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한국인질 두번째 살해 의도 뭘까

아프간 정부에 수감자 석방압박... 한국 정부 우회적 노력촉구

등록 2007.07.31 03:31수정 2007.07.3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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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뉴델리=연합뉴스) 조복래.김상훈 특파원 = 한국인 22명을 억류중인 탈레반 무장세력이 31일 끝내 추가 인질을 살해했다.

AFP, 로이터통신은 31일 "한국인 남성 인질 1명을 추가로 살해했다"고 긴급 뉴스로 보도했다.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통화에서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우리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기 때문에 남자 인질 1명을 총으로 쏴 살해했다"고 말했다.

AFP통신과 인터뷰에서는 "우리는 여러 차례 시한을 연장했지만 아프간 정부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며 "이에 따라 오늘 오후 8시30분(한국시간 31일 1시)에 한국인 남자 성 신(Sung Sin)을 살해했다"고 밝혔다.

물론 피살된 인질의 시신이 발견된 것은 아니나 아마디가 "살해한 인질의 시신을 가즈니주(州) 카라바그 지역에 버렸다"고 밝힌 점을 고려할때 인질로 잡혀 있던 또다른 남성이 희생됐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탈레반이 밝힌 '성 신'이란 이름은 인질 가운데 심성민(29)씨를 지칭한 것으로 추정되며, 배형규 목사에 이어 두번째 희생자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그렇다면 탈레반이 협상이 아직 완전 무산된 상황이 아닌데도 인질 추가 살해에 나선 배경은 뭘까.


우선 탈레반이 요구하는, 탈레반 수감자와 인질 교환을 일축하고 있는 아프간 정부를 겨냥한 위협용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자신들이 명단을 제시한 탈레반 수감자들을 풀어주지 않을 경우 인질을 추가 살해할 것임을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라는 시각이다.


또한 이 문제와 관련해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했다는 분석도 없지 않다. 노무현 대통령의 특사로 아프가니스탄에 급파돼 활동중인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이 아프간 정부에 대한 적극적인 협상에 나서라는 무언의 압박이라는 것이다.

여기에는 미국측의 협조를 받고 있는 한국 정부가 미국을 통해 포로와 인질 교환에 부정적인 아프간 정부를 상대로 압박해 달라는 메시지도 담긴 것으로 일부 관계자들은 분석했다.

아울러 탈레반이 협상 시한을 계속 연기한데 대해 긴장감 이완 현상을 차단하기 위한 의도도 담겨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밖에 29일 밤 일본 NHK방송과 인터뷰를 한 심씨를 외부에 공개한지 하루만에 살해했다는 점에서 볼 때 내부 강경파의 입장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살해는 탈레반 사령관의 협상 실패 선언에 이은 것이어서 앞으로도 협상이 실패할 경우 추가 살해에 나설 것임을 암시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cb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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