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된다고?요가는 이렇게 신기한 동작만 하는 줄 알았다
픽사베이
그런데도 다음날이면 은은한 근육통이 있었다. 별로 한 게 없는데도 생기는 근육통이 반가웠다. 요가 1회차에 아이는 다리 저리다는 소리도 안 한다. 더 반가웠다. 의사의 충고는 새겨들어야 하지만 때로는 걸러 듣기도 필요했다.
처음엔 '등이 시원해서 좋다'고 했던 아이는 이번 한 달이 끝나면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했다. 힘들고, 재미가 없다나. 힘드니까 운동이지! 소리가 목 끝까지 올라왔지만, 꾹 눌렀다.
고작 한 달이지만, 아직 아이는 8회도 다 채우지 못했지만, 그래도 수확이 있다. 이유 없는 통증이 있다고 해 무조건 병원만 찾을 게 아니라, 찬찬히 직접 내 몸을 관찰하고 움직이는 시간을 주면 예상보다 금방 괜찮아진다는 배움이다. 아이도 그걸 느꼈다.
내가 말로 했으면 그건 '잔소리'가 돼 바로 튕겨져 나갔겠다. 그런데 요가원에서 낑낑대며 몸을 늘려본 덕에 아이도 여기에 수긍한다. 남은 횟수는 다 채우겠다는 아이 말이 그래서 더 예뻐 보였다.
어제는 밤 9시에 함께 수련을 갔다. 돌아오는 길, 학교에서 있던 일을 나직하게 읊어주는 아이 얼굴에 네온 사인 불빛이 살포시 내려앉았다.
그 모습이 왜인지 유독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반달 눈이 됐다. 아이가 중학생이 된 이후로 이렇게 귀엽게 보였던 적이 있었나? 싶었다. 그런데 그런 내가 아이 눈에도 어색했나 보다.
"엄마, 나랑 엄마랑 덩치도 비슷하거든? 근데 왜 이렇게 나를 애기 보듯이 봐?"
"비슷 아니고 더 커도, 너는 나한테 (늘) 애기지!"
내 대답에 아이는 툴툴거리면서도 입술 끝에 미소가 걸쳐졌다. 아이 허리를 슬쩍 안았더니, 아이는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댄다. 지난 몇 달 간 냉전을 반복하느라 잃어버렸던 다정함이 우리 사이를 통과하는 중이다.
좌충우돌 크는 아이, 그런 아이를 움직이게 만드는 것
다리 저리다는 말이 꾀병 같기도, 무섭기도 했던 지난 몇 주간의 기억이 스쳤다. 사춘기의 징징거림은 참으로 다채롭구나 싶어서 내심 짜증이 치솟았던 날도 있다. 병원에서 순식간에 카드를 내고 결제할 뻔했던 것을 아이 탓으로 돌리고 싶은 날 또한 있었다.
아이는 그냥 제 또래 아이답게 좌충우돌 하며 크고 있는 것이다. 좀 더 오래 산 어른인 내가 잘 못 받아준 탓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