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병기사 고 박석원 중사
미니홈피 갈무리
"오늘 20일째 되는 날 그동안 참은 숨을 내쉬면서 다시 만날 줄 알았어. 그런데 이렇게 야속하게 나오는구나! 미안하고 미안하다. 박 중사! 우리가 바다에 나갈 때 항상 아무 일 없이 군항에 복귀할 것을 단정하지는 않았지만 이건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었다. 박 중사! 다른 함정에서 또 함께 근무하며 더 정들다 헤어짐이 아쉬웠는가!"천안함에서 끝내 시신으로 돌아온 고 박석원 중사 미니홈피에는 이 같은 내용의 편지가 올라와 있다.
박 중사와 한 배에서 일했던 해군의 모 함장은 "이렇게 될 줄 알았더라면 '열심히 근무하다 보면 부사관으로서 최고의 위치까지 진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칭찬하며 확신을 주지 않았을 것을"이라고 후회를 보였다.
희생 장병들의 미니홈피 방명록에는 전우를 먼저 보낸 군인들의 추모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군생활을 오래했던 장교들의 경우, 동료나 부하 군인들의 추억담이 많다.
"내가 군에 있었다면 너 데리러 갈 수 있었는데"고 방일민 하사는 조리 하사였던 만큼 음식과 관련된 내용이 많다. 박상철씨는 "어청도 조리장으로 있을 때, (방 하사가) 많이 챙겨주고 맛있는 그리고 따스한 밥도 챙겨주고 요리도 좀 배웠다"고 회상했다.
박주혁씨는 "어청도에서 니가 해준 밥 2년 동안 먹으면서 건강하게 잘 나왔는데 왜 하필 천안함이냐, 어청도에 조금만 더 있지 그랬냐"고 했다. 김종호씨도 "같이 축구하고 야식먹던 때가 그립다"면서 "다시 맛있는 야식해주세요"라고 고인을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