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세계일보>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승소한 이광철 변호사.
오마이뉴스
지난 12월 13일 제게 다급한 심경이 느껴지는 문자가 왔습니다.
"우리 남편이 연행됐어요."또 한 명의 무고한 시민이 경찰에 체포됐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제가 실무를 맡고 있는 반값등록금 집회에 종종 참여하고 도와주시던 시민이라, 전 지체 없이 바로 그 사람,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 '이광철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다행히 이번에는 다른 변호사님이 먼저 접견을 간 상황이었지만, 한 번이라도 경험해본 사람은 알 것입니다. 누군가 갑자기 연행되거나 체포됐을 때 그 막막함, '아, 잘 아는 변호사라도 한 명 있었으면…' 하는 그 간절한 마음을 저는 잘 알고 있기에 가급적이면 지체 없이 '아는 변호사'에게 연락을 드렸던 것이죠.
한미FTA 무효 시위로 인해 지난 10일 연행된 한대련(21세기한국대학생연합) 학생들에게 민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들의 접견을 조직한 사람(이광철 변호사는 민변 대외협력 담당 사무차장). 너무나 바쁘게 살고 있는 그였지만 그래도 지체 없이 전화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가 시국사건으로 갇히게 된 시민들과 가장 가까이에서 함께해온 이였기 때문입니다.
언젠가 그는 민변 권영국 변호사를 언급하면서 "국민이 부르면 간다"는 권 변호사의 좌우명에 감동받았다고 했는데, 그도 억울하게 갇힌 이들에게 달려가는 것을 '사는 보람'으로 즐기는(?) 그런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2008년 촛불시위의 소중한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분이라면 '쇠파이프 변호사'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얼마 전에도 <오마이뉴스>에 한 변호사가 '쇠파이프 변호사'의 오명과 굴레를 벗게 된 사연과 인터뷰가 올라갔죠(관련기사 :
'쇠파이프 변호사' 꼬리표..."고통 엄청났다"). 수구언론에 의해 '쇠파이프 변호사'로 몰렸던 그 사람이 바로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인 이광철 변호사이기도 합니다.
수구언론과 싸워 이긴 '쇠파이프 변호사'
이광철 변호사는 그런 고초를 겪기도 했지만,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가장 어려운 고통 속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경찰서와 검찰청, 구치소와 법정을 제 집처럼 드나들고 있습니다. 차비도 참 많이 들었을 것입니다. 발품도 참 많이 팔았을 것이고요. 그럼에도 그는 언제나 저희들의 연락을 뿌리친 적이 없습니다. 주로 그에게 연락이 가는 이들은 국가보안법 사건이나 집회시위법 사건의 연행자·구속자 등입니다. 딱 보시면 알겠지만, 변호사 업계의 말을 빌자면 '돈 안 되는 사건'들을 주로 맡고 있는 것이죠.
그러니 저희들이 이광철 변호사를 좋아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제가 한때 법대를 다녔다는 이유만으로, 2008년 촛불시위 당시 실무자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사람들이 잡혀가면 많은 이들이 제게 연락을 주십니다. 사실 저는 변호사 자격증도 없고 아는 것도 짧지만, 하나도 걱정되지 않습니다.
이 외면해서도 안 되고 외면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그때마다 저는 이광철 변호사에게 연락해 부탁드릴 수 있으니까요. 참으로 고마운 일인 것이죠. 또 한 분 자주 전화드리는 사람이 있는데 역시 민변 소속의 박주민 변호사입니다(고마운 박주민 변호사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에 써보겠습니다).
최근 이광철 변호사가 또 아주 좋은 일을 해내고야 말았습니다. 일명 '밥풀때기 시민'을 구해낸 '쇠파이프 변호사' 이야기입니다. 반값등록금 집회에 종종 참여한 한 시민을 검경이 조용히 구속시키려 했던 사건입니다. 다행히 구속영장이 기각됐지만, 그 시민이 겪었을 충격과 공포를 생각한다면 시간이 지났다고 해서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될 것입니다.
반값등록금 실현과 교육복지 확대를 염원하는 절절한 민심을 외면하기 바쁜 이명박 정권이 경찰을 앞세워 시민들을 탄압하는 데는 고도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어 참 문제인데요, 반값등록금 집회에 참여한 시민과 학생 250여 명에게 소환장을 발부하고 갖은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 할 것입니다. 그러다가 급기야 한 시민을 구속까지 시키려 했던 것이죠.
재판 하루 전에 부탁한 변론...'밥풀때기' 시민을 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