22대 국회 의정 활동에 대한 포부를 밝히고 있다.
남소연
"너무 쉽게 안정적인 길을 택한 것 아닌가 스스로 반성을 많이 했다."
개혁신당 비례대표 후보 2번에 추천돼 국회에 입성하게 된 천하람 당선인. 정당 득표 약 8000표 차이로 겨우 당선증을 품에 안았다. 22대 총선 선거일 다음 날 점심 무렵까지 개표 방송을 보며 가슴을 졸여야 했던 이유다.
천 당선인은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그 순간을 회상하며 스스로 '각성'한 계기였다고 고백했다. "다들 죽을 거라 생각한 길을 간 이준석은 성공하고 천하람은 비례 2번을 받았는데도 떨어질 수 있다는 순간이었다"고. 그래서 그는 "더 도전하는 정치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둥글둥글하고 포용력 있다는 평가들도 있다. 바꿔 말하면, 민감한 주제를 다루는 경우가 적었기 때문에 나온 평가라고 볼 수 있다. 지금보다 호불호가 강하고 선명한 정치인이 되겠다."
천 당선인은 그래서인지 당선 이후 성인페스티벌 논란, 국민연금 개혁 등 소위 '표 떨어질' 주제들을 건드려왔다. 그는 설사 이런 발언과 행보로 표가 떨어질지라도 본인의 9살 아들을 생각하면서 '미래'에 더 천착하겠다고 했다.
그는 "지금의 10대가 맞닥뜨릴 미래의 대한민국은 정말 등골 부러질 세상일 것"이라며 "나중에 저희 아들이 컸을 때 '아, 우리 아빠가 내가 커서 월급의 35.6%를 국민연금에 낼 뻔한 걸 잘 막았구나' '덕분에 이민 안 가도 되겠다'라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더 이상 '이준석의 연관검색어'가 아닌 '정치인 천하람'으로서 독립적인 빛을 발하겠단 포부도 드러냈다.
"개혁신당이 이준석 1인 정당이라는 한계에서 탈피하기 위해서라도, 제가 빠르게 성장해서 이준석과 선의의 경쟁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4년 뒤, 전국적인 인물이 돼서 순천에서도 당선권에서 경쟁할 수 있을 정도의 정치인이 됐으면 한다."
다음은 일문일답.
"둥글둥글하다는 평가 자칫 독 될 수 있어...선명한 정치인 될 것"
- 개혁신당에서 비례 2번을 받았지만, 어렵게 당선됐다.
"더 도전하는 정치를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들 죽을 거라고 생각한 길을 간 이준석은 성공하고 천하람은 비례 2번을 받았는데도 떨어질 수 있겠다는 순간이 왔을 때, 너무 안정적인 길을 쉽게 택한 것 아닌지 스스로 반성을 많이 했다."
- 각성의 계기가 된 건가.
"맞다. 제가 비호감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둥글둥글하고 포용력이 있고, 좀 더 무게감이 있어 보인다는 평가들도 있다. 자칫 독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바꿔 말하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고 민감한 주제를 직접 다루는 경우가 적기 때문에 나오는 평가라고 볼 수도 있다. 천하람이라고 했을 때 딱 떠오르는 아젠다나 이미지가 없는 사람이 되면 곤란하다. 그래서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다. 지금보다 호불호가 강한 정치인, 조금 더 선명한 정치인이 되길 희망하는 이유다."
- 언젠가는 이준석이라는 정치인의 그늘에서 '독립'해야 할 텐데.
"제가 이준석 대표 덕을 본 게 많지만 그만큼 이준석 대표도 제 덕을 많이 봤다고 생각한다. 저희는 상부상조하고 윈윈(win-win)하는 관계다. 물론 서로가 가진 특성들은 굉장히 다르기 때문에, 제 정치적 체급이 지금의 이준석 대표만큼 커지면 자연스럽게 선의의 경쟁을 하게 될 거라고 본다. 개혁신당이 이준석 1인 정당이라는 한계에서 탈피하기 위해서라도, 제가 빠르게 성장해서 이준석과 선의의 경쟁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 개혁신당은 보수정당인가?
"저는 보수정당이라는 표현을 쓰는 걸 굉장히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천하람, 이준석의 당이기도 하지만, 조응천, 이원욱, 양향자, 금태섭의 당이기도 하다. 저는 보수, 진보라는 단어에 집착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본다. 보수라고 하면 국민의힘 2중대, 진보라고 하면 더불어민주당 2중대가 되는 것이 현실이다. 저는 제가 한 표현이 가장 마음에 든다. 개혁신당은 '멸종 위기의 소신파 정당'이다. 그래서 진영 논리에서 자유롭고, 지역 구도에서 자유로운 몇 안 되는 정당이다. 가진 것이 없지만 그래서 어딘가 얽매이지도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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