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시작 전 경희대학교 국제교육원의 한국어강의. 수강생은 대개 중국인 학생들이다.조석근
서울시 동대문구 회기동, 휘경동, 이문동 일대에 외국인 거주자들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 외국인 거주자들은 대개 경희대학교와 한국외국어대학교의 유학생들로, 중국인들이 다수다.
외국인 거주자의 규모를 정확하게 가늠할 수는 없으나, 회기동 일대의 공인중개인들의 말에 따르면 많을 때는 하루 10건 이상 외국인 학생들의 문의와 계약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인근의 한 고시텔의 경우 100여명의 거주자 중 25명이 외국인인데, 대체로 중국인·일본인 학생들이라고 한다. 대학 주변의 음식점, PC방, 편의점 등 업소들에서 심심치 않게 외국인 아르바이트 학생들을 만날 수 있는데, 역시 중국인 학생인 경우가 가장 많다.
이 일대에서 중국인을 비롯한 외국인 학생은 최근 2~3년 사이에 급증했는데 경희대학교의 어학연수, 교환학생, 입학자들이 대다수다.
외국인 학생을 대상으로 한국어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이들의 학교 생활을 관리하는 경희대 국제교육원의 이정희 교수는 "경희대로 오는 유학생은 연간 3000명 가량"이라고 말하고 "전체 4학기(한 학기 기간이 10주) 중 한 학기당 평균 800여명의 유학생들이 등록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올해 통계로 가을학기에 900명, 겨울학기에 800여명이 등록하였는데 중국인 학생들이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다"고 말하고 "전 세계적으로 중국인의 외국 유학이 급증하는 추세에 더해 몇 년 사이에 일어난 한류열풍도 적잖이 작용했으며 중국 등에 진출한 한국계 기업의 영향이 큰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른바 '선진국' 출신 유학생 비중은 매우 낮아, 학교차원에서 유학을 선택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지적했다. 비용은 한 학기에 약 135만원 정도 드는데, 경희대의 한국인 학생들 중에서 어학 도우미를 지정하여 유학생들을 보조해주고 있다. 해외에 자매결연 학교(현재 190여개)가 다른 대학에 비해 많은 경희대가 유학생을 상대적으로 많이 유치하고 있다고 한다.
@BRI@유학생의 다수를 차지하는 중국 학생들에게 한국의 주거비, 일반 소비 비용, 교통비와 식비는 중국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주거비만 하더라도 회기동 일대의 경우, 10평 미만의 지상 한 세대가 전세 4000만원을 호가하기도 한다. 중국인과 일본인이 많이 거주하는 고시텔의 경우에도 시설에 따라 35~40만원의 월세를 지불해야 한다.
생활을 위해 적극적으로 아르바이트를 해야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기에 아르바이트를 하는 중국인 유학생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이들은 한국인들과 부딪히며 상당한 소외감을 느끼고 있었다. 더구나 아시아계 이주자들에게 냉담한 한국 사회에서, 중국에서 건너온 많은 중국인 노동자들과 조선족들처럼 중국인 유학생들도 보이지 않는 차별을 경험하고 있었다.
필자들은 경희대 내 유학생 중 비교적 한국 체류기간이 긴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중국 산동 출신인 려붕(23)씨와 해남 출신인 장계홍(25)씨는 모두 경희대학교 경영학부 2학년에 재학 중이다. 각각 2003년 1월과 6월에 한국에 들어와 지금까지 학부생활을 하고 있는 이들은 필자들에게 한국생활에서 겪는 많은 고충을 털어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