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삼덩굴을 피해 어렵게 걸어 왕버들숲으로 향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환삼덩굴의 따가움을 조심조심 피해 걸어 드디어 팔현습지 중에서 가장 원시 자연성이 살아있다는 팔현습지의 자랑인 왕버들숲으로 들었다. 왕버들숲에 들자마자 작열하는 뙤약볕은 왕버들의 나뭇가지에 가려지고 저 강에서부터 시원한 강바람이 불어온다. 불어오는 강바람에 줄줄 흘러내린 땀을 식히면서 대략 150년 정도 되는 이 숲의 오랜 역사에 대해서도 들었다.
강촌햇살교를 지나 지금까지 걸어온 팔현습지 구간은 그야말로 자연하천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구간이자 왕버들숲까지 넘어오면 원지 자연성마저 느낄 수 있는 팔현습지의 핵심 생태 구간이다. 1㎞ 남짓 되는 구간이지만 그 안에 아기자기한 습지의 매력이 담뿍 들어있다.
이날 전국에서 달려온 불교환경연대 활동가와 스님들은 이런 팔현습지의 아름다움과 숨은 매력을 고스란히 확인하게 된 시간이었다.
이런 팔현습지의 핵심 생태구간이자 멸종위기종들의 '숨은 서식처'인 이곳으로 걸어서 고작 5분, 자전거로는 고작 1분의 시간을 단축하고자 170억이나 되는 혈세를 써 탐방로를 만들어 이곳 생태계를 완전히 교란시킬 예정이란 소리에 모두들 공분했고, 그 일을 멸종위기종과 그 서식처를 지켜야 하는 환경부가 계획하고 있다는 말에 개탄했다.
팔현습지는 천년 고찰과 고도와도 같다... 꼭 지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