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누카(Menuka Koirala)와 그의 딸메누카는 함로 수나울로 산사르 보육원 설립자이자, 지진으로 인해 피해받은 20명 아이들의 어머니이다.
신예진
보육원에 들어서니 20명의 아이는 새 손님맞이로 신이 났다. 구석에서 힐끔 쳐다보는 아이, 쫄래쫄래 옆을 지키는 아이, 내게 호기심 보이는 아이 등 저마다의 방식으로 나를 반겼다. 메누카도 순수하고 귀여운 아이들을 흐뭇하게 바라본다. 어느 정도 진정이 되었을까, 짜이 찻잔 사이로 메누카와 이야기를 시작한다. 나는 그에게 삶을 물었다. 푸근한 엄마 미소와 함께 메누카는 입을 열었다.
2015년 네팔 대지진 이후, 집을 잃은 아이들을 품은 메누카
메누카는 1987년 카트만두에서 태어났다. 어릴 적부터 테레사 수녀 이야기를 읽으며 영향을 받은 그는 사회복지 활동을 즐겨 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호텔경영학 공부를 위해 싱가포르로 향했고, 남편을 만나 연애를 시작했다. 임신하고 비자 문제로 인해 2010년 네팔로 돌아온 그는 엄마가 되어 평온한 삶을 보냈다.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그에게 국가적 재난이 찾아왔다. 2015년, 카트만두 북서쪽으로 80km 떨어진 고르카에서 발원한 규모 7.8 강진이 발생했다. 1934년 이래 발생한 최악의 지진은 수많은 사상자와 이재민을 낳았다.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던 카트만두 사람들은 한순간에 무너진 집 앞에서 망연자실했다.
"아이들 대부분은 대지진으로 인해 부모를 잃었어요. 지진 이후 아동 인신매매 문제도 증가했어요. 정신 질환, 유기 또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제대로 돌볼 수 없는 가정의 아이들도 있고요."
메누카는 천막 아래에서 생활하는 이재민을 보며 자신이 움직여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 참혹한 지진 현장에서 부모 잃은 아이의 엄마가 되기로 다짐한 것이다. 메누카를 지지하는 가족의 응원 아래 그는 보육원 운영을 시작했다. 지진 피해가 큰 지역이자 빈민가인 신두팔초크(Sindupalchok)에서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을 맞이했다. 가족이 된 10명의 아이와 함께 보육원을 시작하여 오늘날 20명의 가족이 되었다.
"아이들 엄마가 되는 것은 제가 해야 할 몫이에요. 산사르 보육원의 조직을 유지하며 아이들에게 올바른 교육을 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