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배기가스, '금연'의 눈으로 보자

9월 10일 '서울 차 없는 날' 행사, 배기가스 없는 종로 체험

등록 2007.08.25 16:58수정 2007.11.23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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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1@"담배는 크롬, 카드뮴, 비소, 페놀 등 69종의 발암물질과 4000여종 이상의 화학물질 등을 포함하고 있다. 담배 1개비를 피울 때 들이마시는 페놀의 양은 1991년 151t의 페놀에 의해 오염된 낙동강 물 1만㏄, 즉 1000㏄ 페트병 10병을 마시는 것과 같다. 담배에 포함된 유해물질에는 사형집행시 사용하는 청산가스도 들어 있다. 담배 30갑에서 나오는 청산가스를 몸무게 70㎏인 정상인에게 단숨에 먹인다면 이중 절반이 사망한다." - <뉴스메이커> 2006년 1월 20일굳이 각종 수치를 들이대지 않더라도 담배가 나쁘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흡연권 규제는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금연거리, 금연빌딩 등 곳곳이 금연구역으로 지정되고 있으며, 그 강도는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담배 제조를 금지하는 법안이 마련되고 있을 정도다.담배를 피울 자유권이 있지만, 국민건강권이 더욱 크다는 이유에서다. 헌법재판소 또한 '국민건강을 위해 흡연권을 제한할 수 있다'면서 정부의 금연정책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여기까지는 널리 알려진 바다. 담배보다 해로운 자동차는 왜 놔두는데?그런데 자동차 배기가스에 이르면 이러한 논리는 대번에 바뀐다. 자동차 배기가스가 건강에 나쁘다는 것 역시 담배 연기 못지않게 널리 알려져 있다. 건강권 침해 정도에 있어 자동차 배기가스는 담배 연기보다 심하면 심했지 결코 적지 않다. 하지만 그렇다고 자동차를 못 타게 하진 않는다. 자동차에 있어선 오히려 개인 자율권이 공공건강권을 앞선다."환경부가 소양호,도암호 그리고 임하호와 영산강을 처음으로 빗물에 의한 오염관리지역으로 특별 지정했습니다.…도로에 쌓인 자동차 배기가스입자와 먼지 등으로 인해 1급수 수질기준보다 1000배 가까이 오염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물고기를 넣으면 불과 10여분 안에 숨질 수 있는 수준입니다." - MBC 2007년 8월 23일"영국 왕립환경오염위원회(RCEP)는 3일 '대도시의 대기오염이 1986년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폭발로 인한 방사능 유출보다 건강에 해롭다'며 대기오염의 심각성을 경고했다. 영국에서 대기오염으로 매년 2만4000명이 예상수명보다 일찍 죽는데, 이는 체르노빌 사고 사망자(1만6000여명)보다 많다는 것이다." - <조선일보> 2007년 4월 5일지난 7월 일본에선 633명의 천식환자와 7개 자동차회사가 12억엔(약 100억원)에 합의를 보기도 했다. 더불어 일본정부는 7개 자동차회사가 의료비 중 3분의 1을 부담하는 의료비조성제도 창설을 제안했다.자동차 산업 발전에 주력해 온 중국도 내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자동차 구매 금지령'을 내려 세상을 깜짝 놀라게 만들기도 했다.그러한 이야기들이 우리나라에선 먼 나라 이야기다. 최근 한미자유무역협정 협상의 후속조치로 자동차 특소세율을 내렸고, 고속도로와 국도 등 각종 도로건설 예산도 해마다 늘고 있다.대문과 담장을 허문 뒤 마당에 주차장을 만들 경우 정부가 지원하는 '그린파킹'(Greenparking) 제도도 사실상 자동차 우대 조치다. 자전거 정책을 연구하는 한국환경정책연구원 최진석 박사는 "그린파킹에서 '그린'을 떼내야 할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정부가 겉으론 '배기가스 규제'를 내걸고 있지만, 아직까지 눈에 띄는 조치는 보이지 않는다. 사정이 이러니 흡연자측에선 '자동차가 배기가스를 내뿜는다고 해서 자동차값을 올리지 않는데, 왜 담뱃값을 올리느냐'는 볼멘소리를 한다.@IMG2@이런 이해할 수 없는 모습에 대해 자전거 자출인(자전거출퇴근) 홍은택씨는 <서울을 여행하는 라이더를 위한 안내서>에서 다음과 같이 비꼰 바 있다."라이더와 시민들의 호흡을 방해하는 작자들은 대략 여섯 가지다. 우리는 미세먼지와 아황산가스, 일산화탄소, 탄화수소, 이산화질소, 오존이 뒤섞인 독한 공기 칵테일을 마시고 산다. 이 칵테일은 천만 명이 매일 마셔대는 데도 줄지 않는다. 우리 스스로 자동차를 타고 다니면서 쉬지 않고 제조하기 때문이다. 대기오염의 주범은 자동차 배기가스다. 우리는 사람들 앞에서 방귀를 뀌면 창피해하지만 도로에서 인체에 더 해로운 배기가스를 뿜는 데 대해서는 무감각하다."금연은 당연하다 생각하면서도 자동차 배기가스는 내버려두는 것, 방귀는 부끄러워하면서도 자동차 배기가스는 괜찮다 생각하는 것은 결국 우리가 무감각하기 때문이다. 아니면 자동차로 인해 이득을 보는 사람이 너무 많든지.9월 10일 세종로4거리 - 흥인지문 '차 없는 거리'그런 점에서 자동차(노선버스 제외)가 사라진 서울 도심 거리를 걸어보는 것은 자동차에 중독된 우리의 모습을 살펴볼 좋은 기회다.서울시가 녹색교통, 녹색연합, 녹색자전거봉사단, 에너지시민연대, 서울환경연합, 환경정의, 신명나는한반도자전거에사랑을싣고 등 17개 시민단체와 함께 9월 10일 마련하는 '서울 차 없는 날' 행사가 그것이다.서울시는 행사 당일 세종로 4거리와 흥인지문 왕복 8차로(2.8km)를 새벽 4시부터 오후 6시까지 '차 없는 거리'로 지정한다. 대신 종로에 임시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설치되고, 노선버스 이외의 모든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된다. 출근 시간인 오전 9시까지는 서울버스 무료 탑승도 함께 이뤄진다.물론 단 하루, 그것도 불과 2.8km에 불과한 거리를 막는 것만으로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 짧은 체험을 통해 흡연엔 민감하지만, 자동차 배기가스엔 무감각한 우리의 모습을 돌아볼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이 날 행사는 의미가 있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910 서울 차없는 날. www.carfreeday.or.kr

2007.08.25 16:58 ⓒ 2007 OhmyNews
덧붙이는 글 910 서울 차없는 날. www.carfreeday.or.kr
#차없는날 #흡연 #배기가스 #건강권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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