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 눈물 흘린 이계안 "사랑하는 민주당 위해 독배 든다"

고심 끝 서울시장 경선 참여 결정... 지방선거 후 당 쇄신 운동 예고

등록 2010.05.03 18:52수정 2010.05.03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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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 참여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뭔가요?"

 

3일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참여하기로 했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마친 이계안 예비후보에게 물었다. 이 후보는 그동안 TV토론 없는 여론조사 경선이 이루어질 경우 탈당 및 무소속 출마하겠다는 뜻을 내비쳐 온 터였다. 이 후보의 대답은 간결했다.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의 말이 결정적이었어요."

 

정몽준 대표는 지난 1일 한나라당 대전시장 후보 필승대회에서 민주당의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인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해 "TV토론도 못하는 후보"라며 "그런 후보와 TV 토론에 당당히 임하는 한나라당 후보 중 누가 이길 것 같은가"라고 공격했다.

 

이 후보는 "내가 당내에서 지적했던 문제를 한나라당이 민주당을 공격하는 데 활용하는 건 아니다 싶었다"고 말했다.

 

"이번 지방선거의 역사적 의미 외면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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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안 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 유성호

이계안 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 유성호

이 후보는 또 "6·2 지방선거의 역사적 의미도 외면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는 "이번 지방선거는 여러 선거 중 하나가 아니라 이명박 정권을 심판하고 민주세력 재집권의 토대를 닦는 역사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며 "대의를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죽음보다 더 싫은 '무늬만 경선'을 거부하고 싶지만 제가 받은 상처보다 민주당에 대한 사랑이 더 크기에 민주당을 위해, 민주개혁세력의 승리를 위해 독배를 든다"며 "단 한 번의 TV토론도 없는 '100% 국민여론조사 경선'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사실 이계안 후보는 지난 2006년 열린우리당 시절 서울시장 경선에 참여한 이래 꾸준히 서울시에 대한 연구를 이어오면서 시장 출마준비를 해왔다. 자비를 들여 설립한 '2.1연구소'를 통해 일자리, 주거, 교육 등에 대한 다양한 정책을 준비했다. 또 작년 7월부터는 2000㎞가 넘는 도보탐방에 나서 서울 구석구석을 살피고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럼에도 이 후보는 '한명숙 대세론'에 막혀 제대로 된 승부를 겨뤄볼 여지도 없게 됐다. 이 후보는 지난 2006년에도 당이 강금실 전 법무장관을 영입하면서 당내 경선 문턱을 넘지 못했고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된 강 전 장관은 본선에서 현 오세훈 시장에게 참패했다.

 

민주당은 여론조사를 통해 4~5일 이틀간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6일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지만 후보들이 정책 등을 놓고 겨룰 장이 전혀 마련되지 않았다. 현재로서는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한명숙 전 총리의 당선이 유력한 상황이다.

 

김빠진 경선... "지도부 책임져야"

 

허탈한 표정의 이 후보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A4 27쪽 분량의 정책질의서를 올리기도 했다. TV가 아니더라도, 인터넷을 통해서라도 정책 토론을 한번 해보자는 뜻이다. 그는 "한 전 총리 쪽에서 응답할 것이라는 기대는 없다"면서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선거 운동을 할 방법이 없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서울시장 후보 경선 이후 강력한 당내 쇄신 운동을 예고했다. 그는 "민주당 지도부는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해 역동적인 경선을 만들고 강한 후보를 세워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어야 할 책임을 해태한 것"이라며 "지도부는 서울시장 선거를 포함해 이번 지방선거가 안게 될 부정적 영향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경선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승복하고 당의 승리를 위해 힘을 보태겠다"면서 "당 지도부에도 지방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경선 파행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2010.05.03 18:52 ⓒ 2010 OhmyNews
#이계안 #서울시장 #한명숙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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