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지도부, 안병욱 공심위안 휴지 조각으로?

민주당 긴급최고위 진행... 추천한 정대화 교수는 명단에서 제외

등록 2012.03.20 12:40수정 2012.03.20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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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욱 민주통합당 비례대표후보자추천심사위원장이 13일 오전 기자간담회가 열리는 국회 당대표실에 입장하고 있다. ⓒ 권우성


민주통합당 최고위원들이 계파별로 추천한 비례대표 후보들을 당 공천심사위원회(위원장 안병욱)가 후순위에 배치한 것으로 알려지자, 최고위원들이 이를 적극 막아서며 극렬히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통합당 지도부는 안병욱 비례공심위가 추천한 교육개혁 추천 인사를 빼고, 군 장성 출신 등을 넣은 뒤 '민주당 공천의 스펙트럼'을 확장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민주통합당 최고위원회는 20일 오전 긴급 회의를 열고 안병욱 비례대표 공심위가 보낸 명단에 대한 재조정 작업을 요청하고 있다. 당초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공심위는 국내 사학비리 문제로 오랫동안 투쟁했던 상지대 정대화 교수를 비례대표 후보 앞번호에 배치했다. 그런데 최고위원들의 반발로 느닷없이 명단에서조차 실종된 것이다.

당초 후순위에 배치됐던 최고위원 추천 몫을 앞으로 당기고, 공심위가 추천한 정 교수 등을 빼라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는 것. 당초 정대화 교수와 함께 비례대표 앞번호로 거론됐던 이재규 변호사는 후순위로 배치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같은 최고위원들의 입장을 전달받은 안병욱 위원장은 "비례 공심위가 결정한 내용을 자꾸 번복할 수는 없다"며 '결사항전의 자세'로 물러설 뜻이 없음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유종일 경제개혁특위 위원장(KDI 교수)도 공천에서 탈락해 이를 둘러싼 트위터 여론이 몹시 안 좋은 상태다. 유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초대형 사기극의 전말을 곧 소상히 밝히겠다"며 "진실과 역사를 위해 사실만을 정리해서 곧 발표하겠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 위원장은 "내가 재벌세를 언급했을 때 민주당 지도부가 왜 그렇게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는지 이제 조금 알 것도 같다"며 "그 때 국민들 눈에는 민주당이 잘 나갔는데 당 지도부는 무지 싫어하더구만..."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무엇보다 그는 "어이가 없다. 민주통합당은 경제민주화 특별위원장을 공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아무런 설명도 없이"라며 "민주통합당이 경제민주화에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 그 진정성이 시험대에 올라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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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경제민주화특위 위원인 홍종학 가천대 교수와 경제민주화특위 위원장인 유종일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가 지난 1월 10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권우성


경제민주화 분야로는 홍종학 가천대 교수를 제외하면 특별한 인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쪽에서도 4대강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했던 시민사회쪽 인사들은 모두 배제됐고, 부산에서 문재인 캠프에 결합한 김좌관 부산가톨릭대 교수만 공천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1989년 대학생 신분으로 북한을 방문했던 임수경씨에 대해서도 반대여론이 거센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가 공천되면 당의 지지율이 3% 빠질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는 것.

무엇보다 이 같은 당내 최고위원들의 반발이 외부로 알려지면서, 여론은 민주통합당 지도부에 상당히 부정적 반응을 나타나고 있다. 민주통합당이 비례대표 공천심사위원회를 구성해놓고 아무런 권한도 주지 않은 채 결과적으로 공심위안을 휴지조각으로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비판적 문제제기도 이어지고 있다.

교육개혁을 요구하는 원로와 시민단체들도 적극 반발하고 있다. 강만길 전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 변형윤 전 서울대 교수, 김성훈 전 상지대 총장, 한완상 전 총리 등이 함께 하는 '행복교육실현을 위한 민주진보교육후보 추진위원회'는 이날 즉각 성명을 발표하고 민주통합당의 교육부문 비례대표 후보를 확실히 배정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공심위 심사과정에서 그 필요성이 충분히 합의돼 추천됐던 교육부문 명단이 최고위원회 논의과정에서 근거도 없이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며 "비례대표 공천과정에 대한 민주통합당 지도부의 이런 행태는 민주적인 공천과정을 훼손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들은 "최고위의 이런 결정은 공심위가 정한 시대정신과 개혁성 등 5대 기준을 무시하는 것이 아닐 수 없다"며 "이명박정부가 양산한 교육의 위기를 극복하고 근본적인 교육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범교육계의 지지를 받고 있고 교육전문성을 갖춘 후보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들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통합진보당은 교육계가 추천한 정진후 전 전교조 위원장을 당선 안정권에 비례대표 후보로 배치했다"며 "민주통합당은 범교육계와 국민의 요구에 무엇이라 화답할 것인가"라고 묻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들은 "민주통합당이 당리당략이나 구태정치에 휘둘려 계파별 나눠먹기를 통해 교육개혁의 진정성과 의지를 포기한다면 국민들에게 큰 실망을 줄 것"이라며 "범교육계와 교육 유권자들의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행복교육실현을 위한 민주진보교육후보 추진위원회 명단은 다음과 같다.

강남훈 전국교수노동조합위원장, 강만길 전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 권성중 원주시민연대 대표, 김경민 대구YMCA 사무총장, 김동우 세종대학교 교수협의회장, 김봉준 원주민족예술인총연합 지부장, 김용섭 원주장애인자립센터 대표, 김성훈 전 상지대 총장, 김승탁 상지대학교 교수협의회 공동대표, 김인재 민주주의법학연구회장, 김진상 대구대학교 교수협의회장, 김한성 전 전국교수노동조합위원장, 노진철 대구대정상화를위한시민대책위원회 상임대표, 박인규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 변형윤 전 서울대 교수, 서재일/최정환 상지대문제해결을위한원주범시민대핵위원회 공동대표, 서준호 대구백장애인재활센터 대표, 성락철 원주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대표, 심성보 흥사단 교육운동본부장, 유극렬 동덕여자대학교 교수협의회장, 윤태은 덕성여자대학교 총학생회장, 이도흠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장, 이운형 경기대학교 교수회장, 이태의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전회련본부장, 임순광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위원장, 임종대 한신대 교수, 장백기 전국대학노동조합위원장, 장석웅 전국교직원노동조합위원장, 장유성 부산장애인교육권연대 상임대표, 장은숙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장, 전형수 사학비리척결과비리재단복귀저지를위한국민행동 대표, 정영철 전 전국교수노동조합위원장, 정용필 21세기한국대학대학생연합의장, 조영호 원주청년회장, 최갑수 전 전국교수노동조합 준비위원장, 한만중 행복세상을여는교육연대 정책위원장, 한완상 전 교육부총리, 함종호 체인지대구 상임대표, 황상익 전 전국교수노동조합위원장(이상 가나다순)
#민주통합당 # 비례대표 공천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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