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탠다드'를 젠더폭력 해결에 적용하라"공동행동 참여단체인 국제전략센터의 황정은 사무처장이 발언하고 있다.
서울여성회
또한, 한국과 상반되는 해외 정부들의 단호한 대처와 규제로 인한 효과도 언급되었다. 공동행동 참여 단체인 국제전략센터 황정은 사무처장은 해외에서는 "빅테크 기업들이 성착취물 방치로 사람들을 끌어모으며 광고 수익을 올리고 있는 만큼 불법 콘텐츠 유통에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에 주요 국가들은 빅테크 기업에 대한 법적의무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 사무처장은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27개 주 정부에서 딥페이크를 규제하는 법안을 마련했고, 영국은 빅테크 기업에 아동 안전을 위협하는 콘텐츠가 게재된 사실을 알고도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으면 경영진 개인을 처벌할 수 있도록 한 온라인 안전법을 지난해 제정했다"며 윤석열 정부의 '글로벌 스탠다드'를 젠더폭력 해결에 적용하라고 촉구했다.
'여자어'와 '남자어'를 가르치는 학교 성교육
20대 여성 예진씨는 어느 날 동생에게서 듣게 된 충격적인 성교육의 현실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었다. 동생이 학교에서 성교육을 받았다 하길래 무엇을 배웠느냐고 묻자 "남자는 직설적으로 말하고, 여자는 빙빙 돌려 말한다"는 '남자어'와 '여자어'의 차이에 대해 배우고 왔다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난소가 무엇인지, 성적 자기결정권이라는 단어는 들어보았는지 물었을 때 동생이 어리둥절해하는 모습을 보며, "제대로 된 성교육과 성평등 교육이 공교육에서 이루어지길 희망한다"고 이야기하였다.
딥페이크 사건이 터진 지 한 달이 조금 넘은 지금, 매주 이루어지고 있는 투쟁의 의미와 방향성에 대한 목소리도 나왔다. 앞서 발언한 예진씨는 "저는 제가 정말 세상을 싫어한다고 생각"했는데 "매주 시위를 나오는 제 모습을 스스로 발견하고, 마음 속 깊이에서는 누구보다 세상을 바꾸고자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발언하였다.
사회주의정당건설연대 여성해방운동 형성 김민재 사업팀장은 이날 "딥페이크 사건을 두고 (가해자들)'갱생 불가능한 것 아니냐, 이들을 모두 감옥에 넣으면 과연 갱생가능하겠냐'라고 막막하고 절망적이라고 이야기하는 분들이 많다"며, 이 절망을 끊어낼 방법은 "애초부터 여성의 몸이 남성과 같은 의미를 갖지 못하는, 여성의 몸이 성적 대상으로 취급되는 문화 자체에 대한 변혁"이라고 외쳤다. 그러면서 "여성 억압적 문화를 그 근본 원인까지 추적하여 완전히 철폐하기 위한 싸움을 끝까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금 새롭게 만들어가는 여성운동의 양상은 이전보다 발전된 형태로 만들어가야 함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 그때보다 한발 더 나아간 지점에 서 있다"며, "앞으로 딥페이크 성폭력에 맞선 우리의 투쟁은 여성억압적 문화를 완전히 철폐하기 위한 투쟁으로, 우리 삶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투쟁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딥페이크 성범죄 OUT 공동행동 소속 단체인 '대학생 공동행동'을 제안해 활동하고 있는 심규원 서울지역대학 인권연합동아리 건국대학교 지부장은 "딥페이크 성범죄가 대학에서 이루어지고"있음에도 "대학은 수수방관으로 이 문제를 일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딥페이크 대응을 위한 관계자들과의 차담회에서 디지털기기 과몰입을 막을 수 있게 하겠다"라는 발언을 비판하며 교육부의 젠더관점 인식 제고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대학생 공동행동은 돌아오는 주부터 대학 당국의 무대응과 교육부의 안일한 대처를 규탄하기 위해 대학가를 순회하며 대학생 오픈 마이크를 진행할 예정이다(딥페이크 성범죄 OUT 대학생 공동행동 신청은 기사 하단의 링크를 통해 신청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