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외신, 노 전 대통령 서거 소식 전해

등록 2009.05.23 14:16수정 2009.05.24 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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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기사.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기사.캡처

AP, 부산대학병원 공식 발표 인용

22일 밤(미국 현지 시각), <AP>와 <뉴욕 타임즈>, <CNN> 등 미국의 주요 외신들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망 소식을 발빠르게 전했다. 대부분의 외신이 이제는 노 전대통령의 죽음을 자살로 보도하고 있다.

<AP>는 우선 문재인 변호사의 말을 빌어 토요일 노 전대통령의 고향 마을 뒷산에서 뛰어내려 자살을 했으며, 가족들을 위한 "짧은" 유서를 남겼다고 전했다. 

또한 부산대학 병원의 공식 발표를 인용, 62살의 노 전대통령이 봉하 마을의 뒷산에서 아침 산책을 하던 중 떨어졌으며, 한국 시각으로 오전 9시 30분에 사망했다고 전했다.

또 MBC 방송의 보도를 빌어, 유서에서 노 전 대통령은 상황이 "어렵게" 되어가며 그가 "너무 많은 사람들을 힘들게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유서의 내용을 전했다. 또한 노 전대통령은 시신이 화장되기를 원했다고 <AP>는 보도했다.

경찰에 따르면 수사관들이 노 전대통령의 유서를 보지는 못했다고 알려졌다.

이명박 대통령은 노 전대통령의 자살 소식이 "진실로 믿기 어려운 것"이며, 그 죽음이 "슬프고 비극적"인 것이라 말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전 인권 변호사였던 노 전대통령은 2003년부터 2008년까지 재임했으며 오랜 부패의 역사로 얼룩진 한국에 "깨끗한" 정치인으로 선거 캠페인을 했다고 <AP>는 그를 소개했다.

그러나 최근 몇 주간 그와 그 가족들이 뇌물 스캔들에 얽매이게 되었고, 지난 달 한국 검찰은 한국의 기업인으로부터 재임시절 6백만 달러의 뇌물을 수령한 혐의로 노 전대통령을 13시간 여 동안 심문했다고 <AP>는 전했다.


노 전대통령은 이에 대해, "국민들을 뵐 면목이 없습니다. 실망시켜드려 죄송합니다"라 말하며 수사에 대한 수치심을 표현하기도 했다고 <AP>는 보도했다.

2002년 선거에서 기적적으로 당선되었고, 미국에게 "굽신거리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많은 젊은이들의 표를 얻을 수 있었으며,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유지했고, 2007년 평양에서 김정일을 만났다고 <AP>는 노 전대통령의 재임시절을 전했다.

<AP>는 또한 노 전대통령이 가난한 농부의 집안에서 태어나 상업고등학교를 마쳤지만 대학 졸업장이 없다고 소개한 뒤, 그러나 자력으로 어려운 변호사 시험에 통과 인권 변호사로 명성을 쌓았다고 그의 과거 행적을 설명했다.

2004년 대통령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했다는 이유로 탄핵을 받아 한국 대통령 중 최초로 탄핵되었으나, 2개월 후 다시 권력을 회복했다고 전했다.

그의 경제 정책으로 인해 많은 비난을 입었으며, 보수주의자들로부터는 친북 세력이라 비난 받아 재임시 낮은 지지율을 얻었다고 <AP>는 정리했다. 

<뉴욕타임즈> "최근 부패 스캔들로 청렴한 이미 더럽혀졌다" 보도

<뉴욕 타임즈>도 노 전대통령의 자살 소식을 발빠르게 전하면서, 노 전대통령을 "청렴한 정치 지도자로 유명했으나 최근 부패 스캔들로 그 명성이 더럽혀졌다"고 설명했다.

스스로를 청렴한 정치인으로 내세웠던 그가 부패 스캔들로 지난 4월 30일 10시간 이상의 검찰조사를 받았고, 일부 그의 친척과 지인들이 이미 투옥되었다고 <뉴욕 타임즈>는 전했다.

또한 4월 22일 그의 홈페이지에, 노 전 대통령이, "여러분들은 지금 저를 버리셔야 합니다." 또, "저는 더 이상 여러분들이 추구하는 가치를 표상할 수 없습니다. 저는 더 이상 민주주의, 진보, 그리고 정의와 같은 것들을 말할 자격이 없습니다"라고 적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뉴욕 타임즈>는 이같은 그의 사과가 한국 정치인에게는 일상적인 것이며, 노 전대통령이 그에 대한 뇌물 혐의의 거의 대부분을 부인했지만 한국의 검찰은 그를 부패 혐의로 기소하는 것을 고려중이었다고 전했다.

<뉴욕 타임즈>는 또한 이번 노 전대통령의 뇌물 스캔들이 과거 스캔들에 비해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사업자들과 연루된 것이며, 전두환 전 대통령과 노태우 전 대통령이 한국의 재벌로부터 수억달러의 뇌물을 받아 1990년 투옥된 것과 비교했다. 

전 인권 변호사로, 정치적 '독불장군'이라 알려진 노 전대통령은 젊은이들의 '반미감정' 을 동반한 민족주의의 분출로 2002년 대선에서 승리했지만, 미국에 의존하는 한국의 전통적 외교 행태를 없애겠다는 그의 노력이 오히려 많은 한국인들로부터 외면당했다고 <뉴욕 타임즈>는 마무리했다.

<CNN> 역시 연합뉴스의 보도를 빌어 노 전대통령이 산에서 뛰어내려 자살을 했다고 간략하게 보도했다.
#노무현 대통령 #자살 #미국 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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