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이명박, 당 뛰쳐나올 수도 있다
당내 경선판 깨려는 사람은 박근혜"

[한국 보수 대해부 3부-전망⑥ 마지막회] 보수논객 4인, 집권 가능성을 논하다 ①

등록 2007.05.11 11:00수정 2007.05.13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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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는 지난해 12월부터 '보수 대해부' 3부작을 기획 연재하고 있다. 1부에서는 각 그룹별 보수단체의 결성 배경과 인맥, 지향점 등을 집중 해부했고, 2부에서는 논쟁인터뷰와 대담을 중심으로 보수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을 들어봤다. 그리고 마지막 3부에서는 집권을 향한 뉴라이트의 전략과 보수진영의 유권자운동 등을 집중해서 다뤘다. 이번 기사는 총 3부에 걸친 이 시리즈의 마지막회이다. <편집자주>
- 진행·정리 : 김당·구영식 기자
- 사진 : 남소연 기자


변희재 <빅뉴스> 편집장 겸 대표, 신혜식 <독립신문> 대표, 이해원 <뉴라이트폴리젠> 대표, 박용석 <엔알젠> 대표 보수논객 4인이 3일 <오마이뉴스>가 마련한 '보수논객 4인, 집권 가능성을 논하다' 좌담회에 참여했다.
변희재 <빅뉴스> 편집장 겸 대표, 신혜식 <독립신문> 대표, 이해원 <뉴라이트폴리젠> 대표, 박용석 <엔알젠> 대표 보수논객 4인이 3일 <오마이뉴스>가 마련한 '보수논객 4인, 집권 가능성을 논하다' 좌담회에 참여했다.오마이뉴스 남소연
'젊은 보수' 논객들은 대체로 한나라당의 집권 가능성을 반반으로 보는 가운데 박근혜-이명박 후보의 분열 가능성을 크게 우려했다.

<오마이뉴스>가 주최한 '젊은 보수 논객 초청 좌담회'에서 이들은 또 한나라당으로 대표되는 보수세력 집권의 걸림돌은 '외부의 적'이 아니라 '내부의 적'임을 분명히 했다.

한나라당 집권 걸림돌, 바깥 아닌 안에 있다

우선 이해원(41) <뉴라이트폴리젠> 대표는 "한나라당이 당내 민주화도 안돼 있고 조직체계도 허술하고 박근혜·이명박 눈치 보기에 바쁘다"고 전제하고 "(이런) 한나라당을 지지해야 하는지는 의문이지만, 한나라당이 틀림없이 집권할 것이다"고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반면에 변희재(33) <빅뉴스> 편집장은 "(대통령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를 찍게 만들려면 역사적 감동이 있어야 한다"고 전제하고 "그런데 한나라당이 걸어온 길을 보면 감동을 줄 만한 역사적 자산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서 "(한나라당 집권이) 상당히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박용석(39) <엠파람> 대표(전 <폴리젠> 편집위원장)는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낙관적이었는데 4·25 재보선 끝나고 그 결과를 처리하는 과정을 보니까 회의도 든다"고 토로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100% 집권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집권하기 어렵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면서 "호남의 30%를 한나라당 표로 끌어들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고 주장했다.


신혜식(39) <독립신문> 대표는 "(반대 진영은) 11월께 구심점을 만들어낼 것"이라며 "그런 상황이 오면 이번 선거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으로 간다"고 다소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이와 같은 비관적인 전망의 배경에는 한나라당 예비 대선주자인 박근혜·이명박 간 갈등과 한나라당의 분열 가능성이 자리잡고 있다.


[집권 가능성] "이·박 갈라지는데... 범여권 단일후보 나오면 내리막"

이해원 <뉴라이트폴리젠> 대표
이해원 <뉴라이트폴리젠> 대표 오마이뉴스 남소연
신혜식 대표는 "이명박·박근혜 후보의 지지도가 70%이지만, 두 후보가 갈라서기 일보 직전일 정도로 감정의 골이 깊어져 지지도를 유지할 동력을 상실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범여권의) 단일후보가 나오면 내리막길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사실 (두 사람 중에) 누가 나와도 (한나라당이) 집권할 수밖에 없는데 서로 싸우고 있다"면서 "이는 국민이 바라는 바가 아니다"고 진단했다.

이해원 대표도 "한나라당의 분열이 심각하다"고 공감을 표시했다. 그는 특히 "당 대표는 당이 두 후보 위에 있음을 보여줘야 하는데 이렇게 눈치를 보면 싸움은 더 악화된다"면서 "지금의 분열이 임계점을 넘어서면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박용석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들이 자기의 장점을 극대화해 지지도를 올릴 생각을 해야 하는데 대립각을 세울 생각만 한다"면서 "뉴라이트도 둘로 나뉘고 올드라이트 내부에서도 서로 비판하면서 사분오열되고 있어, 요새는 집권이 쉽지 않겠다고 생각한다"고 우려했다.

그는 "정운찬마저 탈락한 마당에 새로운 후보가 나와 한나라당 후보를 위협하기는 힘들 것이지만 박근혜·이명박이 갈라서면 한나라당은 없어진다"면서 "(그러면) '잔류 한나라당' 대 '뉴한나라당'으로 나눠진다"고 분열 가능성을 예상했다.

반면 변희재 편집장은 한나라당 승리의 가능성을 '범여권'이라고 부르는 반한나라당 연합세력의 이합집산에서 찾았다.

변 편집장은 "한나라당이 갈라진다고 동력이 떨어지거나 지지자가 와장창 떨어진다고 할 수 없다"고 전제하고 "(범여권 등 진보진영은) 한나라당의 집권을 저지하기 위해 원칙을 엉망으로 만들고 있다"면서 "이것 때문에 한나라당이 집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요즘 정치인들이 정당정치의 원칙을 깨고 탈당을 상시적으로 하고 그 모든 것을 '반한나라당 연합전술'로 정당화한다"면서 "이는 진보진영의 이율배반이다"고 비판했다.

['빅2' 갈등] "이러다가 경선 제대로 치를지... 판 누가 깰까"

그러나 박용석 대표는 "집권의 걸림돌은 진보진영의 집권방해 등에 있는 게 아니라 내부에 있다"면서 "구태로 회귀하고, 자기 이익을 위해 당 이익을 희생시키고, 끊임없이 분열하는 모습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고 주장했다.

신혜식 대표도 "지금 두 후보는 보수를 아우르거나 설득할 수 있는 비전이 없다"면서 "분열 가능성이 반반에서 60%로 늘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명박·박근혜의 대립과 갈등은 한나라당이 내리막길로 갈 수밖에 없도록 만들고 있다"면서 "이런 분열 속에서 한나라당이 경선을 무사히 치르기 어려운 상황으로 가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다른 논객들도 대체로 이와 다르지 않은 인식을 드러냈다. 누구든지 본선에만 나가면 승리할 수 있다는 낙관주의가 예선을 둘러싼 사소한 싸움에 모든 것을 걸게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누가 먼저 판을 깰지에 대해서는 견해가 갈렸다.

신혜식 대표는 "(여론조사에서) 이명박이 독자 출마해도 1위를 달린다는데, 이건 이명박이 딴 생각을 할 수 있는 요건이 된다"면서 "한나라당과 보수시민단체는 그동안 우리들만의 잔치를 벌여왔다"고 비판했다.

박용석 대표는 "판을 깨려는 사람은 박근혜 쪽 같다"면서 "사실 강재섭 대표가 물러났어야 했는데 자리를 보전하고 있는 걸 보면 철판을 깔았다"고 비판했다.

변희재 편집장은 "룰이 합의가 안되면 이명박이 (뛰쳐나와) 범여권 후보가 돼서 (한나라당의) 박근혜랑 붙을 수 있다"는 식으로 이명박 전 시장이 범여권 후보가 되는 가능성까지 열어 놓았다.

[집권 해법] "중도좌파도 함께? 보수로 우회전해야"

변희재 <빅뉴스> 편집장 겸 대표
변희재 <빅뉴스> 편집장 겸 대표 오마이뉴스 남소연
이에 대한 해법과 한나라당의 집권 가능성을 염두에 둔 '중도 마케팅'에 대한 견해는 대체로 '보수 정체성의 강화' 쪽으로 모아졌다.

이해원 대표는 "이명박이나 박근혜는 보수나 우익이 우리를 지지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중도좌파를 끌어오면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서 "정책도 보면 포퓰리즘적이다, 인기위주 정책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한나라당이 홍준표 의원의 '반값 아파트 공급'을 당론으로 결정했다"면서 "이것이 중도좌파적인 정책인데 결과가 나쁠 게 뻔한 정책를 내놓은 것이 못마땅하다"고 비판했다.

신혜식 대표도 "박근혜·이명박 지지는 보수적인 가치를 실현해야 한다는 국민적 메시지다"고 전제하고 "(한나라당에) 이것도 저것도 아닌 정책이 많이 나왔다"면서 "자꾸 다른 사람이 멋있어 보인다고 거기에 맞춰서 가려고 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이명박은 운하로, 박근혜는 페리로 심각한 상황에 봉착할 것"이라며 "경제적 가치도 문제지만 환경문제도 심각해진다, 도대체 우리에게 왜 운하가 필요하냐"고 반문해 눈길을 끌었다.

박용석 대표도 "보수도 진보도 제대로 못하면서 중도쪽을 끌어오려고 하면 안 된다"면서 "보수가 보수다운 모습을 보이고 보수적인 정책을 펼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그는 특히 "한나라당이 오만방자해졌다"면서 "박근혜든 이명박이든 몸을 낮추어야 한다, 집권한 것처럼 행동하는 것은 다 된 밥에 재 뿌리는 짓이다"고 충고했다.

변희재 편집장은 보수진영 쪽에도 진보진영과 마찬가지로 원칙을 지킬 것을 강조했다. 그는 "두 후보의 분열을 막으려면 집권을 못하는 한이 있어도 정당민주주의의 원칙을 지키는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면서 "올바른 보수진영이라면 원칙을 깨는 후보에 대해선 집 앞에서 할복을 하거나 화염병을 던지겠다는 자세로 대처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지난 3일 서울시내 한 식당에서 두 시간 동안 진행된 이 좌담의 전문은 다음과 같다.

"보수-진보 구분, 사안 따라 달라질 수 있어"

- 보수세력이 꼭 집권해야 하는 이유가 있나? 이와 관련, 특히 올 대선의 시대정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박용석 <엠파람> 대표 "먼저 정리할 게 있다. 진보-보수, 좌파-우파 개념은 20세기적인 개념이다. 낡은 개념인 것이다. 이 개념은 6·25와 5·18이라는 두 역사적 사건에 의해 생겼다. 6·25세대는 빨갱이에 대한 적개심을 바탕으로 우파의 스탠스를 취했고, 좌파(5·18세대)는 군사독재와 보수에 대한 적개심을 통해 자신의 이념적 스탠스를 정했다.

사실상 20세기적 좌·우파의 대립은 적개심의 대립이었다. 21세기에는 좌-우파, 보수-진보 개념도 바뀌어야 한다. 왜 보수 또는 진보가 필요한지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게 필요하다. 왜 보수의 집권이 필요한가? 우린 진보에 대한 적개심으로 뭉친 20세기적인 보수의 집권에는 반대한다.

지금 필요한 건 아주 간단하다. 먹고 살 수 있고, 국민들이 안심하게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게 우리가 가야 할 길이다. 그렇게 가기 위해 자유주의 이념이 필요하다. 이것은 공산주의를 반대한다는 점을 빼고 기존의 보수 이념과 많이 다르다. 기존의 낡은 좌우대립을 깨고 자유주의를 통해서 먹고 사는 문제, 외교·안보문제를 해결해서 편안하게 사는 나라를 만드는 게 필요하다."

이해원 <뉴라이트폴리젠> 대표 "저도 보수-진보 용어 자체를 싫어한다. 낙태를 반대하면 진보인가 보수인가? 대북지원에 찬성하면 진보이고, 반대하면 보수인가? 사안에 따라 (보수-진보의 구분이) 달라질 수 있다. 사안마다 실용적으로 따져야 한다.

보수의 집권과 관련, 정책으로 들어가야 한다. 연금문제, 대북문제 등을 누구한테 맡겨야 합리적으로 해결할지 따져야 한다. 단순하게 보수-진보를 나눠서는 안된다. 한나라당에서 하고 있는 일 중에서 못마땅한 게 많다."

변희재 <빅뉴스> 대표 "개인적으로 나는 포털과 싸우면서 보수로 분류되기 시작했다. 진보매체에서 안 받아주니까 <조선일보>에 글을 기고했다. 고건 전 총리 때문에 '중도'라는 단어가 오염됐긴 하지만 김지하 선생의 얘기를 들으면서 나는 앞으로 '중도'라는 단어를 쓰려고 한다.

큰 정책경쟁으로 가야 한다. 2007년 대한민국의 과제가 있다. 남북문제, 4%대로 정체된 성장률, 청년실업, 인터넷문화의 국제화 등의 과제가 있다. 어떤 운영원리로 그 과제들을 풀어나갈 것인가? 그것으로 세력을 구분하면 큰 문제가 없다.

그리고 한국사회의 보수-진보문제에서 보수와 진보는 평등하지 않다. 진보는 가치지향적이다. 평등하지 않기 때문에 보수로 규정되는 사람이 반발할 수밖에 없다. 김혜준 자유주의연대 정책실장이 좌-우파나, 급진-점진으로 쓰자고 제안한 것도 보수-진보라는 단어가 주는 가치(판단)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올 대선, 치열한 좌·우 대결 될 것"

박용석 <엔알젠> 대표
박용석 <엔알젠> 대표 오마이뉴스 남소연
신혜식 <독립신문> 대표 "우리 신문(독립신문)에서는 진보란 단어를 쓴 적이 없다. 좌·우파 개념이 맞는 것 같다. 지금의 남북문제, 경제문제에서 왜곡되고 잘못된 게 상당히 많다. 현재의 기조를 변경해야 한다. 국민이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대선결과는 달라진다.

현재 한나라당 지지율이 높다. 여기에는 국민이 원하는 방향이 담겨 있다. 한나라당 후보들의 정책이나 비전에 불만스러운 점이 있지만 한나라당 지지율이 높은 것은 국민이 뭔가 인식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진보냐 보수냐, 좌파냐 우파냐 하는 구분보다 현 상황에 대한 불만이 높다. 한나라당은 70% 보수적인 정당이다. 저는 진보냐 보수냐 하는 논쟁을 떠나 올 대선은 좌·우파의 대결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한나라당은 보수의 가치를 가지고 국민들을 더 설득해야 한다. 노무현정권의 실정으로 정권을 바꾸고 싶어하는 분위기가 높은데 이걸 어느 편이 잘 소화할 거냐가 중요하다. 보수의 집권은 노무현정부의 대북정책과 경제정책의 실패 때문에 꼭 필요하다."

- 한나라당이 보수세력의 대표성을 가지고 있다는 데는 다 동의하는 것인가.
신혜식 "대북관계에서 자유민주주의에 기초를 둔 좌파적 활동은 존중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고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인하는 정치행태 때문에 우리 사회가 갈등으로 치달았다. 그런 사람들은 체제를 부정하기 때문에 반역의 기준에서 봐야 한다. 좌우파 구분과 관련, 좌파답지 못한 세력마저 좌파로 분류되는 게 우리 사회의 큰 문제다."

박용석 "현재 한나라당 지지율이 최대 50%까지 올라갔다. 지난 4·25 재보선 이후 떨어지고 있다. 박근혜-이명박 지지율이 70%를 넘어간다. 2002년, 그 때는 국민이 좌파라서 반미촛불시위를 옹호하고 노무현정권을 탄생시켰다가, 몇 년 만에 국민의 이념이 바뀌어서 (보수정당과 그 대선후보들을) 50%, 70% 지지하나? 말이 안된다. 이념성향은 평생을 가는 것이다."

이해원 "나는 5년 전에 (이념성향이) 바뀌었는데(웃음)."

박용석 "70%의 국민이 보수정권을 위해서, 우파정권을 위해서 박근혜·이명박을 지지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변희재 "보수세력의 집권 가능성보다는 한나라당이라는 현실정치에 한정해서 보면 이야기가 쉽게 풀린다. 한나라당의 집권이 필요없다고 보냐?"

박용석 "동감이다. 왜 한나라당을 지지하고, 한나라당의 집권이 필요하냐고 얘기하는 게 맞다."

"10년간 좌파가 정권 잡으니 법치가 무너졌다"

신혜식 "10년간 좌파정부가 (권력을) 잡은 결과 각종 비리 의혹들이 많다. 밝히지 못한 부분은 밝혀져야 한다. 소원해진 한미관계도 복원되어야 한다. 그리고 사회가 법치가 무너지고 있다. 김승연 회장을 보라. 법보다 주먹이 가까운 세상이 됐다. 소위 좌파세력이 세상을 바꿔보자고 했지만 바뀐 건 별로 없다.

보수가 보수다운 모습을 보이고 보수적인 정책을 펼 필요가 있다. 열린우리당이 왜 지금 저 지경에 왔나? 한나라당과 별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수로부터, 좌파로부터 욕을 얻어먹고 있다. 확실한 보수가치를 세운 집단이 집권을 해서 (잘못된 것을) 바로 세울 필요가 있다. 보수도 진보도 제대로 못하면서 중도쪽을 끌어오려고 하면 안된다."

변희재 "요즘 정치인들이 정당정치의 원칙을 깨고 탈당을 상시적으로 한다. 그 모든 것을 '반한나라당 연합전술'로 정당화한다. 진보진영도 '진보세력의 정권창출'이라는 이름으로 이를 용납하는 게 현실이다. 최장집 교수는 '한나라당이 집권할 수도 있다'는 발언으로 욕을 얻어먹었다. 진보진영의 이율배반이다.

이대로 가면 진보적 가치가 상실될 수 있다. 진보는 형식적 민주주의의 당위성을 얘기해왔다. 하지만 (탈당 용인 등) 민주주의 절차를 어기고 있다. 한나라당의 집권을 막아야겠다는 것이 자기 밥그릇을 위한 선택인지, 국민을 위한 선택인지 적나라하게 드러낼 필요가 있다."

박용석 "국민들이 한나라당 대선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는 당연하다. 먹고 살기 힘드니까 그런 현상이 생기는 것이다. 중국 특수도 있었고 일본과 미국도 경기침체에서 벗어나는데 한국만 먹고 살기 힘들어졌다. 수출이 잘 돼서 기업이 돈을 벌어들이고 그 돈이 내부에서 순환돼서 서민도 먹고 살고 대학생도 취직하고 해야 하는데, 노무현 정권에서는 이것이 안 됐다.

좌파진영에서 재벌을 까는 논리를 보면 경영권을 빼앗고 싶다는 얘기로 들린다. 기업은 이렇게 경영권 문제가 생기니까 경영권 방어에 돈(수익)을 사용한다. 언제 경영권을 빼앗길지 모르니까 현금으로 우호주식을 늘리는 데만 사용한다. 그러니 수출이 잘 돼도 경제선순환이 안되고 내수가 침체된다.

어느 조사를 보니까 민주노동당을 지지하는 중심세력은 서민도 '블루컬러'도 아니더라. 민주노동당 지지자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계층은 '화이트컬러'다. 우리 사회에서 이미 직장을 가지고 있고 노동법을 경직화시켜 철밥통을 사수하려고 하는 사람들이다. 그들 때문에 산업예비군이 줄을 섰다.

이것은 노무현 대통령의 잘못이 아니다. 이것은 우리 시대를 이끌어왔던 진보진영의 가치관이 참여정부의 정책을 통해 실현되면서 벌어졌다. 한나라당이 집권해서 이런 부분을 깨고 친시장 자유주의 기조로 가야 한다."

"보수세력도 '이명박계'·'박근혜계'로 갈렸다"

신혜식 <독립신문> 대표
신혜식 <독립신문> 대표 오마이뉴스 남소연
- 현재 한나라당의 집권 여건은 어떻게 평가하나?
박용석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낙관적이었다. 그런데 재보선 끝나고 그 결과를 처리하는 과정을 보니까 한나라당 집권이 쉬운 것인가 하는 회의도 든다. '박근혜 20%'와 '이명박 40%'를 묶어 놓으면 한나라당이 집권할 수 있다. 60%의 지지자가 (한나라당의) 노선이나 정책에 녹아들어가야 한다. 한 후보를 향해 (지지자들을) 뭉치게 할 때 집권이 가능하다.

중도의 문제라고 보지 않는다. 국민은 새로운 욕구를 가지고 있어 한나라당을 지지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그 욕구를 충족해주면 집권이 가능하다. 집권의 걸림돌은 진보진영의 집권방해 등에 있는 게 아니라 내부에 있다. 구태로 회귀하고, 자기 이익을 위해 당 이익을 희생시키고, 끊임없이 분열하는 모습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정통보수진영은 기존 한나라당 집토끼를 묶어서 선거에 참여하면 된다는 의견이고, 뉴라이트는 가운데서 '반노-비한' 세력을 엮어서 한나라당에 투표하게 만들면 된다는 의견이다. 이런 역할분담이 있는데 상대방을 서로 비방한다. 뉴라이트는 올드라이트를, 올드라이트는 뉴라이트를 비난한다.

차기 대권주자 간의 분열도 문제다. 자기의 장점을 극대화해 지지도를 올릴 생각을 해야 하는데 대립각을 세울 생각만 한다. 뉴라이트도 둘로 나뉘고, 올드라이트 내부에서도 서로 비판하면서 사분오열되고 있다. 요새는 집권이 쉽지 않겠다고 생각한다."

신혜식 "박근혜·이명박 지지는 보수적인 가치를 실현해야 한다는 국민적 메시지다. 한나라당이 탄핵 직후 치러진 총선에서 당시 박근혜 대표는 의석수를 어느 정도 유지하는 등의 성공을 거두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청계천 복원 등으로 희망을 줬다. 그 희망이 지금의 높은 지지도로 이어진 것이다.

그런데 박근혜·이명박은 국민의 여망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 경선 이후 위기가 올 것이다. 물론 자기를 드러내는 싸움을 해야 한다. 하지만 국민이 열망하는 싸움은 없다. 헐뜯기만 있고, 정책이나 이념은 없다. 경선 이후에도 희망을 제시하지 못하면 지지도가 떨어질 것이다.

올드라이트와 뉴라이트 등 보수진영 안에서 벌어지는 싸움을 들여다보면 가치는 같다. 김정일은 나쁜 지도자이고, 핵개발은 안된다는 점에서 똑같다. 하지만 지금은 이명박계, 박근혜계 등으로 갈려 있다.

최근 한 뉴라이트 단체가 강재섭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냈다. 지금 이런 식으로 할 때냐? 독자적 노선으로 가자고 할 때냐? 이런 걸 국민이 좋게 보겠느냐. 피로감이 오고 있다.

요즘 보수운동에 사람이 많이 안 모인다. 지난 2003년부터 3·1절 국민대회를 해왔다. 북핵반대, 김정일 타도 등 선명한 노선을 가지고 하니까 사람들이 많이 모였다. 그런데 이게 퇴색해서 지난번에는 뉴라이트와 정통보수가 합쳐서 하는데도 1만명 조금 넘게 왔다. 언론이나 정치권에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세력이 정작 국민에게는 인정을 못받고 있다."
#보수 #한나라당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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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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