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지 에릭을 위해 만들어진 케릭터 강태주imbc
MBC 주말미니시리즈 <케세라세라>에서 에릭은 백화점 사주의 딸 차혜린(윤지혜)과 위태로운 계약연애를 하면서 한편으로는 어수룩한 순진녀 한은수(정유미)와의 사랑을 키워가는 작업남 강태주(문정혁)를 연기한다. <신입사원>과 <낙하산요원>에 이어 에릭에 의한, 에릭을 위한, 에릭의 세 번째 드라마인 셈이다.
닳고 닳은 연애스토리라 할지라도 귀엽고 사랑스러우며 일상의 스트레스를 잊을 정도로 웃겨 주기까지 하니 작품성을 기대한 작품이라면 몰라도 아무 생각 없이 보여주는 대로 보고 웃겨주는 대로 웃을 준비만 되어 있다면 높은 점수를 주어도 억울할 것은 없지 않을까.
좌충우돌, 용감무쌍, 단순무식 강태주(에릭)와 어리버리, 순진무구, 철딱서니 한은수(정유미)의 귀여운 사랑을 보고 있노라면 그 유치찬란함에 자신도 모르게 동화되어 그들의 대화에 끼어들어 이야기를 나누고 있거나 훈수를 두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그래, 한때 나에게도 정유미같은 모습이 있었어. 나도 한때는 에릭처럼 멋진 바람둥이도 깜빡 넘어갈 만큼 매력 있고 사랑스러운 여자였다니까. 믿거나 말거나 말이지….'
대부분의 남편들은 이런 아내들에게 '스토리도 없는 연속극에 빠져 현실과 드라마를 구분하지 못하는 모자란 아줌마'라며 비난의 화살을 날리지만 정작 아내에게 드라마 한 편만큼의 위로도 되어주지 못하는 자신들은 왜 반성하지 못하는지 오히려 궁금하다.
일상의 고단함과 팍팍함을 잊게 해주는 착한 드라마 <케세라세라>는 비타민C처럼 상큼한 연기자 '에릭'이 있기에 살아난다.
완벽한 스토리, 치밀한 구성, 이면에 숨겨진 의미까지 담겨진 대작들도 좋지만 그러지 않아도 복잡한 세상, 가끔씩은 스낵처럼 가볍고 만화처럼 유치한 이야기에도 관심을 가져보면 어떨까. 무게를 내려놓고 마음을 비운다면 세상은 좀 더 많은 즐거움을 허 할 것이다.
골치 아픈 세상 케세라세라(될 대로 되라라는 뜻), 잊고 싶은 세상 케세라세라, 복잡한 고부관계 케세라세라, 구멍난 가계부 케세라세라. 세상일은 되어가는 대로 잠시 내버려두고 '에릭' 혹은 푼수떼기 아가씨 정유미와의 데이트를 상상해 보자. 영혼의 나이가 10살쯤은 젊어지지 않을까?
덧붙이는 글 | 김혜원 기자는 티뷰기자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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