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발언 실시간 사찰... 국감 할 수 없다"

국회 환노위 국감 중단... 야당들, 일제히 "공안통치 부활" 질타

등록 2008.10.17 13:51수정 2008.10.18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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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등 정보기관의 국정감사 개입 의혹이 불거지면서 국회 환경노동위 국정감사가 중단되는 등 논란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는 17일 노사정위원회·중앙노동위·서울지방노동청·경인지방노동청을 상대로 국감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이 제기한 '정보기관 국감 개입 의혹'와 관련, 여야 대립이 격화되자 국감을 중단했다.

"노동부가 정보기관의 하부기관으로 전락"

국회 환경노동위 소속 민주당·자유선진당·민주노동당 의원들은 17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이명박 정부에서 공안통치가 다시 부활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원들은 "국정원은 국내정치에 관여하지 않기로 한 지난 약속을 저버리는 것이며, 이는 국회의 권위에 대한 도전이자 입법부의 역할을 부정하는 국정파괴행위"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환경노동위는 국정감사 첫날 감사 진행과정에서 의원들의 자료제출 요구에 대해 행정부가 국정원 등 공안기관과 협의, 사건허가를 구해서 자료제출을 선별해왔다"며 "이번 자료를 통해 국정감사 진행 중 이루어지는 의원들의 발언 전체가 실시간 정보사찰의 대상으로 전락해왔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또한 "노동자와 기업인들의 어려움을 우선 살펴야 할 노동부가 국정원·경찰 등 정보기관의 하부기관으로 전락해 권력기관의 요구를 정책의 우선 고려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노동부의 행태를 꼬집었다.


이들은 노동부장관·국정원장·경찰청장에 대해 "국회 앞에서 해명·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회의장에 대해서도 "입법부 수장으로 다른 상임위에서도 같은 상황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며 "국회의 권위가 무시되는 이런 상황에서 국회 기능 정상화를 위한 다짐과 선언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보기관 국감 개입 의혹'을 폭로한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은 "공안정권이 아니고서야 노동부가 국정원이나 경찰청에 (국감결과를) 보고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국감도 중요하지만 이런 상황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국감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명박의 국정원, '중앙정보부'로 환생"

최재성 민주당 대변인은 별도의 브리핑을 통해 "이명박 정부의 국정원은 유신독재의 중앙정보부로 환생했다"며 "국민도 야당도 여론도 필요없다는 것이며 오직 통치를 위해 과거의 망령을 부활시키고 있다는 증거"라고 맹비난했다.

창조한국당도 "이명박 정부의 정보기관정치가 부활하고 있다"며 "그야말로 권위주의 군사정권시절의 정보정치가 되살아났다”고 지적했다.

김석수 대변인은 "이명박 정부가 권력기관을 동원하지 않으면 국정운영이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다"며 "오늘 발견된 문건을 통해 이명박 정부가 권위주의 시절의 정보통치로 되돌아가는 무리수를 저지르고 있음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김 대변인은 "이명박 대통령은 정보기관에 의한 정치권감시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해당 담당자들을 문책해야 한다"며 "민주주의를 뒤로 후퇴시키는 역주행을 중단하지 않으면 불행한 미래만이 있을 뿐"이라고 경고했다.
#국정감사 #정보기관 국정원 개입 의혹 #국회 환경노동위 #홍희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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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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