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불능 정치 그만두지 않으면 다시 6·10 맞을 것"

시국선언 동참한 대학생들... 전국 대학, 오는 10일까지 학내집회 열기로

등록 2009.06.05 14:06수정 2009.06.10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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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도 정부 비판 시국선언 전국 30개 대학 총학생회장들이 5일 오전 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현 정부가 민주주의에 역행하고 있다"며 오는 10일 열리는 6·10 범국민대회 참가를 호소하고 있다. ⓒ 유성호


"6월 10일 민주주의 지켜내자!"
"이명박(MB) 독재 타도하고 민주주의 수호하자!"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경찰에 의해 봉쇄됐다 지난 4일 다시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시청 앞 서울광장. 개방 하루 만에 처음으로 정치 구호가 터져 나왔다.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이하 한대련)은 5일 오전 11시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전국 30개 대학 총학생회장 및 전국 대학생 2386명의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대학생이 앞장서 시민들과 함께 이명박 정부에 맞선 제2의 6월항쟁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날 홍익대를 시작으로 서울대, 고려대, 경희대 등 전국 36개 대학에서 시국대회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경기대, 부산대, 동의대 등 16개 대학은 지난 3일과 4일 학내에서 'MB 정권 규탄대회'를 열었다.

"소통 불능의 정치 그만두고 국정쇄신 목소리 귀 기울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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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 영결식이 열린 29일 오후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서 노제를 마친 운구행렬이 서울역으로 향하는 가운데 시민들이 운구차를 향해 추모의 뜻으로 노란 손수건과 종이비행기를 던지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권우성


한대련은 시국선언문을 통해 "우리 대학생들도 전직 대통령의 비극적인 죽음 앞에서 비통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추모객 상당수에게는 전직 대통령을 자살로 내몬 현 정권에 대한 분노가 녹아 있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검찰이 유독 노 전 대통령에 대해서만 수사를 집중하고 피의사실을 낱낱이 언론에 흘리는 방식으로 수사한 것은 누가 봐도 명백한 정치보복성 표적수사"라며 "정치검찰과 이를 종용한 이명박 정부는 결코 그 책임을 피해갈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대련은 특히 "이명박 정부는 '잃어버린 10년' 운운하며 앞선 정권들의 모든 업적과 가치는 물론 민주주의마저 송두리째 묻어버리려 했다"며 "자신의 생존권을 지키려던 철거민과 노동자가 죽었고 전 대통령까지 죽음으로 내몰렸다, 이 죽음의 행렬의 끝은 보이지 않는다"고 탄식했다.

이들은 이어, "제 갈 길만 가겠다며 밀어붙이기식 정치를 고수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를 이제는 더 이상 두고 볼 수가 없다"며 "우리는 죽음의 행렬에 대한 슬픔을 넘어 반민주·반민생의 결정판인 MB악법을 반드시 막아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 "이명박 정부는 이제 그만 상습적인 소통 불능의 정치를 그만두고 국민들의 '국정쇄신'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면서 "민주주의의 위기, 서민경제 위기, 남북관계 위기를 가져 온 독선과 강압통치를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우리 대학생들은 이러한 비극의 역사를 몰고 온 이명박 정부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면서 "대학생들의 힘을 모아 제2의 촛불항쟁을 만들어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역사적 사명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대련은 오는 9일까지 전국 각 대학에서 계속 시국선언을 받아 이를 10일자 신문광고를 통해 내보낼 계획이다.

"시대가 대학생과 시민들의 투쟁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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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난달 23일부터 경찰버스로 봉쇄되어 있던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서 4일 새벽 경찰버스가 철수했다. 경찰버스가 봉쇄를 풀고 떠난 뒤 수십명의 경찰들이 서울광장 주변에 배치되어 있다. ⓒ 권우성


한편, 시국선언 발표 내내 광장으로 이어진 지하철 출구 옆 통로에는 여전히 경찰 수십 명이 대기 중이었다. 총학생회장단이 시국선언 발표회를 열기 전 몇몇 형사들은 번갈아 학생들을 찾아와 "덕수궁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게 어떻겠느냐", "구호를 외치거나 하면 병력이 투입될지도 모르겠다"며 장소변경을 종용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시국선언 발표회의 사회를 맡은 한국외대 추성호 총학생회장이 "광장이 누구의 것인지 모르겠다"고 탄식했다. 그는 이어 "광장을 봉쇄하고 시민을 연행하는 이 정권에 맞서 대학생들이 나서겠다"고 당당하게 밝혔다.

경찰이 수일 내로 연행하겠다고 밝힌 총학생회장을 대신해 시국선언 발표회에 참가한 고려대 박재균 부총학생회장도 "총학생회실에 대학생들의 투쟁을 호소하는 시민들의 전화가 계속 오고 있다"며 "우리가 역사책에서나 보아왔던 시대가 왔다, 시대가 대학생과 시민들의 투쟁을 요구하고 있다"고 굳센 의지를 밝혔다.  
#시국선언 #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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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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