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담도 한 주민이 어선에서 행담도 앞바다를 보고 있다. 이 배는 주로 준치, 숭어, 꽃게잡이를 위해 사용했다.
당진시(한정만)
숭어 잡이는 초가을까지 이어진다. 여름철에는 줄낚시를 이용해 잡았는데 1∼2시간 있다 건지면 숭어가 주렁주렁 매달렸다.
"아... 정말 많았어요. 여름철에도 숭어 떼가 등이 보일 만큼 많았어요." - 한정만
준치잡이는 3, 4월부터 7, 8월까지가 철이었다. 매년 보리가 팰 때가 준치잡이의 전성기였다. 주로 물이 빠졌을 때 지메바위 앞에 그물을 친 후 그물이 쓸려가지 않게 말뚝을 박아 놓는다. 물이 빠질 때 그물에 걸린 준치를 따온다.
"정말 많았어요. 한번 그물을 치면 600~700마리를 한꺼번에 잡았죠. 준치 한 마리 길이가 수건 한 장 길이만 해요." - 이은주
준치는 1930년 대에도 많이 잡힌 것으로 보인다. 심훈의 수필 <칠월의 바다>를 보면 행담도에서 만난 노파가 '아들은 어디 갔냐'는 질문에 '중선(중간 크기 배)으로 준치 잡으로 갔슈" 하고 답한다.
노파는 또 심훈에게 손바닥 만한 꽃게를 먹으라며 권한다. 행담도 사람들에게 꽃게잡이는 이른 봄인 2월부터 4월 말까지였다. 이때가 꽃게가 영글어 가장 상품 가치가 높다. 이른 봄 행담도에서 좀 떨어진 경기도 풍도와 이파도 앞(국화도 끝부분)에 있는 도리골까지 닻배를 타고 나갔다. 도리골에서는 인천도 지척이다.
"그때 봄 꽃게는 전량 일본으로 수출했어요. 꽃게를 잡다가 '우린 비행기도 못 타 놨는데 여그 꽃게는 뱅기(비행기)타고 일본도 가네' 하고 했죠." - 한정만
꽃게가 행담도 앞바다까지 올라올 때쯤이면 6월이다. 이때 암꽃게는 알을 풀로 모래톱을 찾는다. 하지만 이때는 암꽃게가 그물에 걸리면 따서 놔준다. 6월부터 금어기이기도 하지만 알을 푼 암꽃게는 먹을 게 없어 사 가는 사람도, 먹는 사람도 없었다. 수꽃게만 잡았다. 행담도 앞에서는 여름이 지날 때쯤 꽃게를 잡았다.
낙지는 봄철엔 숫낙지만 잡았다. 암낙지는 봄철 알을 풀어 먹지 않았다.
"봄에 갯벌 속 깊은 곳에 알을 까는데 꼭 투명한 알약 같아요. 투명 비닐 막처럼 보이는 곳에 낙지 새끼들이 들어있어요." - 김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