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현 다음 모바일커뮤니케이션 본부장이 14일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 회원들에게 '스마트폰과 E북의 미래'를 주제로 특강하고 있다.
남소연
14일 저녁 7시 30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린 '10만인클럽 특강'에 열 번째 강사로 나선 김지현 본부장은 아이폰 출시 이후 다음에서 느낀 모바일 환경 변화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김 본부장은 "다음 직원들에게 아이폰 나눠준 뒤 엘리베이터에서 (아이폰 쓰느라) 서로 인사도 안 하고 화장실 앞에서 더 오래 기다리게 됐다"면서 "모바일은 이처럼 그동안 포털이 주목하지 못했던 진공 시간(킬링 타임)을 가져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모바일과 PC를 통한 다음 접속 트래픽(UV: 순방문자수) 차이를 비교한 결과 PC는 점심시간대와 퇴근시간 이후 수치가 크게 떨어진 반면, 모바일은 오히려 수치가 오르거나 퇴근 이후에도 트래픽이 꾸준히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모바일은 밤 10~11시경 오히려 트래픽이 증가했다.
김 본부장은 "잠자리에 들 무렵 컴퓨터 부팅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모바일은 항상 머리맡에 켜져 있으니 시간 때우기 용으로 많이 접속한다"면서 "앞으로 모바일 서비스 시장은 이런 시간을 어떻게 장악하느냐 하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은 이미 스마트폰 대세... 한국은 더 빠르게 확산될 것" 다음 모바일 태스크포스팀이 구성된 2008년 6월 이후 누구보다 먼저 모바일을 경험한 김 본부장은 그간 미국을 오가며 느낀 '모바일 충격'을 털어놨다. 지난 연말 미국 뉴욕에서 열린 IT컨퍼런스에 갔을 때 바로 1년 전과 전혀 다른 분위기를 느꼈다고 한다.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 60~70%가 스마트폰을 쓰고 있었고 강연장에서도 노트북 대신 스마트폰으로 강사에 대해 검색하고 모바일 트위터로 질문을 실시간으로 주고받더라는 것이다. 거리 곳곳에 스마트폰 광고는 물론이고 여성 잡지에 아이폰 어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 광고가 실릴 정도였다.
"뉴욕 센트럴파크 옆에 있는 애플 매장에 가봤더니 인종이나 성별, 연령대가 다양했다. 한국에선 아직 30대 직장인이 대부분이지만 그곳에선 이미 아이폰이 특정 소수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PC가 처음 들어왔을 때 학생이나 프로그래머, 일부 직장인만 쓰던 것이 지금은 웬만한 가정에 다 있는 것처럼, 한국 스마트폰도 더 빠르게 확산될 것이다."
김 본부장은 "1990년대 말 플랫폼을 구성하는 인텔 CPU 펜티엄MMX(하드웨어), MS 윈도(소프트웨어), 초고속인터넷(네트워크) 등 3가지 요소가 동시에 바뀌며 PC통신에서 웹으로 시장이 넘어갔다"면서 "마찬가지로 모바일 플랫폼을 구성하는 스마트폰, 안드로이드 같은 모바일OS, 3G(3세대 무선통신망)가 웹에서 모바일로 시장을 바꾸고 게임의 법칙도 바꿀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본부장은 "PC통신 시절 '게임의 법칙'은 하이텔, 천리안, 나우콤 등이 사용자에게 월 사용료를 받는 것이었지만 다음, 네이버 등 벤처기업이 주도한 웹은 공짜였다"면서 "KT, 데이콤(현 통합LG텔레콤) 등은 이미 한 번 겪었기 때문에 그동안 모바일 시장을 꽁꽁 묶어 한국 모바일시장이 폐쇄적이었지만 (아이폰을 계기로)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현재 국내 스마트폰 비중은 2%인 100만 대 정도지만 올해 400만 대가 추가돼 5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밖에 풀브라우징폰까지 합하면 모바일웹 접속이 가능한 폰은 1500만 대에 이른다는 것이다. 김 본부장은 "이 가운데 일부인 200~300만 대만 모바일웹에 접속하더라도 비즈니스 모델로 충분하다"며 "올해가 '모바일웹 원년'이 될 것이고 내년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