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C형 간염 환자의 항바이러스제 약물치료 이후에도 조절 T세포에 염증성 흔적이 남는다는 연구 결과만성 C형 간염 환자의 말초 혈액에서 조절 T세포의 수적 증가가 나타난다. 이러한 증가는 치료 이후에도 지속됨을 확인하였다. 조절 T세포는 만성 C형 간염 환자의 전사체와 후성유전체에서 정상인 대비 증가된 염증성 특성을 가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변화는 치료 이후에도 유지됐다. 유전체적 변화로 인하여 만성 C형 간염 환자의 조절 T세포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인 TNF를 분비할 수 있게 된다.
기초과학연구원 제공
기초과학연구원에 따르면, C형 간염은 C형 간염 바이러스(HCV)의 혈액이나 체액 전파로 인해 발생하며, 감염되면 절반 이상이 만성으로 진행되고, 장기간 염증이 반복되면서 간이 굳는 간경화나 간암 등 합병증을 초래하는 병이다. 현재 우수한 항바이러스제가 개발되어 완치율이 100%에 근접해졌지만, 치료 후에도 환자의 면역 체계가 완전히 정상화되지 않는다는 보고가 있었다.
이에 IBS 연구진은 만성 C형 간염 치료 후 면역계의변화를 규명하기 위해 '조절 T세포'에 주목하고 연구를 진행했다. 조절 T세포의 경우 면역 반응의 조절 및 항상성 유지를 담당하는 세포로, C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 시 그 수가 늘어나고 활성도 변화를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선, 연구진은 만성 C형 간염 환자의 혈액을 채취해 항바이러스제 치료 전후 조절 T세포의 상태를 비교했다.
연구진은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말초 혈액 속 조절 T세포가 많아지는데, 바이러스 제거 후에도 많은 수가 유지됐다"면서 "RNA(리보핵산, RiboNucleic Acid) 염기서열분석으로 살펴본 결과, 바이러스가 사라져도 염증성 사이토카인인 TNF(종양괴사인자) 생산 능력이 사라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변한 조절 T세포의 염증성 특성이 완치 후에도 여전히 남아 있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김소영 연구원(공동 제1저자)은 "C형 간염 치료 후에도 조절 T세포가 정상화되지 않는다는 보고는 이전에도 있었다"면서 "하지만 분자 수준에서 세포 집단의 변화를 규명해 바이러스가 남긴 '면역 흉터'를 명확히 그려낸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IBS 연구진은 유전자의 후천적 변화를 살펴볼 수 있는 첨단 기법(ATAC-seq)을 이용해 치료 전후 조절 T세포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C형 간염 바이러스 치료 이후에도 면역에는 염증성 후성유전학적 변화가 남아 있음을 확인했다.
고준영 연구원(공동 제1저자)은 "항바이러스제 치료는 간암 등 합병증 발병 위험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키지만, 면역에 남은 흔적이 회복된 환자의 면역 체계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염증성 후성유전학적 변화'가 생기면 만성 C형 간염 환자가 완치 후에도 염증성 질환이 잘 생기게 될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나아가 더 나은 환자 치료 및 관리를 위해 조절 T세포에 남은 흔적이 환자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추가 임상 연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신의철 센터장은 "다른 만성 바이러스 감염에서도 유사한 후성유전학적 흔적이 남아 있는지 살펴볼 계획"이라며 "어쩌면 코로나19 이후에 겪는 롱-코비드 역시 조절 T세포에 남은 흔적이 원인일 수 있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의학 분야 권위지인 <간장학 저널(Journal of Hepatology, IF 26.8)> 온라인판에 지난 6월 13일 게재됐다.
▲IBS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의 신의철 바이러스 면역 연구센터장(공동 교신저자, 사진 왼쪽)과 김소영 연수학생(공동 제1저자).
기초과학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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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형 간염 바이러스, 죽어서 면역에 흉터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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