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 관광의 미래를 이야기하다

[현장] '주민이 행복한 지역이 가장 좋은 관광지다' 심포지엄

등록 2024.09.11 17:46수정 2024.09.11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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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화요일 '주민이 행복한 지역이 가장 좋은 관광지다'를 주제로 행복한 지속가능관광 심포지엄이 광주 동구에서 개최되었습니다.
 행복한 지속가능관광 심포지엄 현장 참여자 전원이 슬로건을 들고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행복한 지속가능관광 심포지엄 현장 참여자 전원이 슬로건을 들고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광주 동구

심포지엄은 국회 국민총행복정책포럼, 행복실현지방정부협의회, 지속가능관광지방정부협의회가 공동 주최하고 사단법인 국민총행복전환포럼과 공감만세가 주관을 맡았습니다. 참석자들은 광주 동구인문학당을 방문해 시설을 둘러보고 이후 미로센터광주 동구 미로센터 미로극장으로 이동해 심포지엄에 참석했습니다. 현장에는 단체장, 공직자 및 로컬 여행업체와 시민들이 참석했습니다.

행사는 윤호중 국회 국민총행복정책포럼 대표의원, 최대호 행복실현지방정부협의회 상임회장(안양시장), 임 택 지속가능관광지방정부협의회 상임회장(광주 동구청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박진도 국민총행복전환포럼 이사장과 문선화 광주 동구의회 의장의 축사, 기조강연, 발제, 종합토론의 순서로 진행됐습니다.

기조발제자로는 이훈 한양대 관광학과 교수이자 전 한국관광학회 회장이 나서 '여행자와 주민이 행복한 여행'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이 교수는 호모루덴스의 행복철학의 관점에서 주민과 관광자가 함께 행복한 관광을 살폈습니다.
행복한 여행, 고통받는 관광지 주민들

여행은 인간의 단일 활동 중 그 자체로 가장 행복함을 주는 행동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여행 1단위가 증가하면 삶의 만족도는 0.036단위가 증가하고, 여행 만족도가 1단위 증가하면 삶의 만족도는 0.46단위가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도 이를 뒷받침해줍니다. 소유보다 순수 체험을 하는 경우 행복감이 오래 지속되며, 그 대표적인 행동이 '여행' 인 것입니다. 하지만 여행자 외에도, 여행을 다니며 겪는 모든 경험과 만나는 모든 사람이 행복할까요?

이 교수는 과잉관광의 문제로 오버투어리즘을 이야기합니다. 오버투어리즘은 2012년 한 SNS에서 유럽 유명 관광도시의 과잉 관광객 유치에 대해 비판하기 위해 처음 등장한 단어로, 세계적인 책임관광 전문가인 Harold Goodwin은 오버투어리즘을 관광객이 도시를 점령하고 도시민의 삶을 침범하는 현상이라 정의했습니다. 관광지의 수용 한계를 초과하여 지나치게 많은 여행객들이 들어오면 기술적, 사회적 문제가 생기는데 예를 들어 일몰을 보려는 관광객들로 가득 찬 길목, 그들이 무분별하게 버리는 쓰레기로 훼손되는 환경과 감당하기 어려운 소음들이며, 이는 모두 관광지에 사는 주민들이 견뎌야 할 고통으로 돌아옵니다.

가회동에 위치한 유명관광지인 북촌한옥마을은 해마다 많은 여행객으로 들끓고 있습니다. 가회동의 '현대계동사옥'부터 '중앙고'까지 주변부 포함 관광객 밀집도가 높게 나타나는 지역의 주요 민원 데이터를 살펴보면 교통, 소음, 관광 행위 등 정주환경을 침해당하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렇다면 이 오버투어리즘에 대응하여 주민이 환영하는 관광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요? 이 교수는 관광수용력을 고려해 관광객 수를 제한하고, 품격 있는 명품 관광지로의 진화가 필요하며 변화 속도 조절을 통한 연착률이 이루어져 상호 이해 기반 공존의 관광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특히 관광진흥법의 특별관리지역 지정을 통해 과잉관광시 억제 전략을 펼치고, 과소 관광지에는 진흥전략을 통해 허용 가능한 수용력 내에서 사이클이 지속되도록 할 때 진전한 지속가능한 관광이 가능할 것을 설명했습니다.


여행으로 어떻게 행복하게 할 것인가? '시민 여행행복지수' 개발

현대인은 일상의 스트레스나 우울증, 불안감 등을 완화하고 정서적 행복을 증진시키기 위해 여행을 추구합니다. 여행지의 새로운 환경이 주는 적정한 자극과 긴장감,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행복감을 느끼게 해줍니다. 그리고 이런 행복감은 여행을 하기 전, 여행 중, 여행 후를 포함한 약 2개월동안 유지된다고 합니다.


이 교수는 이렇게 확실한 행복을 느끼게 하는 여행으로 시민을 어떻게 행복하게 할 것인지에 집중하여 '시민 여행행복지수'를 개발하고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서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여행으로 인한 행복을 측정하고 결과를 토대로 행복한 여행달성을 위한 여행프로그램을 설계하거나 관광산업 관계자가 이를 활용하여 관광산업 생태계에 적용하여 최종적으로는 지역정책으로 시민들의 여행행복을 지원해야한다고 발언했습니다.

모두를 위한 공정 관광

여행하면 행복하다는것이 여러 연구로 증명되었지만 여전히 관광지의 주민들이 고통받는 여행은 진짜 행복한 여행이 아닐겁니다. 주민들의 환대가 아니라 불쾌한 감정을 마주한다면 행복여행이 될 수 없습니다. 관광자는 관광지를 그저 편할대로 즐기는 소비자가되지 말고 '관광시민(travel citizem)이 되어 여행지의 시민으로서 책임과 질서를 지켜야 합니다. 또한 관광지 역시 소비적인 관광상품보다는 새로운 시각으로 주민참여형 축제나 예술관광, 생활관광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관광분야를 넓혀야 합니다.

이 교수는 "주민과 관광자가 모두 행복한 관광을 위해서는 공정관광이 필요하다"며 공정여행과 산업서비스를 결합한 공정관광은 주민과 관광자의 공정성을 보장할 때 실현 가능함을 언급했습니다. 공정관광은 관광자와 지역주민이 의미있는 연대를 맺고 공정한 거래를 하며 서로를 지역의 역사와 가치를 공유하는 공동체로 대우 합니다. 또한 지역과 사업체는 지역주민 중심의 관광을 개발하고 개발이익의 지역 내 환원과 재투자를하는 등의 역할을 수행해야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교수는 "관광주체 모두가 행복한관광을 통해 매체와 대상모두가 공정한 관계를 회복할 때 지역적/국제적인 공동체가 형성될 것" 이라며 강연을 마무리했습니다.
이후 이재경 국민총행복정책연구소장이 기존 연구사례를 들며 '관광과 행복'에 대한 발제를 이었습니다. 이 소장은 "앞선 이와 대화를 나누면 더 행복해지고 정신적으로 건강해진다는 연구결과가 있지만, 관광객이 늘어나고 주민과 관광객의 관계가 빈번해질수록 행복감이 감소하는상황이 발생한다"며 "관광산업 종사자와 이해관계자의 경우 경제적이익이 소음이나 쓰레기 등의 손실보다 클 확률이 높아 긍정적 태도를 보이지만 관광산업과 무관한 주민의 경우 반대로 이익보다 손실이 크므로 부정적태도를 보이고 여러 갈등관계를 초래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이 소장은 행복연구 현장에서 접한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주민 인터뷰에서는 관광이 아니라 평온한 상태와 청정환경을 강조하는 한 편 공무원 인터뷰에서는 관광이 중요한 키워드"라며 지역주민의 관광사업 참여가 오버투어리즘으로 인한 문제점을 해결할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발언했습니다. 또한 "모두가 행복한 관광은 매우 어려운 과제이지만 지역의관광정책 방향성을 정하는 과정에서부터 주민이 참여한다면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하며 발제를 마무리했습니다.

두 번째 발제는 권선필 공정관광포럼 공동대표가 맡아 '주민행복을 위한 관광지표'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권 대표는 작년 제6차 관광진흥기본계획 발표와 관광기본법 제정에 힘입어 지방정부주도의 지속가능관광 활성화 노력도 계속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통합적 평가 및 관리 수단이 부재함을 문제로 꼽았습니다. 평가관리수단의 부재가 오히려 관광객 만족도저하와 지자체 관광 브랜딩에 악영향을 끼치며 역으로 지역경제의 비활성화를 초래한다는 것입니다.

이에 권 대표는 지속가능관광 지표개발을 통한 지속가능관광 활성화를 제안했습니다. 권 대표는 지속가능관광 지표 개발의 전과정과 향후 활용방안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지표에는 지역성이 반드시 담겨야 하고 관리가 용이하며참여자 성과 관리가 가능한 지자체 주도의 유연한 인증제로 운영되어야한다"고 말하며 발제를 마무리했습니다.

발제 후에는 종합토론이 이어졌습니다. 토론에는 김영주 전 장성군 농촌신활력플러스사업단 사무국장, 김제선 대전광역시 중구청장, 이지훈 국민총행복전환포럼 연구이사, 이한호 쥬스컴퍼니 대표가 참석했고 좌장은 김성민 국민총행복전환포럼 부이사장이 맡았습니다.
 강연과 발제 후 종합토론을 위해 토론자와 좌장이 무대위에 자리했다
강연과 발제 후 종합토론을 위해 토론자와 좌장이 무대위에 자리했다국민총행복전환포럼

김영주 전 장성군농촌신활력플러스사업단 사무국장은 "관광에서 주민은 빼놓을 수 없는 존지일 뿐 아니라 관광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라며 주민 참여의 중요성을 짚었습니다. 김 전사무국장은 "주민의 관광을 원한다면 그 목적을 지역관광의 진흥에서 벗어나 주민이 행복감과 자존감을 느낄 수 있는 관광으로 재설정 되어야 할 것" 이라며 "주민주도 관광은 지역민들이 지역의 자원을 발굴해서 기획하며, 정주 공간의 주체자로서 활약하여 지역에 대한 자긍심과 사명감을 가질 수 있는 방법으로 전환되어야한다"고 지역주민 주도적인 지역관광 활성화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이어 김제선 대전광역시 중구청장은 "대전 중구에는 한 해 1,000만 명이 넘게 방문한다는성심당 본점을 비롯한 여러 관광자원이 있지만, 관련된 기초적인 통계가 축적되지 않아 통계상 관광객이 감소하고 있다"며 생활인구 통계의 부재를 꼬집었습니다. 또한 "지역자원을 활용한 주민참여형 지역관광 콘텐츠를 발굴하여 추진한다면 지역민의 참여의식과 만족도 제고를 달성할 뿐 아니라 관광자와 지역민 간 유기적 교유로 연결되며 특색있는 여행경험까지 만족시킬 수 있을 것" 이라며 지역민을 포함한 주요 이해관계자 간 새로운 협력의 필요성을 언급했습니다.

이지훈 국민총행복전환포럼 연구이사는 지속가능관광지표에 대해 "관광에 대한 해당 지역 주민들의 주관적 만족도(행복도)조사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말하며 "지속가능한 지표가 전국 적용 가능한 보편적 지표가 되기 위해서는 관광콘텐츠로서 자연자원을 맨 먼저 고려하면 좋겠다"고 의견을 밝혔습니다. 이어 "관광의 본원적 의미는 방문지역의 '빛(가치)'을 보는 것" 이라며 여행은 좋은 것이고 관광은 수준 낮은 것이라는 잘못된 통념을 깨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가치'를 알 때 관광만족도도 높아질 뿐 아니라 보전의식도 자연스럽게 생긴다"며 "지속가능한 관광 또한 이 원칙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발언했습니다.

이한호 쥬스컴퍼니 대표이사는 "12년 전 광주 양림마을로 삶터를 정하고 '마을과 관광이 공존할 수 있는가?'하는 질문을 시작으로 '양림다움'을 고민한 끝에 '최선을 다한다면 공존할 수 있다'는 답을 얻었다"고 말하며 한국관광 100선, 야간관광 100선과 더불어 '지속가능행복관광 30선' 추진의 실효성, 관광으로 위기를 맞이한기존 지역들이 선택할 수 있는 비상 버튼 마련, 남부권광역관광개발사업 등 기존 문화부 관광 정책사업 개입 방안 마련의 사안들을 보완논의해나갔으면 한다고 밝혔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 마을과 관광이 공존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진 지역이 늘어날 수 있는 과정의 성과를 기대한다" 며 토론을 마무리했습니다.
#국민총행복전환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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