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공무원은 영혼을 가지고 있다"

[국감-환노위] 4대강 사업서 환경부 역할 비판... 국책연구기관 4대강 비판 보고서 공개돼

등록 2010.10.04 15:44수정 2010.10.04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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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의 환경부 장관(자료사진). ⓒ 남소연

이만의 환경부 장관(자료사진). ⓒ 남소연

주호영 한나라당 의원 "4대강 사업 결과 수질이 악화되면 환경부 문 닫아야 합니다. (중략) 공무원을 보고 영혼이 없다는 말이 있는데, 환경부는 영혼이 있지요?"

 

이만의 환경부 장관 "환경부는 분명한 영혼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4일 정부과천청사 환경부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최대 이슈는 '환경부 존폐'였다. 4대강 사업 중 환경을 파괴하는 대규모 토목공사에 대해 환경부가 제 목소리를 내기는커녕, 국토부의 입장만 대변하고 있다는 데에 비판이 쏟아졌다.

 

환경부 비판은 이만의 장관의 업무보고에서부터 시작됐다. 이만의 장관이 본격적인 국정감사에 앞서 30분 이상 업무보고를 했지만 4대강 사업과 관련 "전반적인 하천의 수생태계는 좋아질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구체적인 내용을 생략했다.  

 

이에 대해 이찬열 민주당 의원은 "4대강 사업은 전 국민의 관심 사안인데, 보고를 생략하면 어떻게 하느냐"며 따져 물었다. 이미경 의원 역시 "환경부가 나서서 생태계 교란과 환경적인 재앙을 가져올지 검토하고 챙겨야 하는 것 아니냐"며 "환경부가 개발 사업에 나서는 국토해양부의 하수인으로 전락했다"고 밝혔다.

 

이후 본격적인 감사에서 이찬열 의원은 "낙동강 8·9 공구 둔치에서 불법폐기물 매립사실이 밝혀졌는데, 환경부의 환경영향평가 토양조사결과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며 "환경부는 해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찬열 : 낙동강 8·9 공구에서 불법폐기물이 발견됐는데, 환경부에서는 한 게 없다.

이만의 : 그런 사실을 몰랐다.

이찬열 : 이미 지난 7월 발표됐다. (중략) 차라리 의도적으로 뺐다고 하면 이해할 수 있다. 몰라서 아무 일도 안했다는 게 말이 되나. 문화재청에서는 조금만 문제가 생겨도 해결될 때까지 (공사가) 중단된다. 하지만 환경부 말은 먹혀들지 않는다.

이만의 : 그렇지 않다. 앞으로 커버해야 될 영역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계기가 됐다.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환경부의 중요한 역할은 생태을 보전하는 데 중요한 국책사업에 대해 환경영향평가를 제대로 하는 것"이라며 "4대강 사업을 보면 40일만에 환경영향평가서를 만들었다, 절차와 내용검증 등 모든 것이 졸속으로 진행됐다"고 비판했다.

 

국책연구기관 4대강 비판 보고서, 뒤늦게 공개돼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은 "국무총리실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4대강 사업을 정면으로 비판했다"며 "환경부도 제 역할을 해달라"고 지적했다.

 

4대강 사업 환경영향평가에도 참여한 이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발간한 '기후변화대응을 위한 적정 하천공간 확보방안 연구' 보고서의 '4대강 살리기 사업의 고찰'이라는 절에서 "토목공학적 접근만으로 재해 대응에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1992년 설립돼 1999년 정부출연기관으로 편입된 후, 정부 정책 수립을 뒷받침하고 정책을 평가하는 기관이다.

 

보고서는 "4대강 살리기 사업만으로는 예측치 못한 급증하는 홍수량을 감당하기에 무리가 있으며, 이러한 치수사업에서 벗어나 보다 항구적인 대안들이 적극적으로 제시·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이어 생태친화적인 대안 수립을 요청했다.

 

"(4대강 사업의) 일부 구간에서는 야생동식물이 서식하는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준설을 계획하고 있는 곳이 있다. 인류의 안위를 위해 진행하려고 하는 거대한 토목사업에 있어서 인류가 우선인가, 자연이 우선인가를 따지는 것은 우스운 일일 수 있지만, 인류와 자연의 공존을 위해서는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이에 대해 홍 의원은 "이만의 장관은 (멸종 위기종인) 단양쑥부쟁이가 보호할 종인지 모르겠다고 했다"며 "습지 복원 등 생태친화적인 대안이 4대강 사업에 전혀 반영이 되지 않고 있다, 수용해 달라"고 강조했다.

2010.10.04 15:44 ⓒ 2010 OhmyNews
#국정감사 #4대강 사업 #환경노동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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