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딸' 기사가 톱1감이었나?

[시민기자 편집위] 21일 1, 2기 공동모임 개최... 배치 부적절성 지적

등록 2005.04.26 00:55수정 2005.12.14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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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오마이뉴스 3층 사무실에서 제1기 뉴스게릴라 편집위원회 11차 정기모임 및 제2기 뉴스게릴라 편집위원회 준비모임이 공동으로 열렸다. 이 자리에는 1기 김대홍 김은식 김준회 윤근혁 이봉렬 한나영씨와 2기 김정은 김혜원 나영준 이정환 이정희 전진한씨 등 총 12명과 성낙선 뉴스게릴라본부장이 참석했다. 김대홍씨와 이봉렬씨는 2기 편집위원이기도 하다.

제1기 편집위원회 마지막 모임이었던 이날, 위원들은 최근 오마이뉴스 기사에 대해 강도 높은 쓴소리를 쏟아냈다.

3, 4월 오마이뉴스가 주요하게 배치했던 기사 중에서는 '인터넷에 교사 작성 추정글 '파문'(3월31일)', 'DJ 평전에 쓰려했던 '숨겨놓은 딸'이야기(4월19일)' 등 두 편이 도마 위에 올랐다. 편집시스템이 부적절했다는 것. '빈궁마마에게 눈높이를 맞춰주세요(4월19일)'와 장애인 관련 기사도 주요하게 거론됐다.

또 제 1기의 1년 활동에 대해서는 자료준비가 부족했다는 자성론이 많이 나왔다. 주로 톱기사에 대해서만 논의했는데 향후에는 섹션면과 잉걸기사에 대한 논의를 확대하는 등 회의 주제를 다양화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다음은 회의 주요 내용이다.

"교사 촌지 보도 그렇게 끝낼 일이었나"

한 달 동안 주요 기사를 평하는 자리에서 가장 먼저 등장한 건은 '교사 촌지' 관련 기사. 편집위원들은 "그런 기사를 쓸 수는 있다, 하지만 그 기사를 톱1에 배치한 것은 문제 아닌가"라고 의문을 표시했다.


3월 31일 메인면 톱1로 배치됐던 '인터넷에 교사 작성 추정글 '파문''의 경우, 사실 확인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교사 추정’이라고 보도한 것은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발빠르게 사과하긴 했지만 후속작업에 대해선 여전히 불만이란 지적이 나왔다.

오마이뉴스가 여교사가 아니라는 보도를 한 이후 포털에선 관련 뉴스가 한꺼번에 사라졌지만 과연 그렇게 끝날 일이었느냐는 것. "실제 중요한 것은 '촌지'에 대한 것인데, 그 문제는 전혀 다루지도 못하고, 글쓴이가 교사인지 아닌지만 화제가 되고 말았다." 한 편집위원은 중요한 것은 교사인지 아닌지가 아니었으며, 실제 교사였더라도 '톱 1'감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4월 19일 메인면 톱1에 배치됐던 'DJ 평전에 쓰려했던 '숨겨놓은 딸'이야기'에 대해서는 SBS '뉴스추적‘에 보도될 예정이라는 발표가 나오고 난 뒤 그 글을 쓴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해당 기사가 "사실은 나도 알고 있던 얘기다"라는 것 외에 별다른 내용이 없었다는 것.

편집위원들은 퇴임한 대통령의 은닉한 딸 소식이 톱기사 감인지, 그걸 국민이 알아야 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국정원 부분을 집중 파헤쳤다면 특종이 될 수도 있었겠지만 '딸이 있다'는 데에만 초점을 맞추면서 스캔들 기사에 머물렀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오마이뉴스측은 "이번 보도는 특정 개인의 사생활이라는 측면도 있지만, 국가기관인 국정원이 대통령의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기업의 돈을 끌어들였다는 의혹이 제기된 사안으로 주요하게 보도할 가치가 충분히 있었다고 본다"고 밝혔다.

오마이뉴스측은 또 "김○영씨의 호적이나 김씨가 할아버지와 외삼촌 등의 호적을 전전하게 된 내용 등은 SBS 보도에 나오지 않은 새로운 팩트였다"고 밝혔다. 또 오마이뉴스측은 "김○영씨 모녀가 정대철 전 의원의 부모인 정일형-이태영 부부, 재미사업가 조풍언씨, 김홍일 의원 등의 후원을 받아왔다는 내용 역시 사실상 오마이뉴스의 최초보도였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편집위원회에서는 '자궁적출' 문제를 다룬 '빈궁마마에게 눈높이를 맞춰주세요(4월19일)' 의 경우, 기사댓글에서 자궁적출시 나타나는 증상에 대한 논란이 빚어졌다며 의학분야를 거론하는 기사는 전문가에게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와 관련, 편집위원들은 기사의 팩트 확인을 위해 해당 분야 전문가나 시민기자들에게 도움을 받는 게 어떻겠냐고 대안을 제시했다. '교사 촌지' 기사의 경우에도 교사 시민기자들에게 전화 몇 통화만 했다면 이렇게 파문이 커지진 않았을 거라는 것.

새로운 시사용어나 전문 용어가 나오면 따로 정리해두면 도움을 받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한 위원은 "'뷁'처럼 신조어 사전도 좋을 것 같다"는 재미있는 의견을 내놓았다.

"조회수 낮더라도 소외계층 기사 유지 당부"

'장애인의 날' 장애인들이 마포대교에서 시위한 기사가 발빠르고 주요하게 취급되지 않은 데 대해서도 문제제기가 나왔다. 전날 '강원래 인터뷰' 기사가 나가면서 신선한 반응을 얻었는데, 정작 당일 장애인들의 시위 기사가 밤늦게야 나와 아쉬웠다고 말했다.

편집위원들은 "오마이뉴스가 지속적으로 소외계층 기사를 주요하게 다루려는 노력을 잃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정당의 전당대회 같은 것만 생중계 하지 말고, 장애인단체의 전국행사나 민주노총 등의 행사에도 생중계 등의 방식을 도입해볼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성낙선 오마이뉴스 뉴스게릴라본부장은 "오마이뉴스는 이제껏 장애인 등 소외계층에 대한 보도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며 “좀더 독자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기사를 쓰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편집위 정기모임시 다양한 고민 부족"

1기 편집위원회 1년을 돌아보는 자리에선 자성론이 많았다. 회의준비가 미흡해 더 많은 논의를 하지 못했고, 초기 다양한 주제를 다뤘던 데 비해 점차 주요배치 기사에만 논의가 집중됐다는 것.

특히 섹션면에 대한 고민이 부족해진 데 대해 오마이뉴스 측의 노력이 부족했다는 시각도 있었다. 여성면에 대한 보강과 기자 확보 등을 계속 요구했지만 반응이 없었다고. 그러나 편집위원들의 관심이 점차 섹션면에서 멀어졌다는 데 대해선 공감을 표시했다.

편집위원회가 시민기자들에게 다가서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자성도 나왔다. 회의에서 나온 내용을 독자들에게 알리고, 독자들의 의견을 받아들이기 위한 고민이 부족했다는 평가. 편집위원들은 편집위 기사를 독자들이 상시적으로 볼 수 있도록 편집차원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제1기 편집위원회는 이날 모임을 끝으로 공식 활동을 마감했으며, 5월18일 제1차 모임을 시작으로 제2기 활동이 공식화된다. 1기 위원들은 뉴스게릴라 편집위 명예위원으로 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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