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사람은 살아야지 무슨 죄인마냥 저렇게 앉혀두는 거 좀 안타까워요. 뭔 죄예요? 한 명이라도 살아있으면 좋죠."
생존자들이 기자회견을 하는 동안 TV 앞에서 이를 지켜보던 이아무개 병사의 말이다. 그는 천안함에서 근무했던 해군이다. 무릎을 다쳐 이번 출동 며칠 전인 2월 말쯤에 천안함에서 내려 현재까지 국군수도통합병원에 입원해 있다.
7일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난 이 병사는 "배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출동 나가기 전에 갑판이며 조타실을 모두 검사해 침수될 일이 없다, 나도 물이 새는 걸 본 적도 없는데 자꾸 물이 샜다는 등 오보가 나온다"고 말했다.
천안함 근무병사 "물 샐 일 없다, 백령도서 계속 훈련"
평소 백령도 근처에서는 훈련을 하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그는 "매번 백령도 근처를 왔다갔다 한다"면서 "출동 루트가 맞다"고 했다. 또한 "대청도와 백령도 근처에 NLL이 있는데 고속정 참수리가 NLL을 넘어오는 배를 막아서면 우리는 뒤에서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며 "이 훈련을 위해 백령도 부근에 가는데, 연평도에서 훈련하다가 백령도로 넘어와서 훈련하는 등 거의 전체 훈련의 반을 백령도 부근에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령도 주민들이 '천안함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하자 "그럴 리 없다"고 잘라 말했다.
승조원 5명이 후타실에 모여 있었던 이유에 대해서도 "후타실은 원래 운동하는 곳이라서 벤치 프레스, 아령, 축구공, 농구공 등이 놓여 있다"며 "본래 함수가 파도를 제일 세게 받고 함미는 파도 영향을 덜 받아서 그곳에 운동실을 만들어 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병사는 생존자들과 함께 입원해 있지만 병동이 달라 동료들을 쉽게 만날 수 없었다. 생존자들이 입원해 있는 병동 밖에는 간호 장교가 지키고 서서 가족 외에는 아무도 들여 보내지 않기 때문이다. 이 병사는 "생존자들을 못 만나게 해서 애들이 우르르 들어갈 때 몰래 섞여서 들어가서 만났었다"며 "자기(생존자)들도 사고 당시 상황은 잘 모른다고 하더라. 당시에 교신도 없었고 비상상황도 없었으며 자다가 꽝해서 아무것도 모른다고 했다. 몸이 공중에 붕 떴었다는 것은 공통적으로 하는 얘기"라고 전했다.
그는 "생존자 김용현 병장은 용상에서 운동하다가 몸이 안 좋아서 운동을 한 세트 안 하고 함수로 갔는데 그곳에 도착하자마자 쾅 소리가 났다고 하더라"라며 "김용현 병장은 이마 쪽이 찢어졌는데 사고 때 다친 것으로 머리를 부딪친 후 의식을 잃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처음 사고 소식을 접하고 믿지 않았다"는 이 병사는 "제일 친한 이아무개 병장도 실종됐는데 꼭 살아 돌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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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샐 일 없다, 백령도 근처에서 계속 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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