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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로 로마의 전망을 즐길 수 있는 광장들

포폴로 광장에서 스페인 광장까지

등록 2024.08.07 10:32수정 2024.08.07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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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에 4남매가 9박11일 동안 이탈리아를 자유롭게 여행한 이야기를 공유하고자 씁니다.[기자말]
a 로마 전망 포폴로 광장 핀초 언덕에서 본 로마 전망

로마 전망 포폴로 광장 핀초 언덕에서 본 로마 전망 ⓒ 임명옥

세 동생들과 여행 9일차, 이제 내일이면 각자 삶의 현장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다시 로마행 기차에 올랐다. 남동생들은 뉴욕과 런던, 여동생과 나는 한국, 각자 사는 곳이 달라 우리는 로마에서 인 아웃하기로 계획했었다.

마지막날 숙소는 한인민박으로 예약했다. 공항 가는 교통편이 수월한 테르미니역 근처에 한인민박이 있었다. 한식을 선호하는 우리에게 아침밥을 먹을 수 있다는 것도 한인 민박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였다.


나폴리에서 로마까지는 기차로 1시간 15분 걸렸고 테르미니역에서 도보로 찾아가는 민박집은 어렵지 않았다. 나폴리 풍경이 다소 지저분하고 생활이 묻어난 건물들이 많다면 다시 본 로마는 역사 깊은 집안의 단정하고 멀끔한 신사 같다.
a 로마의 건물 로마 한인민박집 건물 외관

로마의 건물 로마 한인민박집 건물 외관 ⓒ 임명옥

우리가 찾아간 민박집 건물도 그랬다. 고풍스러움이 풍기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주인장의 안내를 받으며 들어간 방은 화장실이 딸린 가족실인데 4명이 들어가도 공간이 여유로워 좋았다.

짐을 풀고 동네 탐색을 했는데 주변에 중식당이 많아서 중국식으로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 걸어서 10분 거리에 로마 3대 젤라또 맛집 중 하나가 있으니 가 보라는 주인장의 조언에 따라 파씨에 갔다.
a 젤라또 로마 파씨의 젤라또

젤라또 로마 파씨의 젤라또 ⓒ 임명옥

 
파씨의 젤라또는 쫀쫀하고 부드러웠는데 특히 리소(쌀)맛 젤라또는 담백해서 내 입맛에 맞았다. 동생들도 먹어 보더니 다 맛있단다. 더구나 가격도 착하니 금상첨화다.

로마여행 막바지에 우리는 포폴로 광장에 가 보기로 했다. 포폴로 광장은 국민광장이란 뜻으로 로마에서 가장 큰 광장이다. 기차가 다니기 전 북쪽에서 로마로 들어오기 위해서는 포폴로 문을 거쳐야 했는데 포폴로 광장은 1820년 포폴로 문 앞에 만들어진 광장이다.
a 산타 마리아 델 포폴로 성당 로마 포폴로 광장에 있는 산타 마리아 델 포폴로 성당

산타 마리아 델 포폴로 성당 로마 포폴로 광장에 있는 산타 마리아 델 포폴로 성당 ⓒ 임명옥

 
테르미니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플라미니오역에서 내려 포폴로 문을 지나니 500여년 전 르네상스 양식으로 지어진 산타 마리아 델 포폴로 성당이 보인다.

화려한 성당들에 비해 외부 장식이 단순한 성당에는 바로크 시대 대표적인 화가 카라바조의 그림 두 점이 있어 유명하다. 그런데 아쉽게도 성당 문이 닫혀 있어 들어가지 못했다.

성당 앞에는 광활한 포폴로 광장이 수많은 인파들로 인해 생동감 있게 다가왔다. 광장 중앙에는 B.C 13세기 때 이집트에서 만들어져 아우구스투스 황제 때 로마로 가져온 24m의 오벨리스크가 거대한 모습으로 서 있다.
a 포폴로 광장 로마의 포폴로 광장

포폴로 광장 로마의 포폴로 광장 ⓒ 임명옥

 
넓은 광장을 한 바퀴 돌고 우리는 포폴로 광장의 명소인 핀초 언덕으로 향했다. 4세기에 땅 주인이었던 영주 이름을 따 핀초 언덕이라 이름 붙여진 이 곳의 현재 모습은 나폴레옹이 로마를 점령했을 때 설계되었다.


포폴로 광장에서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핀초 언덕의 테라스에 이르는데 이곳에서 내려다 보는 전망은 왜 핀초 언덕이 로마에서 가장 아름다운 언덕이라 불리는지 알 수 있다.

성 베드로 성당 쿠폴라에서도 로마 시내를 내려다 볼 수 있지만 유료인데다가 한참을 줄 서서 기다려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포폴로 광장 핀초 언덕에서는 공짜로 언제든 로마의 전망을 바라볼 수 있다. 멀리 성 베드로 성당 돔까지 보이는 로마의 풍경은 아름답기 그지 없었다.
a 버스킹 공연 로마 포폴로 광장에서의 버스킹 공연

버스킹 공연 로마 포폴로 광장에서의 버스킹 공연 ⓒ 임명옥

 
다시 내려온 포폴로 광장에서는 버스킹 공연이 한창이다. 건반을 연주하며 노래 부르는 젊은 가수의 음색은 부드러웠고 음악은 감미로웠다. 마음을 몽글거리게 하는 그의 음악을 오벨리스크 계단에 앉아 한참 동안 들었다.


포폴로 광장에 와서 우연히 버스킹 공연을 즐길 수 있어 정말 좋았다. 그래서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하는 그의 앞날이 잘 되기를 바라며 답례를 표하고 우리는 다시 길을 나섰다.

17세기에 지어진 쌍둥이 성당 사이의 길은 코르소 거리다. 고대부터 있던 길을 확장해 만든 이 거리는 15세기에 교황 바오로 2세가 이 길에서 경마를 허락해 그때부터 코르소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 한다. 
a 스페인 광장 로마의 스페인 광장

스페인 광장 로마의 스페인 광장 ⓒ 임명옥

 
로마의 번화가인 이 길을 따라 걸어가면 오드리 헵번의 영화 <로마의 휴일>에 나왔던, 로마의 명소 중 하나인 스페인 광장이 나온다. 우리가 여행했던 지난 4월 스페인 광장 계단은 붉은 철쭉으로 뒤덮여 있었는데 북적이는 인파 속 꽃을 품은 광장은 화사하고 아름다웠다. 

17세기에 스페인 대사관이 인근에 들어서면서 이름 붙여진 스페인 광장의 메인은 성 삼위일체 성당까지 이어진 계단인데 바로크 양식으로 만들어진 137개의 계단을 오르면 여기서도 로마의 전망을 볼 수 있다. 

핀초 언덕에서 바라본 로마의 전망이 포폴로 광장 너머 펼쳐진 도시의 고즈넉한 풍경이었다면 스페인 광장의 테라스에서는 화려하고 역동성을 지닌 로마의 풍경을 볼 수 있었다.
a 스페인광장 계단에 올라 바라본 로마 전망

스페인광장 계단에 올라 바라본 로마 전망 ⓒ 임명옥

 
스페인 광장의 넓은 계단에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앉아 있는데 우리도 계단 한 켠에 자리잡고 앉았다. 넷이서 나란히 앉아 다양한 국적과 인종의 사람들을 구경하고 봄날의 철쭉을 감상하고 인파로 가득한 거리도 바라보았다. 그리고 이번 여행에서 좋았던 장소, 조마조마했던 일, 황당했던 일, 걱정했던 일들을 웃으며 이야기했다.

어느 덧 어스름 녘이 다가오고 우리는이번 여행의 마지막 저녁을 먹기 위해 다시 길을 나섰다.
덧붙이는 글 제 브런치스토리에도 실립니다.
#로마여행 #이탈리아여행 #포폴로광장 #스페인광장 #핀초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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