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민주당, 작은 정당·시민사회 잘 배려했으면"

박원순 공동선대위 구성 논란에 '야권 공동 노력' 강조

등록 2011.10.10 20:46수정 2011.10.18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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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지난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국민참여당사를 방문한 박원순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가 유시민 대표와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지난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국민참여당사를 방문한 박원순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가 유시민 대표와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 권우성

지난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국민참여당사를 방문한 박원순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가 유시민 대표와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 권우성

"작년 6.2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경험해봤지만 서로 다른 문화와 이해관계를 가진 여러 세력이 하나의 선거를 치른다는 게 보통 일이 아니더라. 민주당이 주인된 입장에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치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모쪼록 작은 정당들, 시민사회 분들을 잘 배려했으면 한다."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승리를 위한 야권 공동의 노력을 촉구했다. 박원순 야권단일후보 공동선거대책위 구성을 놓고 드러난 야권 내부의 논란을 꼬집는 얘기였다. 유 대표는 10일 오후 참여당 라디오 방송 <유시민의 따뜻한 라디오>에서 "서운한 점이 있더라도 이런 점을 참고 마음을 다스리면서 대의를 위해 힘을 합치는 게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당초 이번 방송은 박원순 야권단일후보를 초청한 가운데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의 '제지'로 유 대표의 '1인 2역' 방송으로 진행됐다. 유 대표는 박 후보와의 전화 통화 녹취록을 토대로 재구성한 가상 대담을 진행했다. 선관위는 이날 "박 후보의 <유시민의 따뜻한 라디오> 출연이 언론기관의 후보자 등 초청 대담·토론회에 대해 규정한 공직선거법 82조와 93조 2항, 254조 등을 위배할 수 있다"고 유권해석을 내렸다.

 

유 대표는 이와 관련 "박 후보에게 누를 끼치지 않게 가상 대담을 진행한다"며 "박 후보의 평소 말씀과 미리 전화로 나눴던 내용 중 필요한 내용을 발취해 1인 2역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유시민 "민주당 일변도의 선거운동, 자발적 참여 깰 수 있어"

 

방송의 핵심 내용은 '민주당 중심의 선대위 구성' 논란이었다.

 

앞서 민주노동당은 "상호존중과 호혜라는 야권연대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 선대위 구성을 수용하기 어렵다"며 "박원순 후보의 선거대책위원장 및 선거대책본부장 등은 맡지 않기로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민주노동당은 "선대위 형식에 관계없이 박 후보의 당선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우위영 민노당 대변인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공동 선대위원장 등 직함을 맡지 않겠다는 뜻이다, 모든 선거운동에 불참하겠다는 뜻은 아니다"며 "박원순 후보 당선을 위한 선거운동은 진행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박원순 후보 선대위에 결합하기로 한 국민참여당과 진보신당도 이날 공동 선대위 구성 과정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국민참여당은 박원순 후보의 공동 선대위 합류를 결정지은 상황이다. 유시민 대표는 공동 선대위원장을 맡고 박무 최고위원이 선대위의 뉴미디어 분과, 천호선 전 최고위원이 시민참여 분과를 맡기로 했다. 진보신당은 김혜경 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박 후보의 공동 선대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다만, 김종철 진보신당 대변인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민노당이 박 후보 선대위원장 및 선대본부장을 맡지 않기로 결정하는 등, 상황이 이렇게 된 가장 큰 책임은 민주당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박 후보가 민주당의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해 민주당의 주도적 노력을 부탁하자 모든 것을 주도하겠다며 다른 야당 및 시민사회와의 원만한 협력 대신 이들을 소외시킨 것"이라며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유 대표도 이날 방송에서 "박 후보는 야4당과 시민사회의 공동후보이기 때문에 선거운동도 함께 해나가야 되는데 민주당 일변도의 선거운동이 기획되고 진행되면 경선에서 나타났던 자발적인 시민 참여 욕구 등이 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민주당 중심의 공동 선대본 구성'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원순 "민주당 외 다른 정당·시민사회 모두 대변해야"

 

이에 대해 박 후보는 "민주당의 몫이 큰 것이 사실이지만 다른 정당들이 소외되고, 제가 함께 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유 대표가) 지적한 것 같은 우려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또 "야권이 서로 분열하고 대결하는 자세보다는 서로 하나가 되고 선거를 통해 우리 시대와 시민이 요구하는 통합과 연대, 혁신이 이뤄졌으면 한다"며 "그래야 다음의 정치일정에서도 야권이 승리할 수 있는 토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선거과정에서 (자당 후보를 내지 못한 정당에게)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후보 쪽에서 배려하는 일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박 후보의 입장을 이해했다.

 

그는 이어 "시민사회에서 참여한 분이나, 국민참여당에서 참여한 분이 선거캠프 구성 과정에서 다소 서운한 점이 있다 하더라도 이런 사정을 감안해서 대의를 갖고 힘을 보태는 자세로 화합하는 게 좋겠다"고 답했다.  

 

박 후보는 "서로 함께 하겠다는 마음이 참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제가 서로 마음이 다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야권·시민사회가 참여하는 박원순 후보의 공동 선거대책위원회는 오는 11일 오전 출범할 예정이다.

2011.10.10 20:46ⓒ 2011 OhmyNews
#박원순 #유시민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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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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