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병 식사군대에서 식사시 배식은 자율배식으로 자기 스스로가 먹는 양을 조절할 수 있다. 비만소대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운동요법과 함께 식사양을 조절하는 식이요법이 병행되어야 한다.
육군훈련소
훈련은 훈련대로 받고 훈련시간 이외에 비만소대원들은 손에 총 대신 줄넘기를 들고 비만 탈출을 외친다. 사회와는 다르게 1명의 열외도 없이 모두가 동참하여 하기 때문에 5주가 지나면 보통 7~8kg, 많게는 10kg 이상의 체중감량 효과를 보게 된다.
비만소대원들도 마찬가지로 운동요법과 식이요법을 병행함으로써 거의 대부분 훈련이 끝나는 5주가 지나면 군에 입소할 때와는 다르게 가벼운 몸으로 훈련소를 나서게 된다.
이 글을 쓰면서 우연히 포털사이트 검색창에서 '비만소대'를 검색해 보았다. 의외로 많은 네티즌들이 ‘비만소대’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이중에서 'lovelgd'라는 ID를 가진 한 네티즌은 "저는 23일 입대를 하는데요. 살이 많아서 그런지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날 정도로 허약체질입니다. 그래서 알아보니 비만소대라는 것이 있더라구요… 그래서 거기에 들어가고 싶습니다. 일반 소대에서 훈련 덜 받는 대신에 제일 뒤에 있는 것보다 비만소대에서 중간 정도의 체력으로 더 많은 훈련을 받고 싶습니다. 그래서 비만소대에 들어가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라며 군에 입대하면 '비만소대'에 들어가서 살을 빼고 건강체질로 바꾸고 싶다고 밝혔다.
이렇듯 젊은 날의 감옥으로만 여겨졌던 군대가 이제는 군에 입대하는 젊은이들의 미래를 밝혀 줄 희망을 주고 있는 것이다.
[군 재직시 에피소드] 뚱뚱하면 총 대신 펜들고 행정병이나 해야지...군에서 장교로 재직하던 시절, 많은 부대를 옮겨 다니며 여러 부류의 사람들을 만났다.
그 중에서 유독 병사들을 갈구는 장교가 한 명 있었다.
이 장교는 병사들을 부를 때도 이름을 부르지 않고 입에서 나오는 대로 불렀다. 또 그날그날의 기분에 따라 부르는 명칭이 달랐다.
예를 들어 얼굴에 여드름이라도 난 병사다 치면 "어이~여드름! 너 이리로 와 봐"라든가 뚱뚱한 병사다 치면 "어이~뚱땡이! 더운데 돌아댕기지 말고 내무반에 있어라. 더운 사람 더 덥게 만들지 말고…" 이런 식이었다.
한번은 부대의 참모였던 이 장교가 같은 부서에서 일할 행정병을 선발하자며 갓 부대로 전입와서 부대 분류를 기다리던 신병들이 대기하고 있던 막사로 갔다.
일단 행정반에서 병적기록부를 하나하나 살펴본 후 몇 명을 선발해 놓고 직접 선발된 병사들을 보기 위해 대기막사로 갔다. 병사들을 다 모아놓고 선발했던 병사들의 명단을 하나씩 호명했다. 선발된 3명의 병사들을 놓고 면담을 시작했다.
한 손에는 지시봉을 들고 갖은 멋은 다 부리며 병사들에게 일장 연설을 시작한다.
"내가 지금 선발하려고 온 병사는 ○○과 행정병으로 근무하게 될 것이다. 운동을 잘하고 체력이 좋구는 상관없다. 말 잘 알아듣고 워드(컴퓨터)만 잘 치면 된다. 누가 해 보겠나?""이병 ○○○! 제가 해보겠습니다."
"네가? 워드 잘 치나?"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거기 너 뚱땡이! 넌 왜 손 안들어? 넌 뚱뚱해서 다른 얘들하고 훈련 못 받어. 낙오한다니까."
"……."
"싸우지 못하는 군인은 군인이 아니다. 싸우는 데는 전술, 전기도 필요하지만 몸이 날렵해야 한다. 고로 날쌔지 못한 비만인 병사는 오히려 전투력에 방해만 되므로 차라리 행정병으로 지원하는 게 전투력 발휘에 도움이 될 것이다. 너는 내가 보기에는 행정병이 딱인데?"뚱뚱했지만 인상이 좋았던 그 병사가 이 장교의 맘에 들은 모양이었다. 다른 병사들은 쳐다보지 않고 그 뚱뚱한 병사에게만 계속 질문이 이어졌다. 결국 이 장교는 뚱뚱한 병사를 행정병으로 선발하고 그 날부터 같이 업무를 시작했다.
그런데 이 병사는 행정병을 하면서 자리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아 살이 빠지기는커녕 더 찌고 있었다. 부서에 어느 정도 적응하고 난 어느 날 같이 차를 마실 기회가 있었는데, 그 병사는 내가 편하게 보였는지 와서 말을 걸었다.
"저~ 장교님! 하나 여쭤볼 게 있는데요, 지금이라도 보병으로 보직을 옮길 수 없습니까?"
"글세, 옮길 수야 있지만 너네 ○○장교가 그렇게 해 주겠냐? 그런데 갑자기 왜?"
"계속 앉아만 있으니까 체중만 더 불어나고 단순업무를 반복해서 하려니까 재미도 없고 해서 말입니다."
"그래? 그럼 내가 얘기해 줄까?"
"아닙니다. 제가 얘기해 보겠습니다. 살 때문에 그때 제가 행정병에 지원하지 않았던 건데…."모 장교의 욕심 때문에 한 병사의 몸은 더욱 망가져 가고 있었다. 벌써 5년이 넘은 이야기지만 그 때만 생각하면 그 병사가 가여워진다. 지금은 제대해서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다이어트에 성공해서 날씬한 모습이기를 기대해 본다.
군대에서 비만은 질병이 아니라 전투력 발휘의 장애요소이다.
이러한 장애요소를 없애기 위해서 최근 군 내부에서 ‘비만소대’를 만들고, 다이어트에 성공한 병사들에게 포상휴가 제도를 도입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내놓고 있어 ‘군대갔다오면 건강해진다’는 옛말의 타당성을 입증해주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방안들이 계속 도입되고 적용되어 대한민국 국군 모두 비만병사 없이 날쌘돌이가 되는 그날을 기대해본다.
덧붙이는 글 | <'비만=질병'이라고?> 응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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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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