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천수 웅덩이의 개구리들외부는 영하 10도 이하의 혹한이지만 이 웅덩이에만 들어오면 걱정없습니다.
우리도 저리 편안한 쉼터를 찾건만 세상은 여전히 혼란스럽습니다.
개구리들이 일찍 동면에서 깬 이유도 그들만의 삶의 방법이겠지요.
정덕수
물웅덩이엔 낙엽이 두껍게 쌓여있습니다. 한 잎, 한 잎 떨어진 낙엽이 물에 젖어 가라앉기를 거듭한 결과겠지요. 그런데 낙엽을 조금 들추자 개구리들이 보입니다. 어딘가에서 동면에 들었었을 개구리들이 이 웅덩이를 향해 영하의 기온에도 거침없이 뛰어왔나 봅니다. 더러는 미리 도착하고, 더러는 오는 도중 죽음을 맞으며…
1시간 이상 그곳에 있었는데 추운 걸 모르겠더군요. 불과 30여 미터만 나가면 살을 에는 바람이 휘몰아치는데 말입니다. 온기가 느껴지는 바위에 그대로 걸터앉아 아주 작은 골짜기를 바위에 만들며 흐르는 물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렇게 흐르던 물은 곧잘 저와 같은 웅덩이를 만들어 놓습니다.
얼마쯤 지났을까. 바람에 쓸려온 낙엽들이 물에 빠지고… 그 낙엽을 받아들인 물이 그대로 소용돌이칩니다.
다큐멘터리를 촬영하러 온 이들도 겨울 설악에서 만난 이런 자연 환경에 대해 다소 의외란 생각이 든 모양입니다. 이런 골짜기가 이곳뿐만 아니라 경북 울진에 가도 있다는 걸 알려주었지요.
물론 백두산에도 있습니다. 장백폭포 아래 손을 담그기도 어려울 정도로 뜨거운 온천이 샘솟고 있습니다. 동토의 땅 백두산에 말입니다.
찬바람이 휘몰아치는 겨울 설악, 한계령에서 눈부시게 빛나는 태양빛에 고흐를 떠 올리게 된 건 고호의 강렬한 색채들이 빚어내는 마술 같은 온기가 그리웠기 때문이겠지요. 또한 고흐를 떠 올리며 온기가 그리워지니 이 얼지 않는 골짜기를 생각하게 된 거고요.
「노력은 존중받을 가치가 있고, 절망에서 출발하지 않고도 성공에 이를 수 있다. 실패를 거듭한다 해도, 퇴보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해도, 일이 애초에 의도한 것과는 다르게 돌아간다 해도, 다시 기운을 내고 용기를 내야 한다.」-1882년 10월 22일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아이들이 돌아왔다는 연락을 받고 집으로 돌아오며, 저와 아이들의 마음(생각)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내 마음은 빈 그릇이다.늘 비어있기에 채우려고 한다.같은 마음이라 해도 나와는 다른 형태의 마음이 있다.아이들의 마음은 한 알의 씨앗이다.어떤 토양을 만나고 조건을 갖추느냐에 따라 다른 모양으로 자라게 된다.' 덧붙이는 글 | 다음뷰에 동시에 개재 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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