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벽화로 유명한 LA 아트 디스트릭트 거리
경신원
아트 디스트릭트의 열기는 어디에?
오랫동안 LA 다운타운의 재개발 사업에서 소외되었던 아트 디스트릭트는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LA시의 정책적 관심을 받게 되었다. 아트 디스트릭트는 다운타운 재개발과 활성화의 일환으로 시작되었고, 정부와 민간 부문의 다양한 프로젝트가 추진되었다.
재개발 사업은 지역의 예술적 특성을 살리면서도 상업적 공간을 추가하고, 창의적인 산업을 유치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이로 인해 새로운 비즈니스가 생겨나고,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었으며, 예술가들이 활동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되었다. 특히, 주거공간의 개발과 함께 세계적인 갤러리인 하우저 앤 워스(Hauser & Wirth)와 혁신적이고 실험적인 커리큘럼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건축학교인 남캘리포니아 건축연구소(The Southern California Institute of Architecture, SCI-Arc) 등과 같은 예술 및 문화의 허브공간이 생겨나면서 아트 디스트릭트가 더욱 다채롭고 창의적인 지역으로 변화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부동산 가치의 급격한 상승을 가져와 기존 주민들과 예술가들이 거주하고 일할 수 있는 공간이 상실되게 되었다.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인해 많은 저소득층 주민들이 경제적인 부담으로 인해 지역을 떠나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많은 예술가들이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우려로 아트 디스트릭트를 보호하기 위해 재개발 사업에 대해 반발하기도 했다. 그들은 재개발로 인해 기존의 문화와 정체성이 약화되는 경우를 종종 목격했기 때문이다. LA 시 정부는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소득층 주민과 예술가들을 위한 주택 지원정책이나 임대료 통제 등의 조치를 고려하고 있지만, 이러한 정책의 실제 효과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인지, 활기가 넘칠 것으로 기대했던 아트 디스트릭트의 거리는 뜻밖에도 너무나 조용했다. 금요일 오후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리틀 도쿄역에서 아트 디스트릭트를 찾아 걷는 동안에도 제대로 된 이정표도 발견하기 어려웠고, 보행환경이 안전하다는 느낌도 받지 못했다. LA 다운타운은 재개발 사업으로 물리적인 환경은 개선되었지만, 여전히 치안문제와 노숙자 문제로 인해 지역 경제와 주거환경, 그리고 문화 발전을 저해하고 있으며, 아트 디스트릭트도 예외는 아니었다.
아트 디스트릭트는 지역에 대한 비전을 가진 사회 활동가와 예술가들의 자발적인 노력 덕분에 우범지역에서 창의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역의 활성화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커뮤니티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며, 지자체의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지역 주민들과 예술가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관광객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아트 디스트릭트를 방문할 수 있도록 보행 환경을 개선하는 것은 지자체의 책임이다. 시민들이 살고 싶은 매력적인 도시를 만드는 일은 커뮤니티, 지자체, 그리고 민간 기업의 협력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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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서울의 골목길>, <엄마 말대로 그때 아파트를 샀어야 했다> 출간, 주택, 도시, 그리고 커뮤니티를 공부하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마주한, 다소 낯설지만 익숙해지고 있는 한국의 여러 도시들을 탐색 중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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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한 예술도시' LA 아트 디스트릭트, 기대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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