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없는 기름값 파고, 자전거 타고 넘자

[주장] 기름값 논쟁보다 자전거 활성화 대책이 먼저

등록 2007.06.14 21:02수정 2007.11.23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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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기름값을 보면 놀랍기만 하다. 이젠 더 이상 오르지 않겠지 하고 돌아보면 또 올라있다. 그러고 보면 아파트 값 오르는 것과 기름값 오르는 것은 닮은 데가 있다. '설마 더 오르지 않겠지' 하고 가슴 졸이고 지켜보는 와중에도 계속 오른다는 점이 서로 닮았다. 5년 전, 휘발유 값이 폭등한다는 소문이 자자하던 때 과감하게 디젤차로 바꿨다. 소문은 사실이었다. 차를 바꾸고 난 후 몇 개월 만에 휘발유 값은 널뛰기 하듯 뛰어버렸다. 빠른 판단력과 과감한 결단력에 스스로 대견해했었다. 그러나 막상 디젤차를 운전하다 보니 불편한 점도 있었다. 소음과 진동이 지나치게 크다는 점이 우선 불편했다. 공장에서 출고 된지 2년 정도 지난 자동차였는데 가솔린차에 비해서 소음과 진동이 굉장히 컸다. 더군다나 그 소음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심해졌다. 때문에 장거리를 운전 할 때는 피로감이 쉽게 왔다. 비록 소음은 심했지만 '내 형편에 이것도 과분하다'고 생각하며 몇 년간 디젤차를 운전했다. 그 차를 타고 부모님 계신 시골집도 다녔고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그러나 2년 전 난 눈물을 머금고 다시 차를 바꿔야 했다. 경유 가격이 만만치 않게 올랐던 것. 휘발유 가격의 약 80% 선까지 단계적으로 인상 한다는 정부의 발표가 있은 후 경유 가격도 폭등을 거듭했다. 더 이상 디젤차를 타고 다녀야 할 의미가 없었다. 디젤차는 가솔린차에 비해서 소소한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가솔린차에 없는 '환경 개선금' 도 추가로 부담해야 하고 정기 검사도 1년에 한번씩 꼬박꼬박 받아야 한다. 가솔린차는 신차 출고 후 4년째부터 정기검사를 받아야 하고 2년에 한번씩 만 받으면 된다.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정들었던 차와 이별을 고해야 했다. @IMG2@LPG가스차를 구입했다. 연료비와 차량 감가삼각비 세금 등을 꼼꼼하게 계산한 다음 어떤 것이 유리한가 저울질 하고 결정한 것은 아니다. 난 그렇게 꼼꼼한 성격이 아니다. 일단 저질러 놓고 보는 성격이 크게 작용한 것이다. 연료비는 디젤차에 비해서 눈에 보일정도로 저렴했다. 그러나 연비가 형편없이 낮은 것이 문제였다. 가스차는 연료를 채워 넣고 뒤돌아서면 금세 바닥이 보인다고 느껴질 만큼 연비가 낮았다. 장거리 운전을 할 때, 특히 익숙하지 않은 길을 갈 때는 심적 부담이 뒤따랐다. 가스 충전소는 주유소처럼 흔하지 않기 때문에. 먼 길을 가야 할 일이 있으면 미리 목적지까지 가는 길에 충전소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대중교통을 자주 이용하게 되었다. 길이 심하게 막히는 곳이나 장거리를 갈 때 고속버스나 전철 등을 이용하는 일이 잦아졌다. 소음과 진동이 적다는 점은 가스 차의 장점이다. 덜덜거리는 디젤차에 비해서 가스차는 상당히 조용한 편이다. 반면에 힘이 없다는 단점도 있다. 가파른 언덕길을 만나면 거의 맥을 추지 못한다. 정부는 '정유사 탓' 정유사는 '세금 탓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1800원에 육박한다. 이처럼 휘발유 값이 폭등한 원인에 대해서 정부와 정유 사간 논쟁도 치열하다. 정부는 정유사가 폭리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라 주장하고 정유사는 지나치게 높은 세금 때문이라 주장한다. 정부는 국내 유류세가 유럽 국가에 비해 높지 않으며, 지난해 12월과 올해 5월 사이 유류세가 1.2% 올랐지만 정유사들의 정제마진은 59%나 늘었다고 밝혔다. 이에 정유사들은 중유 등에선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으며 오히려 지나치게 높은 세금이 높은 휘발유 값의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내가 보기에는 둘 다 원인이다. 휘발유의 리터당 세금은 875원으로 OECD국가 평균 706원에 비해서 높은 편이다. 또, 전체 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60.8%로 국민 총 소득대비 세계 최고 수준의 휘발유 관련 세금이다.(일본의 4배 미국의 20배)정유 업계는 휘발유 가격이 폭등하는 동안 지난해에 비해 높은 경영이익을 올렸다. 올 1/4분기에 지난해 대비 SK는 44%, S오일은 79%, GS 칼텍스는 67%의 경영이익을 올렸다. 또, 최근 넉달 동안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은 16.5% 오른데 비해 같은 기간 정유사가 파는 휘발유 공장도 값은 32% 넘게 폭등했다. 국제 원유가가 오른 폭의 2배나 올린 것이다.기름값은 5월까지 같은 기간 물가 상승률의 4배가 올랐다. 기름값이 오르자 전철요금은 10.9%가 올랐고 시내버스 요금은 8.3%가 올랐다. 정유사들의 엄청난 경영이익과 정부의 지나치게 높은 세금이 모두 소비자들의 부담으로 돌아온 것이다. 휘발유 값이 폭등하자 대책들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지고 있다. 중형차를 버리고 경차로 바꾸자는 의견도 있고 LPG 가스차를 상용화 하자는 의견도 있다. 또, 기름값이 조금이라도 싼 셀프 주유소를 이용하자는 목소리도 있다. 자전거 타고 다녔더니 6kg 감량@IMG1@모두 좋은 의견들이다. 지나치게 비싼 것은 쓰지 않는 것이 가장 좋고 꼭 써야 될 입장이라면 조금이라도 싼 곳을 찾아가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여기에 한 가지 덧붙인다면 자전거가 있다. 자전거 타기의 생활화야말로 고유가 시대를 넘길 수 있는 슬기로운 방법이다. 자전거는 기름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도 씽씽 달릴 수 있는 진보적 교통수단이다. 몇 개월 전부터 자전거 타기를 생활화 하고 있다. LPG 차량을 가지고 있기에 기름값이 무서워서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것은 아니다. 자동차가 야기하고 있는 환경과 건강 경제문제 등 을 자전거가 어느 정도 해결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에 자전거 타기를 생활화 하고 있다. 자전거가 환경과 건강 생활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굳이 설명을 하지 않아도 알 수 있기에 각설한다. 대신, 자전거 타기를 생활하면서 생긴 변화를 소개한다.우선 자동차 연료비가 50%정도 줄어들었다. 한 달에 18만원에서 22만원정도의 연료비를 지출했었는데 자전거 타기를 생활화 한 이후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난 자동차를 사무실 근처에 세워두고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 한다. 출퇴근 거리는 약 1.5km 정도다. 그리고 가까운곳에 출장 갈 때도 자전거를 이용한다. 다행히 내가 살고 있는 경기도 안양은 비교적 평평한 지역이기에 자전거 타기가 수월한 편이다. 일요일에는 좀 먼 거리라도 자전거를 이용하려고 애쓰는 편이다. 아침에 축구하러 운동장에 갈 때, 친구들을 만나러 시내에 나갈 때도 자전거를 이용한다. 가족들도 덩달아서 자전거 타기를 생활화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우리 가족의 취미생활은 자전거 드라이브가 되어 버렸다. 온 가족이 자전거를 타고 시원한 안양천을 달리는 것이 일요일의 중요한 행사다. 10년 넘게 80kg 이상을 유지하던 체중이 몇 개월 사이 70kg대로 떨어졌다. 자전거를 생활화하기 전 몸무게는 84kg이고 현재의 몸무게는 78kg이다. 6kg을 감량한 것이다. "에게! 겨우!" 라며 코웃음을 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게는 큰 의미다. 앞에서 말했다 시피 난 10년 동안 80kg 이하의 몸무게로 살아본 적이 없다. 그것이 무너진 것이다. 거울을 보면 슬림(?)해진 내 모습에 슬며시 웃음을 짓게 된다. 또, 살 빠진 부위가 가장 보기 싫은 뱃살이다 보니 만족감이 더하다. 생각해보니 체중이 감당 못할 정도로 불어난 시기는 뚜벅이 생활을 청산하고 마이카 족으로 변신했을 때부터다. 그때부터 70kg을 넘어 설마설마 하다가 80kg도 넘게 되었다. 석유 문제는 환경과 생존의 문제 @IMG3@대책 없이 높아진 기름값의 파고를 넘어가는데 자전거 타기의 생활화가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사업을 위해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자동차 운전을 해야 하는 분들에게는 공염불로 들릴 것이다. 그러나 어느 정도 기여는 할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덤으로 건강까지 돌볼 수 있다. 기름값 문제는 생존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환경의 문제이기도 하다. 때문에 지나치게 높은 세금을 탓할 수는 있지만 인하하라고 주장하기는 쉽지 않다. 비산유국임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많은 연료를 사용하는 것 또한 우리의 현실이기에. 이로 인한 대기 환경오염문제를 고려할 때 세금을 통한 기름 사용 억제 정책을 전혀 무의미 하다고 볼 수도 없는 입장이다. 그러나 그 세금을 친환경 교통 정책을 추진하는데 사용하라고 주장할 수는 있다. 자전거 도로와 자전거 주차대를 만들어서 자전거가 활성화 될 수 있도록 기반 시설을 갖추는데 사용 하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자전거가 활성화 되면 기름 값으로 인한 스트레스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고 대기오염 문제 와 건강 문제도 해결 할 수 있다. 그야 말로 꿩 먹고 알 먹고 도랑 치고 가재 잡는 격이 되는 것이다. 기름값 문제가 세간의 시선을 잡아끌고 있는 이때, 자동차 보다 진보적 교통수단인 자전거 활성화 대책을 내놓으라고 강하게 주장해 보면 어떨까?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안양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7.06.14 21:02ⓒ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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