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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의 한마디, 천안동중 학생들 안타까워 한 이유

[2024 충남학교 통일교실④] 눈높이 맞춰 풀어내는 통일교육

등록 2024.07.22 12:00수정 2024.07.22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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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와 통일의 시작점은 청소년입니다. 학교와 교실입니다. 충남의 학교와 교실에서는 분단의 선(線)을 넘어 남북 청소년들이 자유롭게 수업과 토론으로 만나고 있습니다. '2024 충남학교 통일교실'(오마이뉴스-충남도교육청 공동캠페인)로 평화통일 교육 현장을 들여다보았습니다.[편집자말]
 천안 동중학생들이 1학년 한문 시간에 통일 관련 한자와 어휘를 배우고, 이를 활용해 통일 응원 캘리그라피를 제작했다.
천안 동중학생들이 1학년 한문 시간에 통일 관련 한자와 어휘를 배우고, 이를 활용해 통일 응원 캘리그라피를 제작했다.천안동중
 
"통일을 왜 해야 하는지 몰랐어요. 근데 이렇게 배우고 나니 생각이 많이 바뀌었어요. 남북이 다시 만나는 날이 빨리 오면 좋겠어요."

천안동중학교(천안시 동남구 충절로)에서 진행된 통일교육 주간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 학생의 소감이다. 이 학교는 최근 다채로운 방식으로 통일교육을 실시해 학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 학교는 지난 5월 20일, 통일교육 주간을 맞아 전교생을 대상으로 창의적 체험활동을 벌였다. 통일교육원과 EBS가 협업한 다큐멘터리 <어떤 날에 우리는>을 시청했는데 이 영상은 교동도에 사는 실향민과 이산가족의 사연을 다루고 있다. 

이주영 교사(3학년 1반 담임교사)는 "특히 학생들이 10살 때 헤어진 어머니가 가장 보고 싶다는 할아버지의 이야기에 동시에 '아...' 하며 안타까워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어 통일교육원의 '통일교육주간 자유 챌린지' 행사와 연계해 '유니 퀴즈(Uni Quiz)'와 '통일 메시지 남기기' 활동을 진행했다. 학생들은 구글 폼을 통해 가로세로 퀴즈를 풀고, '내가 생각하는 통일'이라는 주제로 메시지를 남겼다. 전교생 611명 중 240명이 참여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참여 학생들에게는 독서기록장을 지급해 동기를 부여했다.

"학생들, 통일이 왜 필요한지 이해하게 됐다"
 
 천안동중학교의 통일교육은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학생들의 흥미를 끌고 능동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천안동중학교의 통일교육은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학생들의 흥미를 끌고 능동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천안동중학교
 
교과 연계 수업도 눈길을 끈다. 1학년 한문 시간에는 통일 관련 한자와 어휘를 배우고, 이를 활용해 통일 응원 캘리그래피를 제작했다. 

학생들은 한반도(韓半島), 한민족(韓民族), 남한(南韓), 북한(北韓), 분단(分斷), 평화(平和), 통일(統一) 등의 어휘를 익히고, 이를 조합해 남북분단(南北分斷), 평화통일(平和統一), 남북통일(南北統一) 등 새로운 단어를 만들었다. 장세영 교사는 "학생들이 처음에는 어려워했지만, 예시를 보여주자 매우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1학년 주제선택 프로그램 '일상 속 도덕 이야기'에서는 3주에 걸쳐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1차시에는 북한 관련 퀴즈와 남북한의 문화 언어 차이를 확인하는 게임을 진행했고, 2차시에는 영화 <코리아>를 감상했다. 3차시에는 통일 관련 웹툰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적어 제출했다. 


신별이 교사는 "통일의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했거나, 북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통일을 손해라고 생각했던 학생들도 왜 통일이 필요한지 이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학교는 지난 4월에는 1학년 동아리 학생들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학교통일 체험교육'을, 5월에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통일교육 주간행사를 벌였다.
이 학교는 지난 4월에는 1학년 동아리 학생들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학교통일 체험교육'을, 5월에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통일교육 주간행사를 벌였다.천안동중학교
 
또 다른 도덕 수업 '도.토.리.(도덕적 문제를 이해하고 토론하기)'에서는 통일 찬반 토론과 남북한 언어·문화 차이 게임을 진행했다. 김혜정 교사는 "학생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즐겁게 참여했다"며 "앞으로 더 깊이 있는 통일교육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지난 4월에는 1학년 동아리 학생들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학교통일 체험교육'을 실시했다. '모여봐요 인성의 숲'과 '힐링컬러링' 동아리 46명의 학생들이 참여한 이 프로그램에서는 통일 토크쇼에 참여하고 미래 통일 DMZ 팝업북을 만들며 통일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완성된 팝업북은 연말 동아리 행사 때 전시될 예정이다.

천안동중은 다양한 통일교육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오는 10월 7일에는 '모여봐요 인성의 숲' 동아리에서 6.25 전쟁 바로 알리기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며, 2학년 2학기 도덕 시간에는 통일과 북한 이해 단원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지식 전달을 넘어, 능동적인 참여에 초점
 
 천안동중학교에서는 지난 5월, 통일교육원의 '통일교육주간 자유 챌린지' 행사와 연계해 'Uni Quiz'와 '통일 메시지 남기기' 활동을 진행했다.
천안동중학교에서는 지난 5월, 통일교육원의 '통일교육주간 자유 챌린지' 행사와 연계해 'Uni Quiz'와 '통일 메시지 남기기' 활동을 진행했다.천안동중학교
 
이 학교의 통일교육은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학생들의 흥미를 끌고 능동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통일, 그리고 북한에 대한 이해 등 쉽지 않은 주제를 중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풀어내는 노력이 돋보인다. 영상, 퀴즈, 게임, 토론, 창작 활동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학생들이 통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장세영 교사는 "통일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남북 분단의 현실을 이해하고, 평화통일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며 "앞으로도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통일, 그리고 북한에 대한 이해. 이 복잡한 주제를 중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풀어내는 천안동중학교의 노력이 앞으로 어떤 결실을 맺을지 주목된다.
#천안동중 #통일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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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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