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계양을, 돈봉투 사건으로 초토화

여야·시민사회, 진상규명과 후보사퇴 촉구... 14일 공천 경선

등록 2012.03.09 19:38수정 2012.03.09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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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태 전 국회의장의 새누리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에 이어, 인천발(發) '돈봉투' 사건이 터져 한 달 앞으로 다가온 19대 총선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민주통합당의 인천 근거지라 할 수 있는 계양 을에서 돈봉투 사건이 터져,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민주당의 후보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여기다 인천지방경찰청이 민주당 계양 을 당비대납 사건을 수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계양 을 지역은 송영길 인천시장이 내리 3선에 성공한 지역구로 야성이 강한 지역이다.

민주당 소속 이한구(계양4) 인천시의회 의원은 8일 기자회견을 열어 "2010년 계양 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 김희갑 민주당 후보 측이 두 차례에 걸쳐 270만 원을 전달했다"고 폭로했다.

이 의원은 2010년 7월 18일 김 후보의 자택 조찬모임 후 나오다가 동석했던 사람으로부터 현금 70만 원이 담긴 돈 봉투를 전달받았고, 같은 달 24일에도 김 후보의 자택에서 조찬모임 후 자택 앞에 세워둔 승용차에서 동석했던 사람으로부터 현금과 수표 200만 원이 든 돈 봉투를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정황상 김 후보 측이 전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두 번째 받은 돈 봉투에는 서울지역 개발업자의 명함도 들어있었다며 전달 받은 현금과 수표 사진을 공개했다. 이 개발업자는 계양구 효성도시 개발 사업과 연관된 인물로 알려져, 개발업자가 당선 가능성 높은 후보를 위해 돈을 마련했을 의혹도 생긴다.

이 의원은 1년 7개월이 지난 뒤 19대 총선 공천을 앞두고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선 "돈 봉투 소문이 돌면서 중앙당에 소명자료를 제출했는데도 오히려 내가 특정 후보를 음해하는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다닌다는 의혹을 받았다"며 "중앙당은 이를 빌미로 낙하산 공천을 하려해 당 차원의 쇄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반면, 김희갑 예비후보는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최원식 예비후보의 단수 공천을 위한 중상모략"이라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8일 인천시청 기자실에서 이한구 시의원이 2010년 7월 계양 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 민주당 김희갑 후보측으로부터 돈봉투를 받았다며 사진을 공개하고 있다.
8일 인천시청 기자실에서 이한구 시의원이 2010년 7월 계양 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 민주당 김희갑 후보측으로부터 돈봉투를 받았다며 사진을 공개하고 있다.부평신문 자료사진

   

민주당 선거 한 달 앞두고 악재... "예비후보 등록 때 공개하지"


한편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새누리당과 통합진보당, 인천지역 시민사회는 진상규명과 함께 후보자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오는 14일 경선을 통해 계양 을 후보자를 선출키로 했다.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공천심사위원회는 경선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전략공천을 하겠다는 의사를 두 후보에게 전달했고, 두 후보는 경선을 수용하기로 했다.

새누리당 인천시당은 8일 "민주당의 추잡한 실체가 드러났다"며 후보 사퇴를 촉구했다. 새누리당은 "민주당 경선 때문에 사람이 죽고, 자살을 시도하다가 돈봉투 사건이 터졌다"고 한 뒤 "민주당은 자진해서 이번 사건을 검찰에 고발하고 진상을 명백히 밝혀 국민 앞에 선고 대죄하라"고 공격했다.

통합진보당도 "돈봉투 사건은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훼손이자 정치권 전반의 도덕적 해이를 나타낸다"며 "돈봉투 사건의 인물이 공천된다면 인천시민을 우롱하는 처사다, 돈봉투 사건 당사자는 인천시민 앞에 사과하고 출마를 포기하라"고 주장했다.

평화와참여로가는인천연대도 성명을 통해 돈봉투 사건 관계자를 사법 처리할 것을 사법당국에 주문했다.

인천연대는 "총선을 앞두고 불거진 민주당 돈봉투 사건은 깨끗한 선거를 바라는 계양구민을 배신하는 행위로, 민주당은 지체 없이 사건을 공개적이고 철저하게 조사하라"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이 의혹의 정치인을 공천할 경우 4·11 총선에서 국민에게 심판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연대 이광호 사무처장은 "사건 당시 동석했던 구의원 등 관계자들이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 법적, 도의적 책임을 질 것을 촉구한다"며 "이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고 사건의 진실이 은폐·축소된다면 사법당국에 수사를 의뢰하고 부패한 정치인을 낙선시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번 사건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민주당 인천시당 관계자는 "공개를 하려면 최소한 예비후보 등록 때 하던지, 왜 선거를 코앞에 두고 공개해 다른 후보들까지 어렵게 하느냐"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이러면 다 죽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왜 지금 시점에 돈봉투 사건을 공개했는지 의문이다, 인근 지역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까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한만송 기자는 총선특별취재팀입니다.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한만송 기자는 총선특별취재팀입니다.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민주통합당 #이한구 #최원식 #김희갑 #계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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