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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법정 시한 마지막 날 11개 상임위원장 선출...국힘, 연좌농성

[현장] 우원식, 여권 반발 뚫고 단독 원 구성 처리.. 추경호 "법사위만 달랬지만 거부"

등록 2024.06.10 22:52수정 2024.06.11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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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개 국회 상임위원장 선출 안건이 1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야당 단독으로 상정되고 있다. ⓒ 남소연

 
개원에 이어 원 구성까지, 여당인 국민의힘의 자리는 비어있었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을 비롯한 '거야' 진영은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회 운영위원장, 법제사법위원장,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을 비롯한 11개 상임위원회의 상임위원장을 최종 선출했다. 22대 국회 첫 원 구성마저 야권 단독으로 이어진 것이다.

추경호 "법사위만 달랬지만 거부"... 국힘 의원들, 의장실 앞 연좌농성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이 원 구성 법정 시한 마감일인 만큼, 국회법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다시 강조했다. 우 의장은 오후 9시께 개의된 2차 본회의에서 "마지막까지 이견이 조정되지 않으면 국회법을 따르는 것이 갈등에 함몰되지 않고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여야 양당 원내대표와 우원식 국회의장 간 3자 회동은 오후 4시께와 오후 7시 45분께 각각 열렸으나 입장 차 확인만 반복될 뿐 접점은 찾지 못했다. 이 가운데 국민의힘 측이 11개 상임위원회 위원 배정에 반발, 이를 단체로 사임하는 공문을 국회의장에게 발송하기도 했다.

"협치 파괴 책임 있는 우원식 국회의장 사퇴하라!"
"국회정신 무시하는 이재명 방탄 중단하라!"


오후 8시께, 마지막 회동이 진행되고 있던 국회의장실 앞이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재명 방탄 사죄하라" "우원식 의장 사퇴하라" 등의 손피켓을 들고 의장실 앞에서 연좌농성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농성은 1시간여 지속됐다. 일부 의원은 "국회의장 (소리) 붙일 필요없다"며 "민주 국회 파괴하는 우원식은 사퇴하라"를 외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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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국회의장(왼쪽)이 10일 오후 국회 본회의를 개회하기 위해 본회의장으로 향하며 국민의힘 의원들의 항의를 받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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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11개 국회 상임위원장 선출 투표를 위해 동료의원들과 함께 줄 서 있다. ⓒ 남소연

 
협상 가운데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연좌 농성 자리를 가로질러 갈 때도 여지없이 비난이 날아들었다. 한 의원은 박 원내대표를 향해 "나중에 부메랑으로 돌아가요! 명심하쇼!"를 외쳤다. 마지막 회동에선 국민의힘이 결국 '법사위원장만 갖겠다'며 운영위, 과방위 상임위원장 직을 포기하겠다는 카드를 제시했지만, 결국 수용되지 않았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결국 오후 8시 50분께 국민의힘 의원들의 거센 항의를 뚫고 본회의장으로 직행, 의장석에 서서 야권 단독 원 구성 절차를 시작했다. 우 의장은 "국민 여러분께서 걱정이 크실 줄 안다"며 "오늘 이후라도 여야가 더 깊이 대화하고 합의점을 만들어갈 수 있길 바라며 의장도 함께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원 구성 협상 최종 결렬 이후 여당의 반발 수위는 더욱 거세졌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의장실 앞 자당 의원 앞에 서서 "법사위를 준다면 운영위와 과방위를 포기하고 민주당에 줄 수 있다고 했으나, (민주당이) 단칼에 거부했다"면서 "민주당은 기승전 이재명 방탄, 언론 방송 장악에 혈안이 돼 있고, 발목잡기와 대통령 흠집 내기로 결국 대통령 탄핵 정국을 기도하는 음모를 여실히 드러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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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의원들이 10일 오후 국회의장실 앞에서 우원식 국회의장 사퇴, 이재명 방탄 사죄를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상임위원장 선출 절차 강행 시도를 규탄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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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의원들이 10일 오후 국회의장실 앞에서 우원식 국회의장 사퇴, 이재명 방탄 사죄를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상임위원장 선출 절차 강행 시도를 규탄하고 있다. ⓒ 남소연

 
우원식 "갈등 낮추려면 일단 문 열어야"... 법사위 정청래·과방 최민희

우원식 의장을 향해선 "민주당 대변인처럼 편을 들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추 원내대표는 "그 어떤 중재력도 발휘하지 않는 우 의장에게 심심한 유감의 뜻을 다시 한 번 표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 의장은 "민생이 절박하다"는 이유를 들며 원 구성의 명분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민생 문제 ▲남북관계 긴장 악화 ▲의료계 집단 휴진 등을 거론하며 "국회가 손 놓고 있을 일이 아니다"라며 "한순간에 해결되기는 어렵겠지만, 당장 갈등 수준부터 낮춰야 하고, 그러자면 국회가 문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 의장은 또한 본회의 산회 직전 "37년 전인 1987년 오늘은 민주주의 금자탑을 놓은 날인데, 올해 6월 10일은 그동안 우리가 가벼이 여기던 국회법을 지키기 시작한 날로 기억되길 원한다"면서 "7개 위원장 선출은 안 됐기에 국회법을 지키는 일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는데, 의장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오는 11일 의원총회를 열고 상임위 가동 여부 등 향후 국회 운영 방향을 논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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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국회 본회의에서 법제사법위원장으로 선출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동료의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 남소연

 
한편, 이날 국회 본회의를 통해 야권 단독 선거로 선출된 상임위원장은 ▲운영위원장(박찬대, 3선) ▲법제사법위원장(정청래, 3선) ▲교육위원장(김영호, 3선)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최민희, 재선) ▲행정안전위원장(신정훈, 3선) ▲문화체육관광위원장(전재수, 3선)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어기구, 3선) ▲보건복지위원장(박주민, 3선) ▲환경노동위원장(안호영, 3선) ▲국토교통위원장(맹성규, 3선) ▲예산결산특별위원장(박정, 3선) 등이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우원식 #국회의장 #원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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