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가 기가 막혀"...MB의 유일한 업적?

[소셜늬우스 19] 보성 3남매·전투화, 그리고 종편

등록 2012.02.16 10:33수정 2012.02.16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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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 3남매] "자식을 고문치사하다니? 이근안 제자인가?"

"이 부부 참~~~말을 잃게 만듭니다"(푸르고푸르다, 다음)

자녀 방치한 아버지의 메모 기도로 병을 낫게 하겠다며 자녀들을 방치해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자녀들이 숨진 채 발견된 11일 오전 전남 보성군 보성읍 교회에서 메모가 발견됐다. ⓒ 연합뉴스

이번 주 소셜늬우스, 무거운 마음으로 시작해야겠습니다. 전남 보성에서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세 남매가 부모에게 맞아 죽는 참담한 사건이 벌어졌는데요, 어린아이들의 죽음이 누리꾼의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아이를 훈계하지 아니하려고 하지 말라. 채찍으로 그를 때릴지라도 그가 죽지 아니하리라. 네가 그를 채찍으로 때리면 그의 영혼을 스올(Sheol·무덤)에서 구원하리라.'

성경 잠언 23장 13~14절을 그대로 따라 "잡귀를 몰아내겠다"며 감기에 걸린 큰딸(10·초등3)과 각각 8살(초등1), 5살 난 아들 등 3남매를 때려 숨지게 한 박아무개(43)씨와 부인 조아무개(34)씨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숨진 아이들의 위 속에서 음식물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부부가 감기에 걸린 자녀들을 치료하지 않고 굶게 하고 폭행해 숨지게 한 것이지요.

그야말로 "예수가 기가 막혀"(눈뜨고_코베인, 다음) 할 일입니다. 사건 소식을 들은 누리꾼들은 가해 부모에게는 분노를, 피해 남매들에게는 슬픔을 표했습니다.

"꽃으로 때려도 아플 그 아이들, 죄 사함 받을 죄지을 기회나 있었을까. 아아 정말 싫다"(@hangillo)
"미신의 극치를 보는 것 같네"(소이부답, 다음)


이들 부부는 아이에게 붙은 잡귀를 쫓아내겠다고 한 일이라지만 누리꾼들 눈에는 오히려 "부모가 잡귀"(@pcy861)로 비칠 뿐이었습니다. 더 나아가 이들이 저지른 짓은 말 그대로 '고문'이었습니다.

"자식을 고문치사하다니? 이근안 제자인가?"(큰호수, 다음)

십자가 ⓒ 김민수


사실 기도로 낫게 하겠다며 병원 치료를 거부한 이런 상식 밖의 사건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1999년 8월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기도로 나을 수 있다"는 부모의 빗나간 신앙 때문에 죽음의 문턱에서도 치료를 받지 못했던 김신애(10)와 정아(14)의 사연을 소개한 바 있습니다. 이렇듯 잊을 만하면 이런 일이 되풀이되니, 정말 이 말을 하고 싶군요.

"기독교 자체를 비방하는 건 아니지만…기도로서 모든 것이 나아질 수 있다는 논리! 이것 좀 버리세요 제발…그럼 대체 병원은 왜 있습니까?"(김은지, 네이트)

다시는 이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짧은 세상살이를 접고 하늘나라로 떠난 어린 3남매의 명복을 빕니다."(안녕이란말대신, 다음)

[찢어진 전투화] "포복자세 신경 쓰느라 다 총 맞아 죽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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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 훈련소의 훈련병들이 각개전투 훈련을 받고 있다.(자료사진) ⓒ 연합뉴스


너무 엄숙했죠? 분위기 좀 바꿔보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이곳만큼 창의적인 발상을 하는 곳도 없을 겁니다. 바로 국방부인데요. '불온도서'를 선정하고, '종북 앱'이라며 <나꼼수> 삭제 지시를 하는 데서도 알 수 있듯 국방부의 사고방식은 일반인의 예상을 뛰어넘는, 그러니까 뭐랄까 '범상치 않다'고나 할까, 아무튼 매우 '기발'한데요. 이번에도 전혀 생각지 못한 발표로 누리꾼들의 '인기'를 독차지했습니다.   

사건은 이렇습니다. 지난해 말 새로 보급된 신형 기능성 전투화가 발 앞코에 댄 천연가죽이 닳아 훼손되고 일부는 구멍이 나면서 '불량품'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자 국방부가 해명에 나섰는데요, 그 해명이 기가 막힙니다.

"겨울에 언 땅에서 1주일간 집중적인 각개전투 훈련 중 병사들의 잘못된 자세로 인해 문제가 생겼다. 복사뼈를 땅에 대고 기어야 하는데 무릎을 대고 발을 끌다 보니 전투화 앞부분이 닳은 것 같다."

어때요, 정말 기발한 해명이죠? 많은 누리꾼이 이 말에 감탄했습니다.

"어떻게 신병들이 훈련받는 행동이 신발이 떨어지는 이유라고 말할 수 있는지. 도대체 저런 말을 만들어내는 사람의 뇌 좀 연구해봐봐."(옥동, 다음)
"니들이 말하고도 손발이 오그라들지?"(clickljs, 다음)

격정을 토로하는 누리꾼도 있었습니다.

"이런 신발넘들아, 강제로 청춘을 끌고 갔음 제대로 먹이고 입히고 신발이라도 신겨라."(어머씨발, 다음)

앞으로 제기되는 각종 문제, 국방부는 이렇게 해명하지 않을까요?

"전투화 불량이 훈련병 포복자세 불량? 장갑차 불량은 운전병 운전습관 불량, 총기 불량은 병사들 격발자세 불량, 전투복 불량은 병사들 체형 불량, 식기 불량은 병사들 식습관 불량…ㅋㅋ 어울린다"(대 한국인, 다음)

"총알이 안 나가면 무리하게 총질한 탓이고 미사일 오발이면 작동법 숙지 잘못이고 비행기 추락이면 조종법 미숙이냐? 전쟁물자는 극한상황에서도 문제가 없어야쥐. 극한 상황에서 사용하기 때문에 Usb도 만 몇천 원짜리 구만 원 넘게 샀다고 한 넘은 북한군 대변인이었냐?"(대한민국사랑해, 다음)


그나저나 우리 군인들 앞으로 신경 쓸 거 많아 군 생활이 더 팍팍하겠습니다.

"전쟁이 나면 바른 포복자세 신경 쓰느라 다 총 맞아죽겠다."(@meloha71)
"ㅋㅋ 발들고 무릎으로 기어! 우리 애들 무릎 다 까지겠다."(boss, 다음)
"전쟁 나서 적군이 총 쏘면 옷찢어지니 뒹굴면 안 되겠네요."(서지훈, 네이트)

앞서 국방부가 '창의적인 발상'을 잘 한다고 했는데요, 그 이유는 아마 이것 때문일 겁니다.

"국방부에 군인은 근무 안 하나봐."(박성남, 네이트)

[종편 적자] "세금으로 메우겠다는 소리 하기만 해봐라"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이 채널당 연간 1000억 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이 경우 보통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기 마련인데… 어쩌죠? 인터넷에선 전혀 뜻밖의 반응이 말그대로 '쏟아졌으니' 말입니다.

"이렇게 반가운 기사 정말 오랜만이다."(배지후, 다음)
"좀더 버티다가 확실히 말아먹어야 할틴디."(@jyyang2080)
"내가 제일 좋아하는 기사당. 음미하면서 본당. 천천히 즐기면서."(노동자, 다음)

아, 이 무정한 누리꾼들… 너무한 것 아닙니까부리, 난 까부리… 아, 죄송합니다. 저도 모르게 <개그콘서트> '꺾기도'를 해버렸네요. 걱정해야 할 소식인데 '표정관리'를 하고 전해야 하는 이 불편한 진실. 저만 그런 건 아니네요.

"시청률이 0.449%라니 ㅠㅠ 종편드라마를 왜 했어ㅠㅠㅠㅠ 엉엉ㅠㅠㅠㅠㅠㅠㅠ 내가 시청률 올려줄 생각은 없으면서 시청률이 안 나와서 가슴이 아픈 이ㅠㅠ 똥같은 이중성ㅠㅠㅠㅠ"(@dolce_vino)

한편, 이렇게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는데 한편에선 '칭찬'이 자자합니다.

"최시중씨, 수고 많아써요. 출마하시면 몰표 드릴께용. ㅋㅋ"(sonny, 다음)  

특히 대통령의 업적이라며 찬양하는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MB의 유일한 업적이군요."(@sisyphus79)
"역시 '마이너스의 손' 가카의 성은."(셀프그레이트빅엿, 다음)
"전 정권에서 못한 조중동, 가카가 이런 식으로 날릴 줄이야."(아미,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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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 출범 당시 인터넷에 떠돌던 패러디물


하긴 이런 누리꾼까지 있으니 종편이 고전을 면치 못할 수밖에요.

나라의 영광과 권세가 채널삭제에 있다.

친구집에 가서도 채널삭제
친정집에 가서도 채널삭제
친척집에 가서도 채널삭제
미장원에 가서도 채널삭제
단골식당에 가서도 채널삭제
단골 아닌 식당 가서도 채널삭제
병원 대기실 가서도 가서도 채널삭제
(정치의달인 삽질리명박각카, 다음)

개그맨 이수근과 김병만이 종편 프로그램을 맡았다는 뉴스에 달린 댓글을 봐도 종편의 처지를 알 수 있습니다.

"아. 요새 김병만 왜 안나오나 했는데 종편에 나왔구나. 채널을 삭제했으니 알 수가 있나."(ㅜ, 다음)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종편의 탄생과 고전, 이 시점에서 다시 한번 그 의미를 되새겨 보게 됩니다.

특혜로 만들어진 미디어는 시청자의 사랑을 받을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보여줍니다.(@ryally5)

마지막으로 노파심에 한마디하고 소셜늬우스 19회 마칩니다.

"세금으로 살릴 생각하지 마라."(kimmc, 다음)
#보성 삼남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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