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라 사막에서 만난 베두인과 함께베두인은 아라비아반도의 내륙 사막에 사는 유목민을 의미한다. 본인을 '잭스페로우'라고 부르는 베두인은 아침이 되면 자신의 람보르기니를 이끌고 페트라를 거닐며 관광객을 만나며 자신의 세계를 넓혀간다.
신예진
본인을 영화 속 유명 이름을 본따 '잭스페로우'라고 소개한 그는 자신의 당나귀 '람보르기니'에 나를 태운다. 덜그럭 소리와 함께 이동하는 그의 람보르기니는 관광객을 이끄는 내리막길에서 벗어나 새로운 샛길에 들어선다.
험난한 바위를 위아래로 넘나드는 나귀를 타고 내려가는 대목에서 그는 "눈을 감고 마음을 열라"라고 말하며 나를 다독인다. 계곡에 도달하니 물소리가 귓가로 흘러온다. 계곡에 발을 담그며 가만히 물소리를 들었다. 잭스페로우는 말한다.
"나는 나를 구속하는 느낌이 싫어."
베두인들은 관습상 결혼을 일찍 한단다. 그에 따라 가족이 이미 소개해 준 아내가 있었지만, 그는 결혼을 거부했다고 한다. 올해로 30살이 됐다는 그는, 아침이 되면 자신의 람보르기니를 이끌고 페트라를 거닐고 있다고 했다.
그렇게 관광객을 만나며 자신의 세계를 넓혀가고 있다는 잭스페로우. 그가 내게 보인 과도한 친절에 이유를 물으니, 그가 답한다.
"사람들이 행복하면 나도 행복한 거지. 누구든지 나의 집, 페트라를 편안하게 생각했으면 좋겠어. 내 집이 너의 집이지. 나는 모두를 환영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