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침개 재료와 다듬는 모습김현
말이 특별 요리지 실제론 특별한 건 아닙니다. 내가 만들 특별 요리는 온갖 신선한 야채를 넣어 만들 전(부침개)입니다. 난 그 특별 요리를 만들기 위해 깻잎. 표고버섯. 양파. 감자. 고구마. 당근. 팽이버섯. 실파를 냉장고에서 꺼내 씻고 적당한 크기로 잘라 부침개를 만들 준비를 합니다. 씻고 칼질하고 하는 것은 내 몫이지만 남편이 조금은 못미더웠는지 어느 새 왔는지 뒤에서 아내가 이것저것 알려줍니다.
"당신, 제대로 하려나 모르겠네."
"무슨 소리? 당신 나 의심하는 거야. 자취 경력 10년이 넘는다구. 이것은 당신과 아이들을 위한 최고의 요리가 될 테니 기대해 보라구."
"피∼. 기대해 볼 게. 근데 양파를 그렇게 두껍게 자르면 어떻게 해. 얇게 해야지. " 하고 깻잎은 듬성하게 자르면 돼."
“이 사람아 걱정하지 말고 가서 누워있기나 하셔. 여기 일은 내가 알아서 할테니. 자취 10년이 넘는다니까 그래."
말은 자신만만하게 했지만 솔직히 조금은 염려도 됩니다.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아이들에게 그리고 아프다는 아내에게 특별 요리를 해준다고 큰 소리 떵떵 쳤으니 끝까지 해봐야지요.
야채를 적당한 크기로 자른 다음 반죽할 통에 온갖 야채를 넣습니다. 그리고 그 위에 밀가루를 적당히 부은 다음 물을 일곱 컵 정도 부어 반죽을 하기 시작합니다. 손으로 반죽을 하고 있는데 그 모양이 어설펐는지 아내가 가지 않고 "그렇게 하면 밀가루 안 풀어진다고. 팍팍해도 되니까 힘차게 해"하며 훈수를 합니다. 뒤에서 훈수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아픈 사람 같지가 않습니다. 속으로 "안 아프면 자기가 하지" 중얼거리지만 어찌 그럴 수 있나요.
반죽을 하면서 계속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게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부침개를 만들려고 하는데 정말 필요한 오징어가 빠진 것입니다. 미리 냉장고에서 꺼내놓아야 하는데 갑자기 만들다보니 그렇게 됐습니다. 그래서 오늘 만드는 부침개는 해물이 빠진 오리지널 야채 부침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