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광역->국회의원 거쳐 부평구청장으로

[인터뷰] 홍미영 당선자 "브라질 꾸리찌바의 꿈 부평에서 실현하고 싶어"

등록 2010.06.03 09:04수정 2010.06.03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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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평구 5대 민선구청장으로 당선된 민주당 홍미영 구청장 후보. 홍미영 당선자는 한국 여성 정치인 최초로 기초, 광역, 국회의원을 거쳐 기초단체장 타이틀까지 거머쥔 여성 정치인이 됐다.
부평구 5대 민선구청장으로 당선된 민주당 홍미영 구청장 후보. 홍미영 당선자는 한국 여성 정치인 최초로 기초, 광역, 국회의원을 거쳐 기초단체장 타이틀까지 거머쥔 여성 정치인이 됐다. 한만송
부평구 5대 민선구청장으로 당선된 민주당 홍미영 구청장 후보. 홍미영 당선자는 한국 여성 정치인 최초로 기초, 광역, 국회의원을 거쳐 기초단체장 타이틀까지 거머쥔 여성 정치인이 됐다. ⓒ 한만송

선거운동 기간 내내 접전을 벌였던 부평구청장 선거에서 '범야권단일후보'인 민주당 홍미영(54) 후보가 당선됐다. 부평의 민심은 모든 걸 바꾸라는 거였던 셈이다.

 

홍 당선자는 99% 개표 결과 52.66%(113,557표)를 득표해 40.38%(89,227표)를 얻는데 그친 한나라당 박윤배(58) 후보를 눌렀다. 선거운동 기간 동안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뒤진 상황을 뒤집은 것이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현상 후보는 5.95%(12,843표)를 얻는데 그쳤다.

 

인천에서는 '범야권후보'로 출마한 민주당 송영길 후보도 53.09%로 당선됐으며, 대다수 단일후보들이 당선됐다. 특히 범야권 후보로 출마한 민주노동당 배진교 남동구청장 후보와 조택상 동구청장 후보가 당선되는 이변도 연출됐다. 수도권에서 최초로 민노당 기초단체장이 탄생한 경우라 전국적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홍미영 당선자는 기초의원에서 시작해 광역의원을 거쳐 국회의원까지 된 최초의 여성 정치인이다. 여기다 부평구 최초의 민선 여성 기초단체장이 되는 타이틀까지 거머쥐게 됐다. 정치권에서 소위 말하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한국 최초의 여성정치인이 된 셈이다. 

 

홍 당선자는 "시민들이 참 지혜롭고 현명한 선택을 해줬다. 존경하고 자랑스럽다"고 감격어린 목소리로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천안함 사건으로 인한 '북풍' 때문에 걱정했는데, 투표일을 3~4일 남겨두고 달라지는 분위기를 느꼈다"며 "그동안 부평이 (인천시에서) 홀대를 받았지만, 구청장이 아무 말도 못하고 무기력했던 것을 구민들이 제대로 평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홍 당선자는 승리의 원동력을 '서민과의 진정어린 교감'과 '범야권 후보 단일화'로 여겼다.

 

그는 "선거운동 마지막 날 삼산동과 갈산동의 임대아파트와 산곡동 화랑농장, 부평2동 희망천, 구산동 등 외곽에 사는 삶이 어려운 주민들을 찾았다. 주민들에게 '홍미영, 저 개인은 약하지만 여러분의 힘을 합해주면 거인이 될 수 있다. 그 힘으로 어려운 이들의 등받이가 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특히 재래시장을 돌면서 상인들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상인들은 한나라당의 배신으로 SSM(기업형 슈퍼마켓) 규제 법안이 국회에서 무산된 것에 불만이 많았다. '산곡동에 롯데마트가 들어선 후 산곡시장이 해가 다르게 죽는 모습에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는데, 상인들이 '그런 사람을 원한다'고 했다. 박 구청장이 임기 동안 재래시장 활성화를 이야기했지만 말로만 그랬다는 것을 상인들은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홍 당선자는 이어 야권 후보단일화에 대해서 "이명박 정부의 부자만을 위한 정책이 풀뿌리 단위(=지방자치단체)에서도 펼쳐지고 있다. 다행히 인천은 이번 선거에서 이에 대한 대응을 적극 모색했다. 인천은 5.3항쟁의 전통이 흐르고 있다. 그 주역들이 정당, 시민단체, 자활기관, 노동현장 등으로 흩어져 각기 활동해왔다. 그 역량이 선거연합과 범야권 후보단일화로 모아졌다. 민주노동당도 이름을 알리기보다는 '정권 심판'이라는 대의 속에서 잘 규합했다"고 평가했다.

 

향후 구정 운영에 대해 홍 당선자는 '민과 관의 네트워킹'을 강조했다. 이를 통해 시너지효과를 내는 행정을 최우선에 놓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는 "부평구의 1년 예산이 4000억 원이 된다. 부족한 예산인데, 중요한 건 네트워크다. 후보단일화를 통해 공동정책도 만들었다. 희망근로처럼 중앙정부가 일방적으로 내리는 사업이 아닌, 관과 민이 안전한 그물망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예산이 적게 들어도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훨씬 효과적인 사업을 벌일 수 있다. 일례로 지역아동센터, 민간 작은도서관과 구립도서관, 교육청 소속 도서관 등을 네트워킹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그 다음에 시와 국가에 예산 지원을 요청하고 각종 프로젝트 사업도 신청해 예산을 지원받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홍 당선자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까진 행정 편의 중심이었다. 이제 행정이 코디네이터, 지원자의 처지에 서야한다. 구청장의 가치와 철학이 다르면 동네가 달라질 수 있다. <꿈의 도시 꾸리찌바>라는 책을 읽었는데, 생태도시를 실현한 브라질 꾸리찌바의 꿈을 부평에서 실현하고 싶다. 자랑스럽고 현명한 구민들과 함께 부평의 심장과 맥박을 다시 뛰게 할 수 있는 것이 기쁘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부평구청장 선거 #홍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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