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능'이라는 한계의 편견, 고정관념을 깨고 '기적'을 일군 그 놀라운 현장을 간다"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취지이다.
MBC는 홈페이지에서 <불가능은 없다> 코너에 대한 설명을 아래와 같이 하고 있다.
"불가능을 가능케 하며 세상을 놀라게 한 것들을 찾아가 직접 체험해보고,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들에 도전해본다. 불가능을 현실로 가능케 한 신의 영역에는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것이 없다는 것을 보여 주며 상상을 현실로 일궈낸 이들이 흘린 땀의 의미를 배우며 생생한 감동과 재미를 전달하고자 한다."
<불가능은 없다> 팀이 첫 회 특집으로 '불가능을 가능케 한 나라'로 선정한 곳은 바로 두바이. 두바이는 활량한 사막의 땅에 최첨단 도시를 건설해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이다.
2008년 11월 완공 예정인 '버즈 두바이 타워'는 총 146층으로 무려 540m에 이른다. 세계 최고 높이이다. 어쩌면 이 건물의 존재 자체가 '불가능'인 셈이다.
두바이에 간 네 명의 MC, 김구라, 김제동, 서현진, 강인은 '네 명이 146층을 걸어서 올라야 한다'는 미션을 전달 받는다. 뜨거운 날씨 탓에 오후 12시부터 3시까지 바깥에서 일을 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는 두바이. 아나운서 서현진이 들고 있는 온도계가 말해주는 현장의 온도는 무려 49.9도다.
MC들은 처음에 '불가능하다'고 손사래를 치다가 곧 도전하기로 결정한다. 1인당 걸어 올라가야 하는 층 수는 37층. 김구라-서현진-강인-김제동의 순서로 '버즈 두바이 타워'를 오르기 시작한다. 고소공포증이 있다는 김제동이 왜 마지막 순서가 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두 다리를 덜덜 떨며 계단을 오르는 김제동의 모습을 통해 감동을 이끌어내겠다는 제작진의 의도가 작용했을 것이다.
"146층 계단 오르기, 힘들겠다. 근데 그거 왜 해?"
"4명이 146층 계단을 걸어서 올라간다고?"
"도전 성공할 수 있을까? 어디 한 번 봐야지"
"50도에 육박하는 더운 날씨에… MC들 정말 고생하는구나"
"오르긴 오르는 구나. 대단하다"
"……"
"근데 쟤네들, 저거 왜 한 거야? 그것도 두바이까지 가서…."
코너가 끝난 뒤에도 의문이 가시지 않아 MBC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다. 방송이 끝난 직후임에도 '시청자의견란'에는 이미 여러개의 글이 올라와 있었다. <불가능은 없다> 코너에 대한 글을 모두 읽어 봤다.
나처럼 "도대체 왜 146층을 걸어 올라가는 도전을 한 것일까"하고 궁금해 하는 사람은 많았지만, 그 해답을 알고 있는 사람은 없었다.
이희경: 고생하는 사람들 틈에 가서 방해나 되게 뭐하는 짓인지. 자기네들은 두바이랍시고 재미삼아 돈쓰러 가는지 모르겠지만 도저히 의미를 찾을 수 없다.
유미향: 재미도, 의미도 없는 무모하고 위험한 도전이다. 비상식적으로 보인다.
유선영: 현지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큰 비중을 뒀어야 했습니다. 삼성이 짓는다는 거 누구나 다 하는데 제발 방송에서 광고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힘겨운 땀방울을 정말 흘려야 할 곳에 흘려주세요.
이광진: 무슨 의도로 제작한 건지 도무지 이해가 안되네요. 일하는 사람들 방해하지 말고 당장 폐지하는 것이 좋을 듯 싶네요.
김학수: 제작하시는 분의 안전의식이 의심스럽습니다. 연예인 4명을 위험한 건축현장에 투입시키는 것 자체가 잘못되었습니다.
박진희: 저런 힘으로, 저런 도전정신으로 우리나라 건설현장 가서 벽돌나르기나 하지.
"힘들게 올랐는데, 태극기라도 흔들자"
146층을 오르는데 성공한 4명의 도전자. 어떻게 올라간 건데… 나 같아도 그냥 내려왔으면 섭섭했을 것이다. 그래서였는지 540m 상공, 아슬아슬한 타워크레인 위까지 올라간 도전자들은 주섬주섬 태극기를 꺼내 펼쳐 들었다.
그리고 "2002년 월드컵 이후에는 처음"이라며 '대한민국'을 소리높여 외쳐댔다. 실제로 '2002년 월드컵'이었다면 나부끼는 태극기를 보며 가슴 한 켠이 뭉클해졌을 텐데, '버즈 두바이 타워' 꼭대기에 걸린 태극기에는 감동이 없다.
김제동은 "더운 날씨 속에서 힘들게 일하시는 근로자분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고 했지만 코너가 보여주고자 했던 것은 매일 540m를 오르내리며 일하는 현지노동자들이 아니라 타국에서 세계 높이의 건물을 짓고 있는 '삼성건설'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두 발로 힘들게 146층을 걸어 올라간 4명의 도전자들은 '두바이'에 태극기를 꽂는 순간 마치 그곳을 '정복'한 것 같은 성취감을 느꼈을 테다. 도전자가 비틀거리며 계단을 오르는 장면만 따라가는 카메라. 그리고 한 시간 가까이 그 모습만 지켜본 시청자로서는 '결국 끝까지 올랐구나'라는 것 이외에 아무런 즐거움과 감동도 얻지 못했을 것이다.
2007.09.17 12:13 | ⓒ 2007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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