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RI 전기변환소재연구센터 차승일·윤민주 연구팀이 개발한 ‘도심형 고효율 유연 태양광 모듈
한국전기연구원
이에 차승일 KERI 박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할 도시 환경에 최적화된 신개념 태양광 모듈을 개발해냈다. 유연성·안전성·효율성을 모두 확보했다. 이는 지난 40년 이상 이어져 온 태양광 모듈의 소재부터 구조까지 모든 것을 바꾼 것이다.
연구팀은 "기존 태양광 모듈은 태양전지를 보호하기 위해 비싼 강화 유리와 플라스틱으로 감싸는 적층 구조 형태였다"면서 "유리 없이 실리콘으로 태양전지를 하나하나 밀봉한 뒤, 이들을 서로 연결하여 유연한 구조물이 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과거 1955년부터 우주 태양광 분야 활용을 위해 태양광 모듈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1980년대부터 값싼 소재 및 공정이 기반이 된 모듈 체계(강화유리-EVA-Cell array- EVA-고분자 back sheet 적층 구조)로 안착되어 현재까지 이어져 왔다. 하지만, 최근 태양광 발전 인프라가 급격히 커지면서 40년 이상 이어져 온 기존 모듈 체계와 관련해 소재의 내구성 및 수명, 화재 위험 가능성 등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같은 도전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모듈의 전기적 연결 형태도 기존 직렬 연결이 아닌, 설치 환경에 따라 직렬과 병렬(몇 갈래의 길로 나누는 구조)이 혼합된 하이브리드 방식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는 수십년 간 고집되던 태양광 모듈 제조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는 생각이었고, KERI가 수년간의 연구 끝에 얻어낸 세계 최초의 결과라는 평가다.
또한 연구팀의 이러한 신개념 태양광 모듈의 가장 큰 장점으로 안정적인 출력 유지 및 안전성, 유연성을 꼽을 수 있다.
연구팀은 "KERI 모듈은 기존 가연성의 플라스틱을 난연 소재로 대체하여 전기 절연성과 내구성이 높다"면서 "직·병렬 혼합 구조는 태양광 모듈에 그늘(부분 음영) 문제가 생기더라도 높은 출력을 유지해주고, 핫스팟 생성도 막아준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연구팀은 유연함의 경우 종이접기처럼 가능한 수준으로, 도심 건물은 물론, 벤치와 차광막 등 다양한 곳에 부착하여 태양광 발전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디자인적으로도 거리의 보도블록이나 욕실의 타일 구조와 유사한 테셀레이션(모자이크) 구조를 적용해 도시 환경에서의 활용성과 적용성도 높였다.
무엇보다 KERI는 태양광 모듈에 일명 '해바라기형' 신기술을 도입해 효율성도 높였다. 태양전지에 '형상기억합금'을 부착해 모듈이 태양 위치를 스스로 따라가며 모양을 최적으로 바꾸면서 전기를 생산(Self-tracking)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기존 편평한 태양광 모듈 대비 하루 전력 생산량을 60% 이상 높일 수 있는 결과를 얻어냈다. 이처럼, 태양광 모듈에 별도의 시스템을 추가하지 않고, 일체형으로 태양 추적 방식을 구현한 건 전 세계에서 유일하다고 알렸다.
차승일 박사는 "우리의 기술로 도심 곳곳에서도 무한한 친환경 자원인 태양 에너지를 통해 직접 전기를 자급자족하는 일상이 펼쳐질 것"이라며 "국가적 이슈인 탄소중립 실현과 에너지 안보 강화에 크게 기여할 성과가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외에도 KERI는 이번 연구를 토대로 미래 모빌리티(이동수단)인 무인 수송기(드론)에도 가볍고 효율적인 태양광 모듈을 적용하는 등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태양광 발전의 활용 범위를 넓혀간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한편, 이번 KERI의 연구 결과는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영국 왕립화학회(RSC)가 발간하는 에너지 분야 과학저널인 <지속가능 에너지와 연료(Sustainable Energy & Fuels)> 표지논문(Impact Factor 6.084 / JCR 상위 15.18%)을 비롯한 총 5개 논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