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류식 우오수관로에서 흘러들어온 초기 우수가 팔현습지 금호강으로 흘러들어 강물이 검은색으로 변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이처럼 하천은 인간 생활에서 나오는 각종 오염원을 받아들이는 곳으로, 이러한 오염원을 철저히 관리해주지 않으면 하천의 부영양화는 심해져 악취마저 풍기는 썩은 하천으로 전락하기 마련이다. 이들 초기 우수는 완충저류시설 같은 장치를 둬 관리하기도 하지만 모든 하천에 이런 시설을 두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렇다면 이런 완충저류시설로도 걸러지지 못하고 혹은 이런 시설조차 없는 하천의 초기 우수는 어떻게 될까? 하천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야생생물들이 이들 오염원을 처리한다면 믿을 수 있을까? 다양한 습지식물들과 하천 바닥을 기는 물고기를 비롯한 저서생물들이 하천의 청소부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습지를 기반으로 살아가기에 하천에서 습지는 대단히 중요한 기능을 한다고 할 수 있다.
"큰고랭이, 도루박이, 노랑어리연꽃, 매자기, 왕버들, 버드나무, 여뀌, 줄, 좀개구리밥, 개구리밥, 생이가래 이 좁은 지역에 10종이 넘는 이렇게 많은 식물들이 모여 사는데 이들의 특징은 대부분 유기물을 좋아하는 친구들이라는 것이다. 그런 친구들만 모였다. 바로 저 우수관로로 들어오는 유기물(오물)을 이들이 처리한다. 자연수질정화시스템이 장착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지난 18일 팔현습지에서 만난 <한국식물생태보감>의 저자 김종원 전 계명대 교수는 금호강 팔현습지로 유입되는 한 우수관로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 관로를 둘러싸고 작은 웅덩이가 만들어져 그 주변을 원형으로 다양한 식물들이 자리잡은 것. 다양한 식물들이 우수관로로 넘어오는 유기물(오물)들을 처리한다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된 10종이 넘는 저 다양한 식물들이 유기물을 분해하고 흡수해주는 자연수질정화시스템 역할을 한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