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폭카운티 메모리얼파크 내 장진호 전투 기념패당시 군사지도에 표기된 Chosin으로 새겨져 있다. '소수의 살아돌아온 자들'로 유명한 장진호 전투는, 2017년 워싱턴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의 기념비 헌화로 미국내에서도 다시 한 번 크게 주목을 받았었다.
장소영
이번에 새로 만들어진 기념비는 기존 두 조형물을 마주 보고 세워졌다. 알지도 못했던 나라, 만나보지도 못한 한국인들을 공산주의로부터 구출하고자 나라의 부르심에 순응한 이들을 기린다고 쓰여 있다.
그랬다. 전에 만났던 한 참전용사 할아버지는, '나치와 싸운 것도 아니고 일본이나 소련과 싸운 것도 아니고 너는 대체 누구와 싸우다 온 거냐'라고 주변에서 묻더란다. 그만큼 한국은 알려지지 않은 나라였고, 언론의 주목도 받지 못했고, 미국이 참전한 다른 전쟁에 비해 혹독했지만 짧았다. 돌아와서도 제대로 보상과 치료를 받지 못하고, 인정도 받지 못한 용사들이 많았다고 한다.
이번 제막식에도 참여한 살 스칼라토 참전용사분은 몇 해전 지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환영 행사도 없이 전역증을 나눠주고 해산하는 게 끝이었다"고 한다.
미디어의 주목을 받던 세계대전과 베트남전에 가려져 버린 한국 전쟁
새 기념비 중간쯤에 포로의 옆얼굴로 된 POW-MIA 상징이 있다. POW는 전쟁 포로를 뜻하고, MIA는 실종 병사를 말한다. 베트남전 참전 용사 가족으로부터 시작된 POW-MIA 상징기는 미국 국기와 함께 게양되는 중요한 깃발이다.
포로의 얼굴 아래에는 '당신은 잊혀지지 않았습니다(Your Not Forgotten)'이라는 문구가 있다. 오늘따라 이 문구가 유난히 마음을 때린다. 맞은편에 서 있는 전투병의 동상 아래, '잊혀진 전쟁(The Forgotten War)'이라는 글과 POW-MIA가 마주 보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할 수만 있다면, 'Forgotten' 단어 앞에 'Never'를 새기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