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하게 다이어트하면 2세 당뇨병 유발 위험"

원자력병원ㆍ서울대의대 연구팀

등록 2007.02.01 08:48수정 2007.06.15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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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가임기 여성이 무리한 다이어트를 해 영양결핍 상태가 되면 체내 미토콘드리아 이상을 일으켜 자녀들에게 당뇨 및 대사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BRI@원자력병원 이윤용 연구원과 서울대의대 내과 이홍규ㆍ박경수 교수팀은 인위적으로 영양결핍을 일으킨 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영양결핍이 췌장 내 미토콘드리아 이상을 초래하면서 인슐린 분비를 감소시키고 결국 당뇨병이 생길 위험성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일 밝혔다.

이 연구원이 박사 학위 과제로 연구한 이번 논문은 2일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열리는 제4차 아시아 미토콘드리아 연구의학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 실험은 임신한 암컷 쥐 10여마리를 대상으로 임신 초기부터 태어난 지 20주까지에 걸쳐 일반 사료보다 단백질이 3분의 1에 불과한 `저단백 사료'를 먹여 영양결핍을 유발한 뒤 각 조직 정상 쥐들과 비교, 관찰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생후 20주 된 쥐는 사람으로 치면 20~30대에 해당한다.

이 결과 영양실조 상태로 태어난 새끼 쥐는 정상 쥐에 비해 출생 시부터 체중이 적었으며, 젖을 뗀 후 정상 사료를 먹이는데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체중이 불지 않았다.

또한 생후 20주가 돼 어른 쥐가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영양실조 상태에서 태어난 쥐는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 베타세포 내의 미토콘드리아 모양 및 숫자가 비정상적이었고, 미토콘드리아의 호흡기능을 담당하는 단백질 중 하나인 `시토크롬 c-산화효소(cytochrome c oxidase)'도 발현이 줄어 있었다.

이 같은 결과를 볼 때 심한 다이어트로 인한 영양결핍이 난자의 발육과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이상을 가져와 결국 성인이 되어가면서도 당뇨병을 포함한 대사성증후군 등 여러 질병에 걸리기 쉬운 상태가 된다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연구팀은 특히 자녀의 미토콘드리아가 전부 엄마의 난자로부터 물려받는다는 점과 수정 과정에 미치는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의 중요성을 고려한다면, 쥐 실험에 나타난 이번 연구결과가 사람에게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내에 존재하는 소기관 중의 하나로 세포 내 영양분을 산소와 반응시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세포 내 공장에 해당한다. 앞서 이홍규 교수팀은 태아기의 영양실조가 췌장, 골격근, 간 등의 주요 장기에서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을 감소시킨다는 동물실험 결과를 보고 한 바 있다.

이윤용 연구원은 "쥐가 영양결핍 상태가 되면서 산화적 스트레스에 노출되고, 결국 미토콘드리아에도 이상을 가져오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홍규 교수는 "태아기와 생후 초기의 영양실조가 여러 성인병의 발생에 중요 요인이 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온 사실"이라며 "동물실험 결과를 사람에게 바로 적용하는데 어려움이 있기는 하지만 임신 전 무리한 다이어트로 인한 미토콘드리아 이상이 태아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개연성은 큰 만큼 무분별한 다이어트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bi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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